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도 준치?” ... 휴미라, 특허 만료에도 건재함 과시할 듯
“썩어도 준치?” ... 휴미라, 특허 만료에도 건재함 과시할 듯
“시장 판도 크게 안 바뀔 것 ... 애브비, 크론병 시장 강력한 입지 구축”

‘린버크’+‘스카이리치’ 시장공략 파죽지세 ... ‘제2의 휴미라 신화’ 예고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9.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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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본사 전경 [사진=애브비 홈페이지]
애브비 본사 전경 [사진=애브비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애브비(Abbvie)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adalimumab)’가 특허 만료에도 불구하고 크론병 시장에서는 건재함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특허가 만료되면서 복제약 공습에 따른 매출 하락은 불가피 해졌지만, 애브비가 이전부터 구축해 놓은 탄탄한 시장 입지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명성을 날린 휴미라는 그 적응증도 매우 다양하다. 류마티스관절염, 건성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베체트장염, 화농성한선염, 포도막염 등 10가지 넘는다. 

이중 특허만료 이후에도 애브비의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휴미라의 적응증은 크론병(CD)이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UC)과 함께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으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원인불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이들 질환에 노출되면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보통 수개월 간 지속된다. 

현재 크론병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생물학적 제제로, ‘휴미라’는 그 대표적인 약물이다. 미국 존슨앤존슨(Johnson and Johnson, 얀센)의 ‘스텔라라(Stelara, 성분명: 우스테키누맙·ustekinumab)’와 일본 다케다(Takeda)의 ‘엔티비오(Entyvio, 성분명: 베돌리주맙·vedolizumab)’도 이 계열의 약물이지만, 아직은 휴미라의 명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가령, ‘휴미라’는 크론병 1차 치료제로 활용되지만, ‘스텔라라’ 및 ‘엔티비오’와 같은 약물은 주로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 쓰인다. ‘휴미라’는 그만큼 동급 계열 최강의 약물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강점을 등에 업은 ‘휴미라’는 크론병 적응증 분야에서 애브비의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휴미라의 적응증 별 매출 순위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45%로 1위, 크론병이 14%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휴미라’의 매출이 212억 달러(한화 27조 9840억 원)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약 30억 달러(한화 약 3조 9600억원)가 크론병에서 비롯된 셈이다. 이는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 꿈도 꿀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썩어도 준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대목이다.  

업계는 올해부터 시작된 바이오시밀러의 공습이 ‘휴미라’의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출 감소쪽에 무게를 두는 전망은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속속 크론병 적응증을 장착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 기업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미러 ‘유플라이마(Yuflyma)’도 올해 5월, 크론병을 비롯한 8가지의 적응증을 모두 확보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값싼 시밀러 공세로 휴미라의 매출이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애브비가 이미 시장에 구축해 놓은 탄탄한 입지를 과소평가한 결과라는 지적이 있다. 무엇보다 환자들의 오리지널 제품 선호 경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의 로빈 펠드먼(Robin Feldman) 법학과 교수는 “2010년에서부터 2017년까지 특허 만료된 의약품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오리지널 의약품이 다소 우세했다”며 “이미 기존 치료제에 익숙해진 환자들은 쉽게 타사 제품으로 변경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휴미라를 통해 천문학적 수익을 올린 애브비는 이제 휴미라에서 매출이 없다해도 큰 미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애브비는 오래전부터 휴미라의 특허만료에 대비, 플랜B를 가동해왔다. 이 회사는 이미 휴미라 후속 약제인 인터루킨 억제제 ‘스카이리치(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risankizumab)’와 JAK 억제제 ‘린버크(Rinvoq, 성분명: 유파다시티닙·upadacitinib)’를 성공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스카이리치’는 지난해 6월, 미국 FDA로부터 크론병 적응증을 손에 넣었는데, 이는 생물학적 제제 중 6번째로 허가를 받은 사례였다. 

‘린버크’는 올해 5월, JAK 억제제 중 전 세계 최초로 크론병 적응증을 확보한 바 있다. 특히, 이 약물은 경구 복용하는터라 투약 편의성을 무기로 애브비의 크론병 치료제 시장 지위 사수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린버크’는 암 및 중증 심혈관 사건과 관련된 위험성을 고지하는 경고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하지만, 글로벌 데이터와 인터뷰한 핵심 오피니언 리더들은 경고 문구가 ‘린버크’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했다.

애브비는 ‘린버크’가 크론병 적응증을 통해 13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발생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오는 2025년에는 ‘린버크’가 75억 달러의 매출을 거두고, 2027년에는 ‘린버크’와 ‘스카이리치’의 합산 매출액이 ‘휴미라’의 최대 매출액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린버크’는 25억 달러, ‘스카이리치’는 51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두 약물의 합산 매출액은 76억 달러였다. 아직까지는 ‘휴미라’ 매출의 35%에 불과하지만,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각각 58%, 78%로, 제2의 휴미라 신화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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