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대열 합류 모더나, ‘원히트원더’ 탈출 시나리오 삐그덕
빅파마 대열 합류 모더나, ‘원히트원더’ 탈출 시나리오 삐그덕
mRNA 기반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 전략 마련 ... 성과는 지지부진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4.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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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연구원의 백신 연구장면. [사진=모더나]
모더나 연구원의 백신 연구장면. [사진=모더나]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란 데뷔 이후 한 개의 곡만 큰 흥행을 거둔 아티스트를 의미한다. ‘원 히트 원더’는 제약 업계도 피할 수 없는 함정이다. 많은 기업들이 원 히트 원더로 성공 가도에 올라선 이후, 눈 녹듯 사라져 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현재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대표적인 원 히트 원더는 미국 모더나(Moderna)이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백스’(Spikevax)를 통해 한 순간에 벼락 부자가 되었지만,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모더나는 지난 2010년 창립된 신생 기업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는 미국 화이자(Pfizer)의 파트너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와 함께 mNRA 기술을 통해 암 백신을 개발하는 한낱 중소 업체에 불과했다.

그런 모더나에게 3년 전 예고없이 찾아온 코로나19는 큰 행운을 안겨주었다. 기존의 백신 개발 과정은 상용화 되기까지 약 10여 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RNA 치료제는 유전 정보만 알면 빠르게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RNA 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모더나는 신속하게 코로나19 백신을 선보였다. 모더나는 이를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제약사 반열에 올랐다.

모더나의 주가 및 시총 추이를 살펴보면, 극적인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 모더나의 시가 총액은 65억 8300만 달러, 주가는 19.52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2021년 8월 9일 시가 총액 및 주가는 각각 1995억 달러, 484.47 달러로 치솟았다.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록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하는 모더나의 고민은 그 이후에 현실이 됐다. 발매된 의약품이 오직 코로나19 백신인 만큼,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전환되는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호황 시대는 끝나고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모더나의 주가와 시총은 최고치에서 3분의 1로 폭삭 가라앉은 160.15 달러, 598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파이크백스’가 연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계속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모더나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마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덩치가 커진만큼, 그에 걸맞는 후속 제품이 나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더나를 바라보는 투자자들과 시장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이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성장 모멘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모더나가 선택한 전략은 mRNA 기반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였다. ‘스파이크백스’를 통해 mRNA 백신의 강점을 입증한 만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캐시 카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원 히트 원더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공격적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RSV 및 독감 백신, 시장 경쟁력 다소 애매모호

모더나가 ‘스파이크백스’에 이은 제2의 수익처로 낙점한 것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독감 백신이다. 이 회사는 RSV와 독감 백신의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모더나는 지난 1월, 자사의 백신 후보 물질인 ‘mRNA-1345’의 RSV 감염 관련 하기도 질환 예방 효능을 평가한 3상 연구(시험명: ConquerRSV) 결과를 발표했다. 시험은 미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60세 이상 성인 약 3만 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임상 결과 RSV 하기도 질환 예방율 82.4%을 보이며 시험의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이는 현재 경쟁사로 꼽히는 영국 GSK 측이 실시한 RSV 백신 임상과 유사한 결과이다. GSK는 지난해 10월, RSV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AReSVi-006)에서 자사의 백신 후보물질이 전체 60세 이상 시험 참여자에서 RSV 하기도질환 예방율 82.6%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모더나 측은 다가오는 학술회의에서 ConquerRSV 연구의 최종 결과를 공유하고,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전세계 보건 당국에 ‘mRNA-1345’의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3상 성공이 시장의 기대감을 총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RS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미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RSV 감염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는데,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파이크백스’와 같은 기적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모더나가 RSV 백신을 출시한다 하더라도 코로나19 대유행 때와 같은 상황을 연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 속에서는 백신 공급이 긴급했지만, RSV는 계절성 감염 질환으로, 반짝 특수는 없다는 것이다.

독감 파이프라인의 경우는 더욱 암울하다. 모더나는 10일(현지 시간), 독감에 대한 2건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P301 및 P302)의 중간 분석 결과, 자사의 독감 백신 후보 ‘mRNA-1010’가 기존 의약품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데 일부 실패했다고 밝혔다.

P301 연구는 남반구 국가에서, P302 연구는 북반구 국가에서 기존에 허가된 백신과 자사의 ‘mRNA-1010’의 면역원성을 비교한 것이었다. P301 시험에서 ‘mRNA-1010’은 A형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종 두 가지에는 높은 면역원성 및 비열등성을 입증했지만, P302 연구에서 ‘mRNA-1010’은 B형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종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값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모더나 측은 “비열등성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예비 분석에서 ‘mRNA-1010’은 B형 독감 바이러스 변종에 기존 백신과 항체 역가를 보였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B형 독감 바이러스에 면역원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량된 ‘mRNA-1010’을 임상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개량된 ‘mRNA-1010’이 향후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더라도 시장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주된 지적은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된 기존 업체들의 백신 기술력과 경쟁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독감 백신 시장은 사노피와 GSK가 양분하고 있다.

모더나는 유일하게 mNRA 기반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mRNA 기술에 기대하는 눈치다. 앞서 이 회사는 “mRNA 백신의 이점을 통해 더 효과적인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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