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센 근이영양증 완치제 탄생 ... 1회 투약 비용 약 41억 원
뒤센 근이영양증 완치제 탄생 ... 1회 투약 비용 약 41억 원
FDA, 4~5세 뒤센 근이영양증 환자 치료제로 ‘엘레비디스’ 가속 승인

아직은 반쪽 승인 ... 임상 3상에서 유효성 입증해야 정식 승인 가능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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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26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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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약물시장 분석] 헬스코리아뉴스는 코로나 등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약물개발 현황 및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비중 있게 취재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가 독자 여러분의 건강관리와 투자 판단 등에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미국 FDA (사진자료 : FDA 공식 홈페이지)
미국 FDA (사진자료 : FDA 공식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오랜 기다림 끝에 유전성 희귀 질환인 뒤센 근이영양증(DMD)에 대한 완치제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미국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의 유전자 치료제 ‘엘레비디스(Elevidys, 성분명: 델란디스트로겐 목세파보벡·delandistrogene moxeparvovec, 프로젝트 명: SRP-9001)’이다. 1회 투약에 소요되는 약가는 우리 돈으로 약 41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치료제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 시간), DMD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만 4~5세의 뒤센 근이영양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사렙타의 ‘엘레비디스’를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한 것으로 확인됐다.

뒤센 근이영양증은 X 염색체의 p21 유전자 결손으로 디스트로핀 유전자의 엑손(exon)이 제거되고 유전자 중 일부가 사라지면서 디스트로핀 단백질이 합성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근육발달이 저하되며 근육세포의 괴사가 일어나는 유전성 희귀 질환이다. 이 질환은 특이하게 남성에게만 발병한다. 증세는 2~6세 사이에 나타나는데,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근육세포가 빠르게 줄어들어 심장근, 호흡근의 기능 저하로 20세 이전에 사망한다.

‘엘레비디스’는 디스트로핀 유전자의 결핍 기능을 보충 생산하기 위해 기능적 형태의 재조합된 디스트로핀 코딩 유전자를 근육 조직에 전달하도록 설계된 유전자 치료제이다.

이번 승인은 총 80명 이상의 DM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건의 임상 2상 시험(시험명: SRP-9001-101, SRP-9001-102, SRP-9001-103)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연구에서 ‘엘레비디스’ 투여군은 근육 기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1회 투약으로 최대 4년까지 치료 효과를 보였다.

 

FDA, 불승인 결론 뒤집고 자문위 회의 통해 가속 승인  

FDA는 그간 ‘엘레비디스’의 유효성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디스트로핀 유전자는 뒤센 근이영양증을 진단할 때 활용되는 바이오마커일뿐, 이를 보충하는 전략이 뒤센 근이영양증을 치료할 수 있는 지 아직 정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일부 임상 시험에서 ‘엘레비디스’ 투여군은 디스트로핀 유전자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지만, 근육 기능 개선과 같은 임상적 혜택에서 위약군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FDA가 우려한 점은 ‘엘레비디스’가 유전자 치료제라는 점이었다. 유전자 치료제를 투약하는 환자의 경우, 유전자에 변형이 생기기 때문에 한방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차후에 기존 약제도 사용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로 인해 FDA 내부에서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엘레비디스’에 대해 불승인 처분을 내리기로 합의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피터 막스(Peter Marks)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 소장은 올해 초 기존의 결론을 뒤엎고 ‘엘레비디스’의 승인에 대한 산하 세포, 조직 및 유전자 치료제 자문위원회(CTGTAC) 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엘레비디스’의 본래 승인 심사 기간은 5월 29일까지였는데, 자문이 회의 소집을 근거로 FDA는 심사 기간을 1개월 더 연장했다. 

이같은 FDA의 결정에 따라 지난 12일(현지 시간), CTGTAC는 ‘엘레비디스’의 승인 결정을 지원하는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 제기된 질문은 “‘엘레비디스’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능가하는 가”였으며, ‘엘레비디스’의 가속 승인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찬성 8표, 반대 6표였다. 근소한 차이로 ‘엘레비디스’의 최종 승인을 권고한 것이다. 승인 권고에 무게가 실린 요인은, ‘엘레비디스’의 2상 연구에서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해지만, 이로 인한 사망 혹은 치료 중단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FDA는 자문위의 결과를 수용하여 ‘엘레비디스’를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더그 잉그램(Doug Ingram) 사렙타 최고경영자는 “사렙타는 뒤센 근이영양증과 같은 치명적인 퇴행성 질환에 새로운 혁신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엘레비디스’의 이번 승인은 뒤센 근이영양증 치료 역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FDA의 가속 승인은 조건부 시판 허가 제도로, 사렙타 측은 유효성을 확증하는 임상 3상 시험에서 유의성을 입증해야 정식 승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엘레비디스’와 위약을 대조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EMBARK)을 진행하고 있다. EMBARK 연구의 데이터는 향후 ‘엘레비디스’의 정식 승인 전환에 활용될 예정이다.

 

‘엘레비디스’ 1회 투약 비용 41억 원

사렙타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엘레비디스’의 1회 투약 비용은 약 320만 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41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1월 FDA의 허가를 받은 B형 혈우병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Hemgenix, 성분명: 에트라나코제네 데자파르보벡·etranacogene dezaparvovec)’의 1회 투약 비용인 350만 달러에 이은 두번째로 높은 초고가 약물이다.

하지만, 사렙타는 ‘엘레비디스’의 비용은 평생에 걸쳐 투약해야 하는 기존 치료제의 비용과 비교해볼 경우 더 경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엘레비디스’ 1회 투약으로 인해 환자는 약 500만 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증권사 RBC 캐피털 마켓(RBC Capital Markets)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에이브러햄스(Brian Abrahams)는 이번 승인에 앞서, 뒤센 근이영양증 환자의 약 6%가 만 4~5세인 점을 바탕으로 ‘엘레비디스’의 약가를 약 280만 달러로 추정했다. 이로 인한 ‘엘레비디스’의 초기 매출액은 21억 달러, 이후 최대 4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뒤센 근이영양증 치료제 국내 도입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뒤센 근이영양증 치료제는 없다. 현재 의료인의 재량에 따라 스테로이드 제제 투약 또는 근육모세모를 이식하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엘레비디스’가 언제쯤 국내에 들어올지도 관심사다. 

우선 국내 시장에는 비완치제가 먼저 들어오고 완치제는 더 늦게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사렙타는 지난 2022년 3월, 임상시험 수탁기관을 통해 자사의 ‘바이온디스 53(Vyondys 53, 성분명: 골로디르센·golodirsen)’ 및 ‘아몬디스 45(Amondys 45, 성분명: 카시머센·casimersen)’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국내 임상 3상 시험 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아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승인을 받은 약물이라고 할지라도 국내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3상시험을 진행해야한다. 따라서 먼저 임상에 들어간 이들 약물이 먼저 승인을 받고 ‘엘레비디스’는 그 뒤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온디스 53’와 ‘아몬디스 45’는 완치제가 아니다.

‘엘레비디스’의 국내 도입은 한국로슈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사렙타는 지난 2019년 12월 최대 1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외 지역의 ‘엘레비디스’의 권리를 스위스 로슈(Roche)에 양도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인 바이오리더스도 뒤센 근이영양증 치료제 ‘BLS-M22’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근육 생성저해물질인 마이오스타틴을 표적하여 근육 기능을 개선시키도록 설계됐다. ‘BLS-M22’은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하고 현재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참고로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지난해 ‘2021년도 국내 미도입 해외 신약 도입 우선순위 보고서’를 통해 ‘아몬디스 45’를 도입 1순위 신약으로 꼽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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