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글로벌 비만약 추격 ‘본격화’ … 유사 기전 약물 개발 활기
제약업계, 글로벌 비만약 추격 ‘본격화’ … 유사 기전 약물 개발 활기
한미약품·일동제약 ‘사노피·위고비’ 시장 겨냥 … 한미약품은 ‘속도전’ 일동제약은 ‘먹는 약’

대웅제약, 펜터민 복합제 ‘큐시미아’ 조준 … 동아ST ‘DA-1726’ 전임상서 우수한 효과 확인
  •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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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07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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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웅제약·픽사베이 재가공]
[사진=대웅제약·픽사베이 재가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업계가 해외 비만 신약을 정조준, 유사 계열의 후속 약물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큐시미아’ 등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들이 주요 공략 대상인데, 많은 국내 제약사가 단기간 내 제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미약품·일동제약, ‘삭센다·위고비’ 겨냥

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은 ‘삭센다’, ‘위고비’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유사체) 계열의 신약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GLP-1은 인크레틴 호르몬 중 하나로, 포도당 농도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GLP-1은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어 지속적 효과 유지가 어려운데, 제약사들이 개발한 GLP-1 유사체 약물들은 이런 GLP-1 호르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어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사용됐다.

GLP-1 유사체 약물은 직접 뇌의 식욕 중추를 억제, 식욕을 낮춰 강력한 체중감소 효과를 일으키고, 음식물이 위에서 배출되는 것을 지연시켜 소장에서 탄수화물의 흡수를 느리게 만드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당뇨 치료제로 처음 개발된 GLP-1 유사체가 현재 비만 치료제로 큰 인기를 누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위고비’가 대표적인 GLP-1 유사체 약물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두 제품의 지난해 매출은 약 169억크로네(한화 2조 1013억원)에 달한다. 현재 두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없어서 못 파는’ 귀한 약으로 취급된다.

일동제약은 이러한 ‘삭센다’와 ‘위고비’ 시장을 겨냥해 GLP-1 유사체 약물을 개발 중이다. 특히 주사제인 ‘삭센다’, ‘위고비’와 달리 경구용 제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상용화 성공 시 경쟁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 기전의 대사성 질환 후보물질 ‘ID110521156’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임상 개발 등 상용화 작업의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을 표적하는 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ID110521156’은 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한 효능평가 및 독성평가에서 인슐린 분비 및 혈당 조절과 관련한 유효성은 물론, 동일 계열의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안전성 등이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일주일에 1번 투여하는 주사 제형의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 온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 치료제로 새로이 개발한다. 이를 위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3상 시험계획 승인 신청서(IND)를 제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글로벌 제약기업 사노피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던 신약후보물질이다. 이후 사노피는 6000여명의 대사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5건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해 오다 2020년 6월 계약 권리를 한미 측에 반환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에 비만약 개발 전략을 수립하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의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25kg/㎡, 대한비만학회)에 최적화된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상대적으로 BMI 수치가 높은 서양인 환자들을 타깃으로 개발된 외국산 GLP-1 비만약들보다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이 더 우수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비급여 제품인 수입산 GLP-1 비만약들이 매우 고가인 데다, 전 세계적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 한국 시장 상륙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들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시장에 제시할 수 있으면서도 안정적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미약품은 한국에서의 임상을 빠르게 진행해 국내 시장에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먼저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 ‘엔블로’ 기반 비만 치료 복합제로 ‘큐시미아’ 조준

대웅제약은 미국 비버스(VIVUS)의 ‘큐시미아’처럼 펜터민을 활용한 비만 치료 복합제를 개발 중이다.

‘큐시미아’는 뇌전증 치료 성분인 토피라메이트에 식욕 억제제 성분인 펜터민을 더한 제품이다. 토피라메이트와 함께 투여했을 때 체중감소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함께 쓰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알보젠이 판매 중이다. ‘큐시미아’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262억원(아이큐비아 기준)이다. 글로벌 매출은 따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은 펜터민의 ‘짝궁’ 성분으로 토피라메이트를 적용한 ‘큐시미아’와 달리 자사가 개발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정’의 주성분인 이나보글리플로진과 펜터민을 합친 비만 치료 복합제 ‘DWP306001’을 개발하고 있다. 체중감소 효과를 지닌 이나보글리플로진과 식욕억제제 성분 펜터민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DWP306001’은 현재 임상2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앞서 국내 건강한 피험자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상 시험에서 이나보글리플로진과 펜터민 병용요법은 단일요법과 유사한 약동학적 프로파일을 나타냈으며, 내약성도 우수했다. 피험자들은 병용요법 그룹에서 더 큰 체중감소를 경험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웅제약은 올해 안에 ‘DWP306001’의 임상2상 시험에 착수한다는 목표다.

 

동아ST, GLP-1 기반 이중작용 비만약 개발

“전임상서 ‘위고비·마운자로’보다 효과 우수”

동아ST는 옥시토모듈린 유사체(Oxyntomodulin analogue) 계열의 비만 치료제 ‘DA-1726’을 개발 중이다. ‘DA-1726’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해 식욕 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현재 GLP-1 기반 이중작용제 계열 비만 치료제로는 릴리의 ‘마운자로’가 대표적이다. ‘마운자로’는 GLP-1 수용체와 인슐린 자극 펩타이드(GIP) 수용체를 표적한 약물이다.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는 모두 대표적인 비만 치료 표적 수용체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FDA로부터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받은 ‘마운자로’는 올해 상반기 매출만 15억달러(한화 약 2조 25억원)에 달한다. 아직 비만 치료 적응증이 없는 상황에서도 ‘오프라벨’ 처방이 활발히 이뤄진 결과라는 것이 릴리 측의 설명이다. 릴리는 ‘마운자로가’ 올 연말 FDA로부터 비만 치료 적응증을 획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DA-1726’은 전임상 시험에서 ‘마운자로’ 대비 더 많은 음식 섭취량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포도당, 트리글리세라이드, 총콜레스테롤(T-CHO)과 같은 대사 지표들도 ‘마운자로’ 대비 우수한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다른 옥시토모듈린 유사체(Oxyntomodulin analogue) 계열의 ‘코타두타이드’(아스트라제네카)와의 비교 전임상 연구에서도 ‘코타두타이드’ 대비 탁월한 체중감소 효과와 혈장 트리글리세라이드 및 총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보였다.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이번 전임상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1상 시험계획서를 차질 없이 제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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