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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5일(현지 시간), MSD의 저산소유도인자-2α(HIF-2α) 억제제 ‘웰리렉’(Welireg, 성분명: 벨주티판·belzutifan)을 신세포암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허가했다.
MSD에 따르면, FDA는 이날 PD-L1 면역관문 억제 요법 및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표적 요법 이후 질병진행을 경험한 진행성 신세포암종 치료제로 ‘웰리렉’을 허가했다.
앞서 FDA는 지난 2021년 8월, 희귀 유전성 종양인 폰히펠-린다우 증후군 치료제로 ‘웰리렉’을 처음 허가한 바 있다. 당시 HIF-2α 억제제가 허가를 받은 사례는 ‘웰리렉’이 전세계 최초였다.
이번 허가는 MSD가 실시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LITESPARK-005)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과거 PD-1/L1 및 VEGF 표적 요법 이후 질병진행을 경험한 진행성 신세포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웰리렉’과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키나아제 억제제 ‘아피니토’(Afinitor, 성분명: 에베로리무스·everolimus)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대조 평가한 다국적 연구였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 1월, LITESPARK-005의 임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22명이었고, 시험은 삼성서울병원 등 6개 기관에서 실시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웰리렉’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율(PFS) 기준, ‘웰리렉’ 투여군은 22.5%인 반면, 대조군은 9%에 그쳤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객관적 반응률(ORR)의 경우, ‘웰리렉’ 투여군은 22%, 대조군은 3.5%에 그쳤다.
다만, ‘웰리렉’의 안전성은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수준이었다. ‘웰리렉’ 투여군의 38%은 중증 이상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찰된 이상반응은 저산소증 ,폐렴 등이었다. 이에 따라 FDA는 ‘웰리렉’ 처음 허가 당시 임부에게 투여시 태아 및 신생아의 손상·사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항을 추가한 바 있다.
그럼에도 MSD 측은 신세포암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모양새다. 마조리 그린(Marjorie Green) MSD 연구소 부소장은 “‘웰리렉’은 신세포암 치료 분야에 등장한 최초의 HIF-2α 억제제이며, ‘아피니토’ 이후 약 10여년 만에 허가된 신세포암 표적 치료제다”고 말했다. ‘아피니토(Afinitor, 성분명: 에베로리무스·Everolimus)’는 노바티스의 표적항암제이다.
‘웰리렉’은 종양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전달 경로인 HIF-2a을 저해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5월, ‘웰리렉’을 폰히펠-린다우 증후군 치료제로 처음 품목허가한 바 있다.
LITESPARK-005 연구가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MSD는 ‘웰리렉’의 국내 적응증을 진행성 신세포암 치료까지 확대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