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있는 하얀 반점 ‘백반증’ 치료법
피부에 있는 하얀 반점 ‘백반증’ 치료법
멜라닌 세포 파괴로 피부에 백색반점·백모증 나타나

환자 5명 중 1명만 치료받아… 조기치료 해야 효과 높아

자외선노출·피부 자극 줄이고 금연 등 생활 개선해야
  • 임해리
  • admin@hkn24.com
  • 승인 2023.06.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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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증(Vitiligo)

[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노출의 계절 여름이다. 반 팔 셔츠나 반바지로 거리를 걷고, 좀 더 과감하게 민소매, 탱크톱(tank top), 브라톱(bra top)으로 더위를 피하거나 한껏 멋을 부리기도 한다. 수영복도 빠질 수 없다. 하지만 피부 곳곳에 하얀 반점을 가진 백반증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시원하게 노출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년 6월 25일은 세계 백반증의 날(World Vitiligo Day)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백반증을 앓았던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세계 백반증의 날을 맞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김혜성 교수의 도움말로 백반증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멜라닌 색소는 피부색을 결정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백반증(白斑症, Vitiligo)은 이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면서 피부가 탈색되고 흰색 반점이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백반증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과 백모증(모발 탈색)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백반증은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탈색소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0.5~1%에서 나타난다.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10~30세 사이에 가장 흔하고, 환자의 절반은 20세 이전에 발생한다.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지만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백색반점·백모증 특징… 10~30세에 가장 흔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백반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5만 8880명으로, 2019년(6만5460명) 정점을 기록한 뒤 2020년(6만1451명)에 이어 두 해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병원을 찾는 절대 환자 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실제 환자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소인, 자가면역(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것), 항산화능의 감소, 외부 자극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력은 약 30%에서 나타난다. 원형탈모나 건선, 알레르기 질환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대표 증상은 피부 탈색과 모발 탈색(백모증)이다. 경계가 명확한 백색 반점이 피부 어디에나 발생하고 머리카락, 눈썹, 속눈썹을 포함한 체모가 탈색돼 하얗게 변할 수 있다. 특히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뼈 돌출 부위나 입·코·눈 주위, 입술, 성기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

백반증은 피부 분절 등 국소적으로 한 부위에만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 피부 곳곳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이하게 반복적인 마찰이나 긁는 행위, 압력 등과 같은 물리적인 외부 자극에 영향을 받는다. 목걸이나 벨트 착용 부위, 손, 팔꿈치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다.

김혜성 교수는 “백반증은 육안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환자 대부분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백반증 환자 중 치료를 받은 환자는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백반증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때문에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자 5명 중 1명만 치료… 병변 크기·진행도 따라 치료법 결정

백반증은 병변의 모양과 분포 등 임상 소견으로 진단한다. 우드등 검사를 통해 색 변화를 확인하는 등 병변을 더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임상 소견이 비전형적인 경우에는 피부 조직검사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갑상선 질환, 빈혈 등 동반 질환의 확인을 위해 병원 첫 방문 시 혈액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치료는 병변의 크기와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치료법은 약물치료, 광선치료, 피부 이식 등이 있다. 먼저 신체의 5% 미만을 침범한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나 칼시뉴린억제제(프로토픽, 엘리델 연고)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체의 5% 이상을 차지하는 백반증에서는 광선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광선치료 중에서는 좁은파장자외선B(Narrow band UVB) 치료를 1주일에 2~3회 받거나,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표적 광치료(Targeted phototherapy)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병변이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경우에는 단기간의 경구 스테로이드 요법을 적용한다. 1~2년 동안 새로운 또는 커지는 병변이 없는 안정적인 백반증에는 펀치이식술, 흡입수포표피이식술, 세포이식술 등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JAK 억제제가 백반증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외선노출·피부자극·스트레스 줄여야 예방하고 악화 막아

백반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악화를 막기 위해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등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를 긁거나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고, 때를 밀거나 각질을 제거하는 습관은 중단한다. 목걸이 착용을 피하고 벨트를 느슨하게 하거나 신발을 너무 조이지 않게 하는 등 물리적인 자극 역시 최대한 줄인다. 문신 등의 시술은 그 부위에 백반증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동양인 백반증 환자의 경우 백반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피부암의 위험이 높다는 역학 연구가 있는 만큼 자외선 차단에 더 신경써야 한다.

김혜성 교수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백반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심신을 편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며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하고, 비타민제와 같은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하거나 항산화 음식으로 잘 알려진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생활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Tip. 백반증 자가진단리스트]

-피부 탈색이나 백모증이 10~30세에 처음 발생했다.

-제1형 당뇨, 자가면역 갑상선염, 악성빈혈, 애디슨(Addison)병, 홍반루푸스, 원형탈모증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나타난다.

-가족 중 백반증 또는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있다.

-피부 탈색반의 경계가 뚜렷하다.

-색소성 모반(점) 주변에 탈색반이 있다.

-탈색반 부위의 털도 탈색이 됐다.

-탈색반이 얼굴이나 손, 발, 무릎, 팔꿈치와 같은 노출 부위에 발생했다.

-상처 입은 부위나 목걸이, 허리띠에 의해 마찰 받은 부위에 탈색반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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