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미약품, 차세대 파브리병 치료제 글로벌 개발 본격화
[단독] 한미약품, 차세대 파브리병 치료제 글로벌 개발 본격화
파브리병 치료 효소융합단백질 미국 특허등록 추진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12.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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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전경
한미약품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한미약품이 기존 치료제 대비 유효성이 개선된 차세대 파브리병 치료 신약의 개발을 해외까지 넓히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결과, 한미약품은 미국 특허청(USPTO)에 ‘치료학적 효소융합단백질의 파브리병에 기인하거나 동반되는 신장질환 예방 및 치료 용도(Use of an enzyme fusion protein for prevention or treatment of renal disease)’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특허는 치료학적 효소와 면역글로불린 Fc 영역의 융합 단백질의 파브리병에 기인하거나 동반되는 신장질환의 예방 또는 개선 용도에 관한 것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11월 특허청에 동일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2022년 5월 특허공보에 공개됐다. 현재 특허등록을 위한 특허청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언급된 효소융합단백질은 한미약품이 GC녹십자와 공동연구를 통해 도출한 파브리병 신약 후보물질 ‘HM15421’ 또는 ‘HM15421’의 변이체로 추정된다. ‘HM15421’은 생물학적 제제로, 현재 전임상 실험 단계에서 평가되고 있다.

만약 특허가 우리나라와 미국 양국에 모두 등록 결정될 경우, 한미약품은 파브리병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독점적인 지적 재산권을 확보, 이를 토대로 임상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파브리병 치료제, 불편함 있어

해당 효소융합단백질의 적응증은 리소좀 축적 질환(Lysosomal Storage Disorders, LSD) 중 하나인 파브리병이다. LSD는 유전적 대사 질환의 일종으로, 세포 내로 들어온 물질들을 분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세포내 소기관인 리소좀(lysosome)의 기능 상실로 인해 발생한다.

리소좀의 기능 상실은 리소좀 내 특정 효소가 결핍되었거나 그 양이 매우 적어 초래된다. 과량의 물질이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어 결국 세포의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LSD는 보통 10만 명중 1명꼴로 나타나며 열성 질환으로 유전된다.

파브리병은 리소좀 내 소기관에서 당지질 대사에 필요한 효소인 알파-갈락토시다아제가 결핍되어 혈관벽에서 당지질이 축적, 조직과 기관의 기능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발생 빈도는 약 12만 명당 1명꼴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땀 감소, 통증이며 중증으로 발전할 경우 심근경색증, 염증반응 및 섬유화로 인한 신장질환 등이 발생한다. 

이중 신장 섬유화가 진행 중인 파브리병 환자는 혈관 내피 안에 당지질의 일종인 글로보트리아오실세라마이드(Gb3)가 축적되어 글로보트리아오실스핑고신(Lyso-Gb3) 수치가 증가한다는 특징이 있다.

파브리병의 표준 치료법은 효소대체 요법제다. 이 요법은 인체에 부족한 효소를 정맥 내 투여하여 질병을 치료 및 예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효소대체 요법제는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파브라자임’(Fabrazyme, 성분명: 아갈시다제 베타·agalsidase beta)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파브라자임’을 각각 2003년 4월, 2013년 1월 허가했다.

그러나 ‘파브라자임’을 비롯한 기존의 알파-갈락토시다아제 효소대체 요법제는 단백질의 안전성이 일반적으로 낮아 쉽게 변성되고 혈액 내 단백질 가수 분해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므로 혈중 농도 및 활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자주 투여해야 한다. 투약 주기는 2주 1회이며, 투약 시간은 30분~1시간 30분이다.

아울러 기허가된 효소대체 요법제는 파브리병으로 인한 신장의 염증 반응 및 섬유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전혀 없어 이러한 증상을 동반한 파브리병 환자들은 관련 약물을 별개로 투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따라 신장의 염증 반응 및 섬유화 진행을 억제하는 동시에 투약 주기를 줄여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시킨 차세대 파브리병 치료제에 대한 높은 의료 수요가 존재한다. 한미약품이 효소융합단백질의 개발에 나선 까닭이다.

 

전임상서 우수한 효과 입증

회사 측이 제출한 특허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개발 중인 효소융합단백질은 월 1회 피하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알파-갈락토시다아제 효소대체 요법제다. 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인 면역글로불린의 결정화절편(Fc) 부위에 알파-갈락토시다아제 효소를 융합하여 반감기와 리소좀의 안정성을 높였다.

쉽게 설명하면, 면역글로불린은 Fc 수용체(FcRn)의 재순환(recycling) 기전을 통해 반감기가 증가한다. 이때 FcRn이 면역글로불린에 결합하는 Fc 부위에 알파-갈락토시다아제를 덧붙여 효소의 지속시간을 대폭 늘릴 수 있다.

한미약품은 효소융합단백질의 반감기를 평가하기 위해 전임상 생쥐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은 알파-갈락토시다아제 유전자 결손 생쥐를 대상으로 기존의 효소대체 요법제와 효소융합단백질를 투약 후, 조직 내 분포도를 확인한 것이었다.

그 결과, 효소융합단백질 투약군은 피하투여 후 504시간까지 조직에서 투약된 효소가 검출되었다. 특히 신장에서 기존 효소대체요법제의 효소는 24시간 이후부터 검출되지 않았지만, 효소융합단백질은 408시간까지 안정적인 분포를 보였다.

염증 반응 및 섬유화 억제 효능에서도 효소융합단백질은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효소융합단백질 투약군은 대조군 대비 신장 조직의 염증 반응 및 섬유화 진행이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지속시간이 증가된 효소융합단백질이 환자의 투약 편의성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파브리병에 기인하거나 동반되는 신장질환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결론 맺었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에 따르면, 파브리병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 35억 달러(한화 약 4조 5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치료제 시장을 주도할 업체로 사노피를 꼽았다. 한미약품의 효소융합단백질이 출시될 경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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