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우리나라 의료 질 현황을 OECD 회원국과 비교한 결과,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처방과 다제병용 처방등이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1'에 수록된 지표들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 질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 지표들이 과거에 비해 향상됐지만 약제 처방 지표는 일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처방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처방률과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장기간 처방률을 비교했다. 노인이 장기간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복용하면 인지장애, 낙상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반감기가 긴 장시간 지속형의 경우 과도한 진정작용으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65세 이상 환자의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처방률은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124.4명으로 2011년(241.5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OECD 평균(49.9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같은 기간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장기간 처방률은 65세 이상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10.5명으로 OECD 평균(28.4명)에 비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75세 이상 환자의 다제병용 처방률은 70.2%로 OECD 평균(46.7%)보다 높았고, 2013년(67.2%)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다제병용 처방률이란 5개 이상의 약물을 만성적(동일 성분을 90일 이상 또는 4회 이상)으로 처방받은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한편 처방을 권고하는 당뇨병 약제의 처방률을 비교한 결과, 국내 처방률이 지속 증가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초기 치료에 사용되는 '일차선택 항고혈압제'의 처방률은 78.6%로 OECD 평균(82.8%)보다 낮았다. 혈중 지질을 조절하는 지질저하제의 경우, 72.4%로 OECD 평균(67.4%)보다 높았다.
항생제 총 처방량은 2019년 일평균 약제처방 인구 1000명 당 23.7DDD로, OECD 평균(17.0DDD)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DDD(Defined Daily Dose)란 의약품의 소비량을 측정하는 표준단위로, 1DDD는 성인(70kg)이 하루 동안 복용해야 하는 평균 용량을 말한다. 사용범위가 넓고 강한 광범위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계와 퀴놀론계 항생제' 처방 비중은 39.5%로 OECD 평균(19.4%)보다 높았다.
또한 OECD 국가 간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과 만성 복용 환자의 비율을 비교했다. 오피오이드란 환자의 통증 관리에 처방되는 마약성 진통제로, 약물 의존성과 구토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주의가 필요한 약물이다.
2019년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은 일 평균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0.96DDD로 OECD 국가(평균 14.8DDD) 중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90일 이상 처방받은 오피오이드가 2개 이상인 만성 복용 환자의 비율은 0.19%로, OECD 국가(평균 2.3%) 중에서 가장 낮았다.
2019년 항정신병약 처방률은 65세 이상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41.3명으로 OECD 평균(50.8명)보다 적었지만, 2013년(30.0명)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