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eg’, 자가면역 질환 新 치료법 부상
‘CAR-Treg’, 자가면역 질환 新 치료법 부상
CAR-T 세포 치료제처럼 1회 투약으로 자가면역 질환 완치 가능

미국 기업 주도 속에 국내 바이오벤처 테라이뮨도 개발 대열 합류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6.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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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체계 T세포 예방 방어 방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CAR-T(카티) 세포 치료제는 1회 투약으로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기적의 항암제’라는 영웅적 칭호를 얻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이후 더 새로운 맞춤형 세포 치료제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T세포 치료법인 CAR-Treg 접근법도 그 중 하나다.

Treg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의 줄임말로, 면역 체계를 조절하며 자가 항원에 대해 면역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T세포의 하위 집단이다. 이 세포는 사이토카인을 방출하여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보조 T세포의 과도한 반응을 방지하고 자가면역 질환이 발병하지 않도록 한다. 

Treg의 존재는 1970년 경 면역학자인 미국의 리처드 거신(Richard K. Gershon)과 그의 동료들이 면역 반응을 하향 조절한 특정한 세포를 발견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후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를 포괄적으로 조절 T세포라고 명명했다. 면역 항암요법에 활용되는 면역관문 단백질(CTLA-4, PD-1)도 일종의 조절 T세포이다.

지난 40여 년간 많은 면역학자들에게 Treg는 신비롭고 새로운 연구 대상이었다. 기존의 면역 세포들과 달리 특이한 표현형을 가지고 있으며, 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유익한 전망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Treg 치료법의 발판을 마련한 계기는 CAR-T 치료제의 발흥이었다. CAR-T는 환자에서 T세포를 수집하고, 암 세포의 특이적인 부분을 능동적으로 찾아내어 파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여 재설계하는 치료제이다. 키메라처럼 조작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himeric antigen receptor-T)라고 불린다. 

Treg 치료법은 CAR-T 치료제 제조 과정에서 T세포가 아닌 Treg 세포를 수집하여 이를 조작하는 T세포 치료제이다. 자가면역 질환은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초래되는 것으로, 이때 CAR-Treg 치료제는 T세포의 과활성을 조절하여 면역 체계의 불균형을 회복하고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CAR-Treg, CAR-T 대비 치명적 부작용 없어

인체의 면역 체계에 대해 서로 상반된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 CAR-Treg와 CAR-T는 맞춤형 치료제라는 점에서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살아있는 세포를 기반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합성 약물처럼 대사되지 않고 증식하고 확장되어 완치에 가까운 지속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약물 계열에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가장 큰 점은 CAR-Treg는 사이토카인 폭풍 증후군과 같은 이상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CAR-T를 투여할 시, 나타나는 사이토카인 폭풍은 체내에서 암 세포를 포착할 경우, 빠르게 분열하는 T세포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한다.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어 건강한 세포까지 공격하게 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반면, CAR-Treg는 T세포의 반응을 억제하는 항염증 작용을 보유한터라, 이같은 우려가 덜하다. 물론 면역 억제 작용 기전의 부작용으로, 감염 위험에 빠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사이토카인 폭풍이 신체에 대규모 염증 반응과 다발성 장기 손상을 일으켜 단기간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CAR-Treg는 치명적인 부작용의 위험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전체 T세포 중 1% 수준인 Treg 세포

그러나,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CAR-Treg 상용화의 발목을 잡는 이슈가 있다. 바로 Treg 세포는 체내에 극소량만 존재한다는 점이다. Treg 세포는 전체 T세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CAR-Treg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①Treg 세포를 여타의 면역 세포 집단에서 순도 높게 분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가 필요하고 ②과발현된 면역 세포를 조절하도록 Treg 세포를 조작할 때, 세포 고유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확장해야 하는 첨단 기술이 요구되며 ③환자에게 다시 주입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CAR-Treg를 배양해야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제조 과정으로 인해 아직까지 허가된 CAR-Treg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 벤처 기업들을 중심으로 의약품 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잇따라 개발에 뛰어들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CAR-Treg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는 10개 안팎이다. ▲미국 상가모 테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 ▲미국 카이베르나 테라퓨틱스(Kyverna Therapeutics) ▲미국 아바타 테라퓨틱스(Abata Therapeutics) ▲미국 젠티바이오(GentiBio) ▲미국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Sonoma Biotherapeutics) ▲미국 트렉스 바이오(Trex Bio) ▲영국 퀠 테라퓨틱스(Quell Therapeutics) 등이다. 이중 소노마, 트렉스, 퀠은 각각 미국 리제네론(Regeneron),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ceca)와 CAR-Treg 치료제에 대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16년 미국에 세워진 우리나라의 바이오 스타트업 테라이뮨 또한 CAR-Treg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미국 국립보건원 및 국방부로부터 이전받은 기술과 자사의 독창적인 기술로 A형 혈우병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내성항체 생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업계는 아직 초기단계인 CAR-Treg 치료법이 향후 5년 정도 후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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