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새로운 치료법 등장 ... 치매 정복 기대감 높여
알츠하이머 새로운 치료법 등장 ... 치매 정복 기대감 높여
미국 MIT 신경과학 교수, 기존 이론 뒤집는 획기전 연구결과 발표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 아닌, 신경 염증 때문에 발병”

‘A11’, PU.1 저해하여 신경 염증 감소 ... “개선된 치료 옵션 제공할 것”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9.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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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치매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 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다. 이 치료법은 현재 허가된 알츠하이머 근본 치료제 ‘레켐비(Lequembi, 성분명: 레카네맙·lecanemab)’와 다른 기전인터라 알츠하이머와 이로 인한 치매 정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새로운 치료법은 미국 MIT 신경과학 교수 윌리엄 T. 랄베니우스(William T. Ralvenius) 연구팀이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신경 염증이 다양한 신경 퇴행성 질환을 유발한다는 점에 착안,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고안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신경 염증(neuroinflammation)은 신경염증성물질(proinflammatory cytokine)을 분비하는 미세아교세포 혹은 성상세포의 과도한 활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뇌염증이라고도 불린다. 이렇게 생겨난 신경염증은 알츠하이머 또는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뇌 신경 세포의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 혈관 한 켠에 자리잡으면서 응집체를 형성하는데, 이 덩어리가 혈류를 방해하면서 신경 염증을 초래한다. 신경 염증은 신경세포와 신경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 부위인 시냅스 간의 상호작용을 방해하여 인지 기능을 저하시킨다.

올초 허가된 ‘레켐비’는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제거하여 신경 염증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반면, 윌리엄 교수팀은 베타 아밀로이드가 아닌, 신경 염증을 유발하는 미세아교세포의 과도한 활성화에 주목하여 연구를 개시했다.

먼저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에서 염증성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진 PU.1 유전자에 초점을 맞추었다. PU.1은 줄기세포의 림프골수 분화에 필요한 조혈 전사인자로, 다른 전사인자와 상호작용하여 골수세포 또는 B림프구의 성숙분화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건강한 성인에게서 PU.1 유전자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체내에서 PU.1을 유전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적절한 치료법이 아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세포 배양에서 PU.1에 의해 조절되는 주요 염증 관련 유전자를 확인하고, PU.1 유전자의 수치를 낮추지 않으면서 PU.1이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 작용을 저해할 수 있는 저분자 약물 발굴에 나섰다.

연구진은 FDA의 허가를 받은 약물 또는 아직 작용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화학 후보물질 라이브러리에서 5만 8000개 이상의 저분자 물질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스크리닝 검사를 실시했고 6가지의 예비 효능을 보인 화학물질을 선별했다. 이 중 ‘A11’이라는 물질이 가장 효과적으로 PU.1에 작용하여 염증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11’은 PU.1 수치를 줄이지는 않지만, PU.1의 기능을 억제하는 MECP2, HDAC1, SIN3A, DMNT3A 등의 단백질을 한 데로 끌어 모아 특정 조직에서의 PU.1의 활성을 상쇄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 PU.1의 과도한 활성을 억제하는 인자들로 주변환경을 구성하여 미세아교세포가 염증 신호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한 연구원은 “‘A11’은 전사인자를 활성화시키는 PU.1을 전사 억제제로 전환하여 미세아교세포 염증을 조절하는 최초의 물질”이라고 밝혔다.

이후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A11’의 작용 기전을 탐구하기 위한 전임상 시험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먼저 알츠하이머 질병의 진단 기준인 ▲중증 신경 퇴행 ▲병리적 타우 단백질 축적 ▲베타 아밀로이드 등의 측정 도구를 바탕으로 실험용 생쥐를 △중증 신경 퇴행군(CK-p25), △타우 단백질군(P301S), △아밀로이드군(5XFAD)으로 조작하여 분류했다. 그 다음 ‘A11’와 위약을 무작위로 투약했다.

그 결과, CK-p25군에서 ‘A11’을 투약 받은 생쥐는 대조군 대비 미세아교세포와 성상교세포에서 염증 반응이 적고 신경세포 손실이 적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P301S군과 5XFAD에서도 유사했다.

연구팀은 “‘A11’이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와는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A11’은 단독으로 또는 허가된 치료제와 병용하여 신경 퇴행성 질환에 대한 개선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치매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될지도 모르는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9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실험의학저널(JEM,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알츠하이머를 비롯해 많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신경 염증에 대한 치료법’이란 제목으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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