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가격 제각각 ... 이유는?
미국 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가격 제각각 ... 이유는?
할인율 5~85%까지 천차만별

PBM, 할인율 인하 저지 주범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11.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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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거래 커미션 뒷돈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올해 초특극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adalimumab)의 미국 독점 판매권이 종료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우수수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제품별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관심을 끈다. 약값은 오리지널 대비 할인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최저 5%에서 최대 85%까지 그 격차가 매우 크다. 

지난 1월 31일, 미국 암젠(Amgen)의 ‘암제비타’(Amjevita) 출시를 시작으로 미국에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의 시밀러 제품인 ‘유플라이마’(Yuflyma)와 ‘하드리마’(Hadlima)를 올해 7월 1일 미국에서 공식 발매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시밀러 업체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으로 대체 처방 가능한 상호 교환성 인증 획득, 전체 투여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고농도 제형 개발, 제품 가격 인하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제품 가격인하다. 셀트리온과 삼삼성바이오에피를 예로 들면,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는 ‘휴미라’ 대비 5% 할인된 수준이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는 무려 80%나 인하된 가격이 적용됐다.

일부 시밀러 업체는 용량, 투여 방법, 포장도 똑같은 제품이지만, 한 제품을 다른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이중 가격제를 채택하고 있다.

암젠의 경우 ‘암제비타’ 출시 당시 5%할인된 제품과 55% 할인된 제품을 동시에 선보인 바 있다.

이런 현상은 유럽 약가와 비교할 시 더욱 두드러진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유럽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약가는 국가별로 15%에서 30% 또는 30%에서 50%까지 다소 일정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PBM, 미국 내 초고가 의약품 주범

미국에서 ‘휴미라’ 시밀러의 가격이 가지각색인 원인 중 하나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가 꼽힌다. PBM은 미국 의료 산업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로, 보험 청구 제출 및 처리, 약가 협상, 의약품 환급률 설정 등의 역할을 맡는 민간 기업이다. 정부 기관이 약가에 관여하는 대부분의 국가와 다른 구조다.

미국의 이같은 약가협상 시스템은 이론적으로 이상향에 가깝다. 보험사는 제약사와의 협상 및 의약품 청구 부담을 외부 전문기관에 외주하고, 이 기관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상의 협상을 이끌어내 가장 적절한 비용으로 모든 관계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상은 미국 내 천문학적 수준의 초고가 의약품 탄생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미국은 흔히 뒷돈으로 불리는 리베이트가 합법인데, PBM 입장에서는 의약품이 고가로 책정될 수록 리베이트 수익률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의사협회(AMA)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의약품 보험 가입자 중 70%는 PBM과 수직적으로 통합된 보험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약 목록 선정 과정 중 PBM이 강력한 결정권을 행사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일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은 원가에 비해 5% 할인된 약가로 책정된 것이다. 할인율이 너무 높으면 PBM의 선호 목록에 등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낮은 가격 전략은 PBM의 눈에 들지 못하지만, 공보험이나 지역 의료기관들을 공략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의약품 시장에서 PBM의 영향력은 막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비아트리스(Viatris)는 지난 2021년 인슐린 제제 ‘란투스’(Lantus, 성분명: 인슐린 글라긴·insulin glargine)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셈글리’(Semglee)를 출시했을 때, ‘란투스’ 대비 5% 할인된 브랜드 버전과 65% 할인된 비브랜드 버전 등 두 가지 제형을 제공했다. 이 중 PBM 시장 점유율 2순위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xpress Scripts) ‘셈글리’의 브랜드 버전만 선호 목록에 등재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셈글리’ 비브랜드 버전의 접근을 시도했어도 전체 환자의 10명 중 3명만이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셈글리’ 비브랜드 버전의 점유율은 브랜드 버전을 추월했지만, 전반적인 상승세는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정부는 PBM을 향한 칼날을 겨누고 있다. 미 상원 의회는 올해 9월, 의약품 혜택 개혁법(Pharmacy Benefit Reform Act)을 발의했는데, 이 법안은 제약사와 PBM의 리베이트 거래를 100%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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