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건강보험 비중, 극히 적다?”
“신약의 건강보험 비중, 극히 적다?”
KRPIA “국내 총 약품비의 8.5%,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2.1%에 불과”

227개 신약 급여비를 수만 개 보험등재 의약품 급여비와 비교하는 무리수
  •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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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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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특정기사와 무관함 [헬스코리아뉴스 D/B]  처방약 조제약 전문의약품
사진은 특정기사와 무관함 [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국내 건강보험 재정에서 신약에 대한 지출은 총 약품비 대비 8.5%,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2.1%로 일반적인 인식에 비해 매우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신약이 국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타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최하위권에 속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 오동욱)는 4일 이종혁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진행한 이같은 내용의 ‘우리나라 신약의 약품비 지출 현황 분석 및 합리화 방안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환자들의 혁신 신약 치료 보장성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혁신 신약들이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는 인식으로 신약 등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배경에서 출발했다. 이종혁 교수 연구팀은 최근 10년간(2012~2021년) 급여된 신약 227개 품목의 재정지출을 분석함으로써 국내의 약품비 지출구조 현황을 살펴봤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건강보험에서 신약에 투입된 재정은 총 약품비 대비 약 8.5% 수준이었다. 신약에 쓰인 약품비를 전체 건강보험 총진료비와 비교했을 때에는 2.1% 수준이었다. 10년간 사용된 총 약품비의 합계인 약 164조 2000억 원 가운데 신약 한품목당 연간 소요되는 약품비 역시 약 61억 원 정도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시 비용효과성 입증 방법(경제성평가, 경제성평가 면제, 가중평균가, 기타)에 따른 신약 재정 영향과 위험분담제(RSA) 체결 신약의 지출비중, 중증질환 분류 별 신약 재정 영향도 분석했다. 그 결과 암, 희귀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 신약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제성평가 면제 및 RSA 대상 품목의 재정지출이 전체 약품비 대비 각각 0.3%, 2.7%로 특히 낮은 수준이었다.

또한 중증질환 분류에 따른 신약 재정 영향을 분석했을 때에도 중증∙희귀질환(암, 희귀질환) 신약에 쓰인 약품비가 전체 약품비 중 3.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의 낮은 치료 접근성을 시사했다.

KRPIA는 미국제약산업협회(PhRMA, Pharmaceutical Research and Manufacturers of America)가 최근 10년간(2012년~2021년) 미국, 유럽, 일본에서 허가된 글로벌 신약 460개를 토대로 각국의 신약 접근성 및 재정 영향(IQVIA 자료 기준)에 대해 국제 비교한 연구 결과도 공유했다.

PhRMA에서 진행한 OECD 국가별 신약의 재정영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신약 재정 영향은 4%로, 전체 32개국 중 끝에서 세번째인 30위를 차지했다. 이는 터키, 그리스, 멕시코와 비슷한 수준의 신약에 대한 재정지출 구조를 보인 것이라고 KRPIA는 주장했다.

KRPIA는 “한국은 주요 선진국과의 비교에서도 가장 낮은 신약 재정 지출 비율로 미국 26%, 독일 19%, 영국 18%, 일본 14% 등의 주요 상위국가들과 약 3배에서 많게는 6배 이상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종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분석한 국내 신약의 10년간 재정지출은 기존 알려진 수치보다도 매우 낮게 나타나 일반적인 인식 대비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대다수의 신약들이 해당되는 경제성평가 면제 신약은 재정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품목당 연간 약품비도 매우 낮았다”며, “중증희귀질환 신약에 쓰이는 재정비율 또한 낮은 것으로 나타나 환자의 치료 접근성 측면에서 지출구조의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평소 신약의 신속한 급여 등재를 강조해 온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비교된 신약의 숫자는 고작 227개 품목으로, 수만 개에 달하는 전체 보험급여 품목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8.5%라는 비중은 결코 적지 않다는 게 국내 제약업계의 지적이다. 

일례로 2022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등재 급여의약품수는 무려 2만 3643개에 달했다. 따라서 KRPIA는 고작 227개의 신약 약품비를 2만 개가 넘는 전체 급여등재 약제의 약품비와 비교해 신약의 약품비가 극히 적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무리수를 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RPIA가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은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관련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4일 신동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 고영인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이 공동 주최하고, KRPIA가 주관한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 현황 및 합리화 방안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참고로 KRPIA는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1999년 설립된 단체로, 2000년 사단법인으로 정식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48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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