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PI3K 억제제 ‘알리코파’, 美서 완전 철수
바이엘 PI3K 억제제 ‘알리코파’, 美서 완전 철수
정식 허가 전환 목적 3상 실패 … 재발성 소포성 림프종 3차 치료 적응증 철회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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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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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약물시장 분석] 헬스코리아뉴스는 코로나 등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약물개발 현황 및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비중 있게 취재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가 독자 여러분의 건강관리와 투자 판단 등에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미국 FDA (사진자료 : FDA 공식 홈페이지)
미국 FDA (사진자료 : FDA 공식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독일 바이엘(Bayer)의 포스포이노시티드3 키나아제(PI3K) 억제제 ‘알리코파’(Aliqopa, 성분명: 코판리십·copanlisib)가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정식 허가로 전환하기 위해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 실패해서다.

13일(현지 시간) 바이엘에 따르면, ‘알리코파’의 재발성 소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3차 치료 적응증은 자발적으로 철회될 예정이다. ‘알리코파’는 지난 2017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으면서 해당 적응증을 취득한 바 있다.

FDA의 가속 승인은 긴급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제정된 조건부 허가 제도다. FDA는 임상 2상 시험에서 도출된 임상적 유효성을 추정할 수 있는 대리 평가변수를 바탕으로 약물의 가속 승인을 결정한다. ‘알리코파’는 소포성 림프종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CHRONOS-1)에서 유망한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보였다.

바이엘은 ‘알리코파’를 정식 허가로 전환하기 위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CHRONOS-4)에 착수했다. CHRONOS-4 연구는 대상 환자를 551명까지 늘려 대규모 집단에서 ‘알리코파’의 임상적 유효성을 확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CHRONOS-4 임상이 실패로 끝나면서, 바이엘은 미국 시장 ‘알리코파’ 철수를 결정했다.

‘알리코파’는 우리나라에서도 CHRONOS-4 연구를 시행하며 국내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5년 12월, ‘BAY 80-6946’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CHRONOS-4 연구의 임상 3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18명이었다.

‘알리코파’의 국내 도입 또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엘 측은 추후 개최되는 학술 회의에서 구체적인 CHRONOS-4의 데이터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유일 PI3K 억제제 ‘피크레이’, 문제 없나

‘알리코파’는 악성 B세포에서 과발현되는 PI3K를 표적하는 PI3K 억제제다. PI3K는 세포의 성장, 증식, 분화, 운동성, 생존과 같은 기능에 관여하는 효소다. 약물 투약 경로는 경구 복용이다.

‘알리코파’를 비롯한 PI3K 억제제는 주사제형 일색이던 혈액암 치료제 시장에서 편리한 경구 투약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약물 출시 이후 잇따라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면서 시장에서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일례로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PI3K 억제제 ‘자이델릭’(Zydelig, 성분명: 이델라리십·idelalisib)은 지난 2014년 7월 미국 FDA로부터 혈액암 치료제로 가속 승인을 받으면서 제1호 PI3K 억제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정식 허가 전환을 위한 3상 연구 도중 위약군 대비 ‘자이델릭’ 투여군에게서 더 높은 사망률이 보고되자 FDA는 2016년 임상 보류 결정을 내렸다. 결국 길리어드는 지난해 1월, ‘자이델릭’의 적응증을 자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유통 중인 PI3K 억제제 ‘피크레이’(Piqray, 성분명: 알펠리십·alpelisib,  노바티스·Novarits)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피크레이’는 지난 2021년 5월 식약처로부터 호르몬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를 취득했다. 다른 PI3K 억제제와 달리 유방암 치료에 적응증이 국한된 게 특징으로, 안전성 문제에서 더 자유롭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 FDA 산하 항암제자문위원회(ODAC)는 지난해 4월 PI3K 억제제의 안전성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피크레이’는 거론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9월 발표된 후향성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크레이’를 복용한 환자의 61.5%에서 중증 고혈당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피크레이’의 안전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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