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개발(CDO)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이 준비 중인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특허청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12월 특허출원한 ‘이중 또는 다중 특이적 항체’(Bi or Multi-Specific Antibody) 발명을 최근 공개했다.
이중항체는 두 개의 다른 항원을 동시에 인식하는 인공적 항체를 말한다. 보통 Y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양쪽 팔 끝부분이 항원에 달라붙어 효과를 나타낸다. 이때 양쪽 팔은 서로 다른 항원을 인식하도록 설계돼 두 가지 타깃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출한 특허출원 명세서에 의하면, 회사 측이 개발한 이중항체는 항원이 결합하는 양쪽의 항체절편(Fab) 영역 중 한쪽에 CH3(Ig 불변 도메인) 다이머(단백질 소단위체 2개가 붙은 형태)를 도입, 항원 결합 부위가 비대칭을 이루도록 설계해 인간 면역글로불린(IgG)과 유사한 형태를 이루도록 해 체내 면역반응은 낮추고 안정성은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항체 일부에 돌연변이를 유도해 이중항체의 양쪽 팔이 안정적으로 서로 다른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구조(헤테로다이머)를 형성하도록 했다.
이중항체의 헤테로다이머를 형성하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이 처음 선보인 ‘놉인홀’(knob-in-hole) 구조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놉인홀’ 구조를 도입해도 이중항체를 생산해도 양쪽 팔이 같은 형태인 ‘호모다이머’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놉인홀’ 구조를 도입하면서 이를 더욱 개선, 헤테로다이머 제조 수율을 크게 높였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이중항체에 새로운 항원 결합 부위를 추가해 다중 특이적 항체 제작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특정 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 여러 타깃을 한 번에 겨냥하거나, 한 개 약물로 연관된 두 가지 이상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으로, 그만큼 확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중항체 기반 신약 파이프라인 증가 추세
삼바, 9~10월 이중항체 플랫폼 출시 전망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O 확장 수단으로 이중항체를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이중항체에 기반한 신약 개발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글로벌 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이중항체 시장은 2021년 약 40억 달러(약 5조1600억 원)에서 연평균 32%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7년 190억 달러(약 24조51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으로 보완할 점이 많아 새로운 이중항체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큰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특허출원 명세서를 통해 “현재 허가받은 이중타깃 항체가 소수 존재하고, 많은 수의 후보 물질이 임상 단계에서 연구개발 중”이라며 “하지만, 현재 개발된 이중 또는 다중 타깃 항체는 생산 수율 및 생산성, 용해성, 응집성,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개선이나 개량의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이 개발한 신규 포맷의 이중 또는 다중 특이적 항체는 동물세포를 통해 고발현이 가능하고, 정제 공정 또한 단클론 항체의 공정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일반적인 단클론 항체 이상의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이중 특이적 항체 포맷을 활용하면 다양한 이중 특이적 항체 의약품을 개발해 복합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로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은 올 하반기부터 실제 의약품 위탁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선 삼성바이오로직스 CDO 개발팀 팀장(상무)은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BIO USA 2022’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9~10월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