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체 이상, 암 발병 원인으로 ‘지목’ ... 새로운 치료길 열려
염색체 이상, 암 발병 원인으로 ‘지목’ ... 새로운 치료길 열려
암 세포에서 염색체 이상 흔히 관찰돼 ... 그간 상관관계 규명 못해

유전자 편집 기술 통해 염색체 이상이 암 발병 핵심 원인 증명

“염색체 이상 표적하는 새로운 치료법의 잠재력 보여준 것”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7.1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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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dna gene 게놈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유전자 치료제 1회 투약으로 난치성 질환을 말끔히 치료할 수 있다는 개념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발상이다. 과학자들이 이같은 발상에 착안하여 암을 완치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의 단서를 발견, 관심을 끈다.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지난 6일(현지 시간), 비정상적인 수의 염색체를 가진 암 세포가 암 증식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미국 예일대학의 제임스 쉘처(Jason Sheltzer) 암 생물학 교수와 그 연구팀이 실시했다.

암 세포에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된다는 점은 이미 100여 년 전에 밝혀진 사실이다. 과학자들은 1900년대 초 현미경으로 암 세포를 관찰한 결과, 암 세포가 증식함에 따라 일부 암 세포에서 유전자를 운반하는 구조인 염색체에 이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인간은 23쌍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염색체는 DNA와 단백질로 구성된 긴 실 모양의 구조로, 유전자를 전달한다. 일반적으로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는 복사본을 만든 다음 깔끔하고 대칭적으로 새로운 세포와 함께 분리된다. 암의 경우, 이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하여 일부 암 세포는 비정상적인 수의 염색체를 갖게 된다.

전체 암 세포의 약 90%는 염색체 이상이 발견되지만, 그간 설명이 불가능한 기이한 현상으로 남아있었다. 염색체 이상이 암을 유발하는 원인인지, 아니면 단순히 세포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에 불과한지 구분할 수 없었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염색체 이상과 암 세포 상관관계 규명

수수께기와 같던 염색체 이상과 암 세포의 관계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이 도입되면서 반전 상황을 맞이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은 DNA를 찾아내는 RNA(리보 핵산)와 DNA를 잘라내는 제한 효소인 Cas9를 결합하여 유전자를 체내에서 교정하는 기술이다.

제이슨 쉘처 박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을 바탕으로 전임상 연구를 실시했다. 염색체 이상을 가진 암 세포가 절멸했을 때의 암의 유발 혹은 진행 여부를 판별하고자 하는 연구였다.

연구팀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염색체 이상이 확인된 암 세포 여분의 염색체에 삽입했다. 그 다음 항바이러스제인 ‘간시클로비르(Ganciclovir)’를 사용하여 염색체 이상이 나타난 암 세포만을 겨냥하고, 정상적인 염색채 수를 가진 암 세포를 따로 분리하였다.

그 결과, 실험관에서 배양된 암 세포 및 생쥐에게 이식된 암 세포는 모두 증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염색체 이상이 단순한 암의 영향이 아니라 질병의 핵심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제이슨 쉘처 박사는 이같은 결과를 근거로 “염색체가 암 발병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결론 맺었다. 

 

새로운 표적 치료법 제시할 것

제이슨 쉘처 박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새로운 표적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쉘처 박사는 “표적 항암제는 암의 진행을 촉진하는 특정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이지만, 잦은 증식 및 변이 발생으로 인해 내성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염색체 이상을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치료법의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염색체에는 수많은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 방식은 표적의 수를 다양화할 수 있다. 연구진은 “염색체 이상을 표적하는 치료법으로 인해 정상적인 염색체로만 분포한다면, 암은 결국 증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염색체 이상을 표적으로 하는 유전자 치료법의 우려를 언급했다. 연구팀은 “세포에는 다양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지 못한 유전자 표적은 심각한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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