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겸상 적혈구 빈혈증 완치제 탄생 청신호 ... ‘로보셀’ 허가 9부 능선 넘어
세계 첫 겸상 적혈구 빈혈증 완치제 탄생 청신호 ... ‘로보셀’ 허가 9부 능선 넘어
FDA, 심사 관련 자문위 소집 계획 전격 취소 ... 허가 결론 이미 내린 것으로 추정

허가 문턱에서 운명 갈린 ‘로보셀’과 ‘엑사셀’ ... FDA, ‘엑사셀’ 자문위 소집 예정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8.18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약물시장 분석] 헬스코리아뉴스는 코로나 등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약물개발 현황 및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비중 있게 취재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가 독자 여러분의 건강관리와 투자 판단 등에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적혈구, 혈액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희귀질환인 겸상 적혈구 빈혈증에 대한 완치제 탄생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블루버드 바이오(Bluebird Bio)의 유전자 치료제 ‘로보셀(Lovo-cel, 로보티베글로진 오토템셀·lovotibeglogene autotemcel)’이 미국 허가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블루버드 바이오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로보셀’ 허가에 대한 산하 자문위원회 회의를 소집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로보셀’의 허가 과정은 더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란만장한 ‘로보셀’ 임상 개발 과정

겸상 적혈구 빈혈증은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글로빈 사슬 중 β-글로빈 사슬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에 변이가 일어나 적혈구의 모양이 낫 모양으로 변형되는 질병이다. 낫 모양 적혈구빈혈증이라고도 불린다. 적혈구의 변형으로 산소와의 결합력이 감소하고 혈류에 영향을 주어 급성 흉부 증후군,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야기한다.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은 골수 및 줄기세포 이식이다.

‘로보셀’은 환자의 조혈모세포에서 유래된 β-글로빈을 재조합한 유전자 치료제이다. 1회 투약으로 항염증 헤모글로빈(HbAT87Q)을 생성하여 정상 기능의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고 용혈 등의 합병증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됐다. 사실상 겸상 적혈구 빈혈증에 대한 완치제인 셈이다.

블루버드 바이오는 10여 년에 걸쳐 ‘로보셀’에 대한 개발을 진행했다. 지난 2020년 3월에는 허가 신청을 위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HGB-210)을 실시했다. 해당 시험은 2세에서 50명 사이의 겸상 적혈구 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로보셀’을 평가한 연구였다.

하지만, 2021년 2월, 임상 환자에게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및 골수이형성 증후군 이상반응이 보고되어 FDA는 ‘로보셀’에 대한 3건의 임상 연구에 보류 조치를 취했다.

이어 지난 2021년 12월에는 또 다른 임상 도중 소아 환자에게서 급성 빈혈을 비롯한 혈액암 발병 징후가 관측되자 FDA는 18세 미만 환자에 대한 투약 중단 명령을 내렸다. FDA는 다만,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임상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여러 건의 임상을 진행하던 블루버드 바이오는 당시 FDA의 잇따른 임상 중단 조치로 ‘로보셀’ 개발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그러나 임상 중단 조치는 오래가지 않았다. FDA는 지난해 12월까지 ‘로보셀’의 모든 임상 보류 조치를 해제, ‘로보셀’ 개발에 힘을 실었다.

블루버드 바이오는 올해 4월, FDA에 ‘로보셀’의 생물학적제제 허가 신청(BLA)을 제출했고, FDA는 2개월 뒤인 6월에 이를 접수하고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허가 심사 기간은 오는 12월 20일까지이다. 이에 따라 연내에 세계 첫 겸상 적혈구 빈혈증 완치제 탄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허가 문턱에서 운명 갈린 ‘로보셀’과 ‘엑사셀’

그간 업계에서는 FDA가 ‘로보셀’ 허가에 대한 산하 자문위를 개최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자문위 회의 과정이 생략됐다는 점은 FDA 내부의 견해가 일치했음을 의미한다.

FDA 산하 자문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로부터 의약품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독립적인 합의제 조직이다. 자문위원회의 결정은 구속력이 없지만 FDA는 대체로 자문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편이다. 자문위 회의는 신약 허가 심사 도중 또는 이미 의약품이 시판된 이후에도 개최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문위는 FDA 내부 인력만으로 임상 데이터 혹은 약효에 대해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을 때 허가 심사 부서의 해석을 지원하기 위해 소집된다. 따라서 자문위 회의 소집이 없다는 것은 FDA가 허가 여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결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불허가 조치를 받을 수 있지만, ‘로보셀’의 지난한 임상 과정을 고려할 때, ‘로보셀’은 이미 검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겸상 적혈구 빈혈증 완치에 대한 경쟁 약물인 미국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와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의 유전자 편집 치료제 ‘엑사셀(exa-cel, 엑사감글로진 오토템셀·exagamglogene autotemcel)’은 이와 대조적으로 여전히 FDA의 심판대 위에 올라서 있는 모양이다.

‘엑사셀’은 겸상적혈구빈혈증(SCD) 및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 빈혈(TDT) 치료를 위해 환자의 조혈모 세포를 체내에서 직접 편집하여 적혈구에서 높은 수준의 태아형 헤모글로빈(HbF)을 생성하도록 설계된 유전자 편집 치료제이다. 1회 투약으로 SCD 및 TDT를 완치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엑사셀’의 롤링 리뷰(rolling review) 서류를 제출했다. 롤링 리뷰는 신약 허가 신청 시 관련 자료가 구비 되는대로 순차적으로 제출하는 FDA의 제도이다. 모든 서류 제출은 올해 3월까지 마무리됐다.

버텍스는 지난 2일(현지 시간),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FDA가 ‘엑사셀’에 대한 자문위원회 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는 FDA가 ‘엑사셀’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엑사셀’의 허가 심사 기간은 오는 12월 8일이다. ‘로보셀’ 대비 약 2주 앞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