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항암제 유전자 편집 치료제 시작부터 암초
기적의 항암제 유전자 편집 치료제 시작부터 암초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소아 환자 3명 중 1명 합병증으로 사망

“유전자 편집 기술, 성숙되고 안전성 입증되면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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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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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dna gene 게놈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희귀 난치성 질환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유전자 편집 치료제가 시작부터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전 세계 최초 인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구에서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참여자들에서는 아직까지 큰 문제가 관찰되지 않은터라 쉽사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3명의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편집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투약을 개시하는 연구(시험명: UCL GOSH)가 실시됐다. 그 결과, 2명의 환자는 백혈병이 완치되고 조혈모 세포 이식까지 받았지만 환자 1명은 중증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GOSH)에서 실시된 ‘실험대에서 침상까지(Bench to Bedside)’ 연구였다. ‘실험대에서 침상까지’ 연구는 기초과학의 연구결과를 임상과학에서 실제 사용될 수 있는 단계까지 연계해 주는 중개연구를 말한다.

UCL과 GOSH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만 18세 미만의 재발성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소아 환자 3명이었다. 급성 림프구성 소아 백혈병은 가장 흔한 악성 종양으로, 전체 소아 백혈병의 10~25%를 차지한다. 기존의 치료법을 통한 전체 생존율은 80% 내외로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최대 25%는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재발성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의 생존율은 30~50%로 급격히 떨어진다. 

연구원들은 임상을 실시하기 위해 먼저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기증된 T세포를 활용하여 접근 가능한 범용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T세포 은행을 구축했다. 유전자 편집 치료제는 해당 세포 은행에서 세포를 수집하고 DNA의 한 가닥을 화학적으로 변경시키는 유전자 염기 편집 과정을 거쳐 개발됐다.

와심 카심(Waseem Qasim) UCL 유전자 치료학 교수는 “염기 편집은 DNA를 자르지 않고 DNA의 이중 나선 구조의 가닥 속에 연결된 특정 염기를 편집해 유전적 지령을 바꾸는 기술”이라며 “이같은 방식은 염색체 편집을 피할 수 있어 염색체 이상과 같은 우려를 덜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1차 편집 과정은 수집된 T세포를 바탕으로 염기 편집을 통해 기존 수용체를 제거하고 체내 T세포의 표적 메커니즘을 일반화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백혈병에 감염된 T세포는 인체 조직을 공격하는데, 이러한 편집을 거쳐 공격성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2차 편집 과정은 CAR-T 치료제를 제조하여 백혈병에 감염된 T세포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는데, 편집된 CAR-T세포들이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CAR-T세포를 식별하는 항원 유전자인 ‘CD7’와 ‘CD52’를 제거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투약된 3명의 환자 중 2명은 유전자 편집 T세포를 투약 받고 28일만에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관해를 보였고, 2차로 조혈모 세포 이식까지 받은 후에도 현재까지 관해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명의 환자는 투약 이후 중증 합병증이 발생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곰팡이 감염이 발생했는데, 이로인해 환자는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편집 치료 과정 속 T세포의 공격 무력으로 인한 면역성 저하가 해당 사망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저하된 면역 체계는 곰팡이 감염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고 결국 사망했는 것이다.

연구진은 유전자 편집 기술의 성숙을 상용화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와심 카심 교수는 “신중한 실험과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유전자 편집 기술이 상당할 정도로 성숙되고 안전성이 입증될 경우,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CL과 GOSH 연구팀은 기존 치료법에 불응한 재발성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소아 환자 최대 10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편집 치료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만약 이 기술의 유효성 및 안전성이 증명될 경우 향후 성인을 넘어 모든 난치성 혈액암 환자에게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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