FDA, 암젠 KRAS 표적 치료제 ‘루마크라스’ 정식 허가 거부
FDA, 암젠 KRAS 표적 치료제 ‘루마크라스’ 정식 허가 거부
3상 결과 편향성 지적 ... 산하 자문위, 반대 권고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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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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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약물시장 분석] 헬스코리아뉴스는 코로나 등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약물개발 현황 및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비중 있게 취재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가 독자 여러분의 건강관리와 투자 판단 등에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미국식품의약처(FDA) <출처: FDA 공식 페이스북>
미국식품의약처(FDA) <출처: FDA 공식 페이스북>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암젠(Amgen)이 자사의 KRAS 표적 치료제 ‘루마크라스’(Lumakras, 성분명: 소토라십·sotorasib)의 정식 허가 취득을 시도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26일(현지 시간) 암젠에 따르면, 미국 FDA는 ‘루마크라스’의 정식 허가 신청에 보완 요청 서신(CRL)을 보내며 반려했다. 대상 적응증은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KRAS G12C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및 절제불가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의 2차 치료다.

앞서 FDA는 지난 2021년 5월, 관련 2상에서 도출된 대리평가 변수(임상적 유효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를 바탕으로 해당 적응증에 대해 ‘루마크라스’를 신속 승인(조건부 허가)했다. 당시 KRAS 표적 치료제가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은 사례는 ‘루마크라스’가 전세계 최초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승인 거절은 의외의 결과다.

암젠은 ‘루마크라스’의 지위를 정식 허가로 전환하기 위해 임상 3상 유효성 확증 시험(시험명: the CodeBreaK 200)을 실시했다. 시험은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고 KRAS G12C 돌연변이가 동반된 국소 진행성 및 절제불가 또는 전이성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루마크라스’와 세포독성 항암제인 도세탁셀을 대조 평가한 다국적 연구였다.

그러나 시험에서 ‘루마크라스’는 애매모호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며 유효성에 의문을 남겼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에서 ‘루마크라스’와 도세탁셀은 각각 5.6개월, 4.5개월이었다. ‘루마크라스’는 환자의 PFS를 1개월 남짓 개선한 것에 불과했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의 경우, ‘루마크라스’는 10.6개월이었지만, 도세탁셀은 11.3개월이었다. 

아울러 the CodeBreaK 200 연구는 시험 도중 설계 및 디자인이 변경된 바 있다. 당초 시험은 교차 투약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암젠 측은 독립적검토위원회(BICR)가 데이터 분석을 마무리하기 전 도세탁셀 투여군 19명을 ‘루마크라스’로 전환했다.

환자 중도 탈락 또한 도세탁셀 투여군은 23명에 달했지만, ‘루마크라스’ 투여군은 단 2명만이 치료를 중단, 그 격차가 지나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FDA는 도세탁셀의 유효성이 과소평가되고, 전반적으로 결과가 ‘루마크라스’에 호의적으로 편향됐음을 지적했다.

FDA는 ‘루마크라스’의 정식 허가 전환의 심사를 지원받기 위해 올해 10월 산하 항암제자문위원회(ODAC) 회의를 소집했다. 참여한 12명의 자문위원들은 ‘루마크라스’의 정식 허가에 대해 찬성 2표, 반대 10표로 최종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FDA, 2028년까지 추사 3상임상 요구 ... 3상 실패시 시장 철수 전망

다만, FDA는 이날 ‘루마크라스’의 조건부 허가 지위는 유지하도록 결정했다. FDA는 ‘루마크라스’의 임상적 혜택을 검증하기 위한 시판후요건(PMR)의 일환으로, 추가 3상 실시를 요구했고, 기간을 오는 2028년 2월까지로 지정했다. 만약 ‘루마크라스’가 추가 3상에서 평가변수를 또 놓칠 경우, 시장에서 철수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마크라스’는 암 유발 인자인 KRAS 돌연변이 중 하위 유형인 KRAS G12C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KRAS G12C 변이 단백질 표면의 아미노산 주머니에 결합하여 단백질을 비활성화하는 기전이다.

한편, 암젠은 ‘루마크라스’의 한국 시장 진입을 위해 the CodeBreaK 200 연구를 국내에서도 실시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 3월 해당 임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13명이었고, 시험은 삼성서울병원 등 11개 기관에서 실시됐다.

암젠의 계획은 FDA로부터 정식 허가를 취득한 이후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FDA의 정식 허가에 차질이 생긴 만큼, 한국 시장 도입도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도입 자체가 무산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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