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조 5천 억 짜리 항암제 시밀러 개발 ‘찬바람’
연 1조 5천 억 짜리 항암제 시밀러 개발 ‘찬바람’
대장암 치료제 ‘얼비툭스’ 개발 까다롭고 상업성 낮아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12.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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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비툭스(세툭시맙) [사진=머크]
얼비툭스(세툭시맙) [사진=머크]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바이오시밀러 개발 열기가 썰렁한 생물학적 제제가 있다. 바로 대장암 치료제 ‘얼비툭스’(Erbitux, 성분명: 세툭시맙·cetuximab)다.

‘얼비툭스’는 암세포 표면의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단클론 항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각각 2004년 2월, 2009년 3월에 ‘얼비툭스’를 대장암 치료제로 처음 허가했다.

이 약물은 본래 미국 BMS와 독일 머크(Merck)가 공동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BMS는 지난 2015년 ‘얼비툭스’의 북미 지역 권리를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에 매각했다. 그 외 지역은 머크가 보유하고 있다.

‘얼비툭스’는 출시 이후 KRAS 변이 대장암에 대한 최초의 치료제로 등장하며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 2013년은 19억 달러(한화 약 2조 4643억 원)의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릴리는 2020년 이후 공식 매출액을 집계하고 있지 않지만, 머크에 따르면 2022년 ‘얼비툭스’의 매출은 전년(9억 8700만 유로, 한화 약 1조 4000억 원) 대비 2.7% 증가한 10억 2300만 유로(한화 약 1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 약물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도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아직은 건재하다. 하지만 ‘얼비툭스’를 겨냥하는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움직임은 잠잠하다. 특히, ‘얼비툭스’의 미국 및 유럽 독점 판매권을 보장하는 특허가 각각 2016년 2월, 2014년 6월에 만료됐음에도 시밀러 분야에서 입질하는 기업이 거의 없다.

 

‘얼비툭스’ 시밀러, 수지타산 안 맞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투자 대비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꼽힌다. ‘얼비툭스’는 여타의 다른 생물학적 제제에 비해 단백질 구조가 유독 까다롭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의 진입 장벽은 매우 높아졌고 수지타산이 안 맞아 업체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셀트리온은 ‘얼비툭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꽤 오래전부터 준비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얼비툭스’ 바이오시밀러 ‘CT-P15’의 전임상 실험까지 마쳤지만, 2018년 이후 더 이상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밖에 미국 암젠(Amgen) 등 내로라하는 바이오 기업도 ‘얼비툭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전임상 실험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본지 취재 결과 현재 ‘얼비툭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는 곳은 대부분 자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인도, 이란, 중국, 러시아 업체들이다.

 

업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현황
이란 시나젠(Cinnagen) 불명

2017년 이란 출시

중국의 켈룬 바이오텍(Kelun-Biotech) A140

2023년 중국 품목허가 신청

중국 상하이 장장 바이오테크놀로지(Shanghai Zhangjiang Biotechnology) CMAB-009

2023년 중국 품목허가 신청

중국 AMPO 바이오테크롤로지(AMPO Biotechnology) APZ 001 임상 3상 시험
러시아 R-Pharm Group RPH 002 임상 3상 시험
중국 구이린산진제약(Guilin Sanjin Pharmaceutical) CDP1 임상 2상 시험
중국 상하이 헨리우스(Shanghai Henlius) HLX-05 임상 2상 시험
인도 알켐 래보라토리스(Alkem Laboratories) 세툭사(Cetuxa)

2023년 인도 출시

이중 가장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제품은 인도 알켐 래보라토리스(Alkem Laboratories)의 ‘세툭사’(Cetuxa)인 것으로 보인다. ‘세툭사’는 올해 6월, 두경부 편평세포암 치료제로 인도 규제당국의 허가를 취득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 규제당국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다소 느슨한 규정 때문에 글로벌 시장 진출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한 인도 기반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도 기반 바이오시밀러 업체는 인타스(Intas), 바이오콘(Biocon), 자이더스 캐딜라(Zydus Cadila), 선 파마슈티컬스(Sun Pharmaceuticals) 등이 있다. 이들 기업들은 유럽 집행위원회(EC)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취득한 약물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알켐 래보라토리스는 아직까지 인도를 제외한 국가의 규제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글로벌 무대를 상대로 하는 ‘얼비툭스’ 바이시밀러는 여전히 없는 셈이다.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전문 매체 GaBI 저널은 알켐 래보라토리스의 ‘세툭사’ 허가와 관련 “유럽 의약품청(EMA) 및 미국 FDA는 엄격하게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수준의 품질, 안전성 및 유효성을 요구한다”며 “‘세툭사’가 EMA 및 FDA의 심사 과정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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