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혈류의 전달속도를 나타내는 ‘상완-발목 맥파전달속도’ 수치를 통해 폐경기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 연구팀은 2008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해 ‘상완-발목 맥파전달속도(brachial-ankle pulse wave velocity, baPWV)’ 검사를 받은 폐경기(55세 이상) 여성 중 심혈관질환 또는 뇌졸중 이력이 없는 2917명의 임상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해 상완-발목 맥파전달속도 수치와 심혈관 질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대상자의 임상 변화를 약 4년 동안 추적 관찰하는 한편, 다변량 Cox 회귀 분석모델을 이용해 폐경기 여성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과 baPWV 수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심근경색과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의 심혈관계 질환은 총 56건 발생했는데, 이는 대상자의 baPWV 수치와 유의한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변량 분석 결과에서 대상자의 baPWV 수치가 100cm/s 증가할 때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은 1.15배씩 증가했다. 500cm/s 증가할 경우에는 발병 위험이 약 2배(HR=1.98)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측 성능의 평가지표인 ROC 곡선 분석에서 baPWV의 심혈관질환 예측 민감도는 83.9%라는 높은 예측값을 보였다. baPWV 수치가 1613cm/s 이상으로 높은 폐경기 여성은 향후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3.27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령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폐경기 여성의 baPWV 수치가 건강한 폐경기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여성은 폐경 이후에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고위험군을 즉시 식별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해당 수치를 활용하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치료하는 데에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북미폐경학회(The Journal for The 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폐경기(Menopause)’에 지난 5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