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시장 속효성 치료제가 접수하나? ... 빠른 약리기전 신약 속속 등장
우울증 시장 속효성 치료제가 접수하나? ... 빠른 약리기전 신약 속속 등장
항우울제, 6개월 정도 약물 치료 권고 ... 지속적 약물 복용에 어려움 있어

속효성 항우울제, 최대 2주 이내 주요 우울 증상 치료 ... 시장 선도 가능성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8.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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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최근 우울증 분야에서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속효성 치료제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치료제 시장도 급격히 커지는 가운데 기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을 출시하여 캐시카우를 창출하겠다는 제약 기업들의 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신체적 기능 저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지만, 적시에 치료받지 못하면,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주며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병이기도 하다.

업무나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대인관계에서 겪는 문제, 무한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현대인들의 우울증 진단률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7~2021년 우울증·불안장애 진료 통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우울증 환자는 93만 3481명으로, 5년 전인 2017년(69만 1164명)과 비교해 35.1% 증가했다. 

이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장조사 전문업제 이머전 리서치(Emergen Research)는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청년과 노인 인구의 우울증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글로벌 우울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9년 120억 달러에서 오는 2027년 1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 물진인 세로토닌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세로토닌에 작용할 수 있는 약물 계열의 항우울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약물 계열의 종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세로토닌 및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가 있다. 이 밖에도 ▲비정형 항우울제 ▲삼환계 항우울제 ▲모노아민 산화효소 억제제(MAOI) 등이 있다.

항우울제에 대한 표준 치료 지침은 최소 3~6개월 정도 약물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이는 항우울제가 신경 전달 물질의 양을 임의로 조절하는 만큼, 약물 투약을 중단할 경우,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으며 향후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우울제는 메스꺼움과 구토와 어지러움, 두통, 입 마름, 식욕 변화로 인한 체중 증가 또는 감소, 설사, 졸음 또는 불면증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 성기능 장애나 동요, 불안 또는 초조함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오벨리티’, 속효성 항우울제 분야 가장 먼저 등장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속효성 항우울제이다. 속효성 항우울제는 빠른 약리기전으로 짧으면 3일, 최대 2주 이내에 우울 증상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가장 먼저 등장한 약물은 미국 액솜 테라퓨틱스(Axsome Therapeutics)의 NMDA(N-메틸-D-아스파르트산) 수용체 길항제 ‘오벨리티(Auvelity, 성분명: 덱스트로메토르판+부프로피온·dextromethorphan+bupropion)’이다. 이 약물은 성인의 주요 우울 장애를 치료하도록 설계된 다중 모드 활성의 경구용 NMDA 수용체 길항제이다. 

NMDA 수용체가 과발현할 경우 신경세포의 사멸로 이어져 다양한 신경 질환을 유발한다. ‘오벨리티’의 성분인 덱스트로메토르판은 NMDA 수용체와 시그마-1 수용체에 길항 작용하여 글루탐산 신경 전달을 조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프로피온 성분은 아미노케톤 및 CYP2D6 억제제로서, 덱스트롬토르판을 증가시키고 혈중 수치를 연장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정확한 작용 기전은 불분명하다.

액솜 테라퓨틱스가 실시한 2건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GEMINI 및 ASCEND)에서 ‘오벨리티’는 기존 항우울제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몽고메리-아스버그 우울증 등급 척도(MADRS)를 기준으로 6주차에 ‘오벨리티’는 총점수 면에서 위약 및 GSK의 ‘웰부트린(Wellbutrin, 성분명: 부프로피온·bupropion)’ 대비 유의한 점수 변화를 보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임상 시험에서 기존 치료제는 주요 우울 증상을 완화하는데 4주에서 6주가 소요됐지만, ‘오벨리티’는 일주일 내에 증상을 개선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러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 ‘오벨리티’를 주요 우울 장애 치료제로 품목허가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벨리티’가 항우울제 분야에서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계 증권사 미즈호(Mizuho)는 ‘오벨리티’가 오는 2030년까지 16억 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산후 우울증(PPD) 치료에서도 속효성 항우울제가 FDA의 관문을 통과했다. FDA는 지난 8월 4일(현지 시간), 미국 세이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의 ‘주르주배(Zurzuvae 주라놀론·zuranolone)’를 산후 우울증 치료를 위한 최초의 경구용 항우울제로 허가했다.

‘주르주배’는 주요 신경 스테로이드 중 하나인 GABA-A 수용체 양성의 알로스테릭 효소를 조절하는 경구용 신경 활성 스테로이드(NAS) 제제이다. GABA은 뇌와 중추 신경계의 주요 억제 신호 경로이며 뇌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은 총 14일간 1일 1회 복용을 통해 주요 우울 장애(MDD) 및 산후 우울증(PPD)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FDA는 산후 우울증에 대한 2건의 임상 연구 프로그램 NET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우울 증상 진단 척도인 HAMD-17(해밀턴 등급 척도)를 기준으로 ‘주르주배’ 투약군은 17개 항목에서 평균적으로 위약군 대비 15.6점 감소했다. 일부 경우에서는 치료 3일 차에 빠른 증상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FDA의 결정에 앞서 미국 증권사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들은 ‘주르주배’가 주요 우울 장애(MDD)까지 적응증을 확장할 경우 연간 매출이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한편, 미국 바이오젠(BioGen)은 지난 2020년 11월, 세이지 측과 ‘주르주배’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최대 31억 달러에 제휴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에 따라 바이오젠은 미국, 일본, 대만,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주라놀론’의 권한을 확보했다. 일본과 대만, 한국에서의 권리는 일본 시오노기제약(Shionogi)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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