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무능한 보건행정을 엄중 규탄하며 정부에 특단의 대책 수립을 요구한다
<성명서> 무능한 보건행정을 엄중 규탄하며 정부에 특단의 대책 수립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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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8.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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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 H1N1(이하 신종플루)감염이 국내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 대유행(pandemic) 상태에 이미 진입하였다. 국내에서도 최근 수 일간 환자가 급증하면서 올 가을,겨울 대량 환자 발생의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런데 이번 신종플루 사태에 대처하는 정부의 주무부처인 전재희 장관의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보복부)의 행태를 보면 대단히 무능하다고 판단된다.

우선 전재희 장관의 보복부는 신종플루 치료에 유효한 약제로 알려진 타미플루, 리렌자 등의 치료약물을 충분히 확보해 놓지 못했다. 최근 발표에 의하면 약 531만명 분으로 전인구의 10% 정도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스위스 100%, 영국 약 25% , 일본 약 20% 등의 비축량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그리고 신종플루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양이 약 500만 명 분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최근에는 녹십자에서 2배에서 4배 만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얼마만큼 안전하고 유효한 신종플루 백신을 가급적 빨리 보복부가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의 백신생산이 신종플루로 집중되면 앞으로 다가올 계절성 독감의 백신은 또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우려된다. 최근 캐나다는 자국국민 3300만 명을 모두 접종하고도 남을 5000만 명 분의 신종플루 백신을 확보하였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과거 수년전 조류독감 사태와 최근 수개월간 신종플루 사태를 거치면서 분명 타미플루 등의 치료제를 확보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도대체 무엇을 하였기에 치료제를 인구의 10% 내외의 양밖에 확보하지 못하였는가? 또 신종플루의 확산 억제를 위해서는 백신이 가장 중요한데 아직까지도 국내회사 녹십자 생산량 이외에는 해외에서 신종플루 백신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것은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전재희 장관의 보복부가 치료제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은 앞으로 사태 추이에 따라 약과 백신이 있었으면 살 수 있는 국민들을 약과 백신이 없어서 죽게 만드는, 참으로 치명적인 정책과오를 범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가? 도대체 주무부처의 장관인 전재희 장관은 그간 어디에서 무엇을 하였는가? 또 보복부의 실무자들은 그 시간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한편, 최근 신종플루 확진 환자들이 다발하면서 보복부가 보여준 행태는 이 나라 보건행정이 도대체 기본적으로 기능하고 있는가하는 것을 의심케 한다. 신종플루 사망 환자가 2례 발생한 이후 보복부는 각 시군구 보건소에서 신종플루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전담케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그 후 신종플루 환자가 갑자기 많아지자 보건소에서는 집단감염 등의 업무만 수행한다면서 소위 거점병원, 거점약국이라는 것을 지정해서 민간의료기관에 신종플루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맡겼다.

이는 우리가 판단할 때 번지수가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된 조치라고 보인다. 환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보복부가 취해야 할 조치는 신종플루 환자를 진단, 치료할 수 있는 기관의 수를 최대한 제한하는 것이다. 물론 제한된 의료기관의 환자 수용능력은 충분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이 전염병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다. 그리고 의심 환자들에 대한 효율적 격리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보복부, 보건소가 취할 대책이 아니었겠는가?

또 하나 , 현재 보복부는 치료약의 투여기준으로 계절성 독감의 고위험군 환자와 입원환자 중 신종플루 의심환자에게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건강한 환자의 경우에는 대증적 치료만 하다가 폐렴 증상이 의심되면 투여하는 것도 역시 지침의 하나다. 그러나 이 항바이러스제 투약의 지침은 보복부가 타미플루 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대단히 위험한 지침이라고 생각한다.

고위험군 환자나 입원환자들에서 의사가 진단한 신종플루 의심환자들에 가급적 빨리 타미플루 등을 투여하는 것은 옳으나 건강한 비(非)고위험군 사람들 중 의사가 진단한 신종플루 의심 환자에 타미플루를 투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세운 것은 의학적으로 볼 때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의사는 환자의 최대한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의료윤리학에서 선행(善行)의 원칙(principles of beneficence)라 불린다. 분명 건강한 사람들도 신종플루에 걸렸을 경우 여태까지의 역학적(疫學的, epidemiological) 관찰에 의하면 대부분은 증상발현 후 회복하는 경과를 거치지만 소수에서는 중증의 합병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폐렴과 같은 중증의 합병증이 의심될 때 타미플루를 투여하라는 지침은 대단히 비윤리적이며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들에게 강요되어서는 안된다. 특히나 타미플루는 증상발현 후 48시간 이내 투여해야 적절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증의 합병증 발병 시 효과를 기대할 수 없거나 제한된 효과만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복부는 하루 빨리 타미플루 등의 치료제를 인구의 최소 30% 수준으로 확보하여 신종플루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해서는 전 환자에 대해 조기에 약물이 투여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는 점을 지적한다.

한편, 의료기관 종사자들을 위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의사, 간호사, 등 각종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빈번한 환자와의 접촉으로 인하여 누구보다도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 이들이 신종플루에 걸리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접촉한 많은 환자들에게 질병이 전파될 가능성이 크며 또한 의료기관 종사자 다수가 질병에 걸리게 될 경우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자원의 고갈로 환자 진료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의료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아무런 보호대책도 없이, 또 고위험군이 아닌 환자들에게는 타미플루 등을 처방해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강요하며 신종플루 환자들을 진단, 치료하라고 의료인들을 내모는 것은 소총도 철모도 없이 전쟁터에 군인들을 내모는 것과도 같은, 참으로 잘못된 행태로 즉각적으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최근 전재희 장관의 보건복지가족부가 수행한 신종플루 대책의 문제점을 냉철히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은 우리의 요구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타미플루 등 치료약물과 신종플루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여 국민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무능한 보건행정의 책임자들을 엄중 규탄하며 책임자인 전재희 장관의 즉각적인 교체와 실무 책임자들의 중징계를 요구한다. 전재희 장관이 이번 신종플루 사태에 대응한 것을 보면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식, 또 자문을 구하는 노력이 매우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신종플루 사태를 진두지휘할 보복부의 새로운 장관은 보건의료 분야에 전문성을 지니고 적극적 실천력을 겸비한 인사가 마땅할 것이다. 한편, 보건행정 담당자들의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통렬한 자기반성과 일대 쇄신을 강력히 촉구한다.

둘째, 신종플루 감염이 의심되는 모든 환자가 약물을 투여 받을 수 있고, 전 국민에 예방접종을 실시할 수 있을 만큼의 타미플루 등 치료약과 백신을 확보하라. 이는 생명과 재산의 최소한의 보호를 정부에 위임한 국민들이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사항임을 자각하라.

셋째, 신종플루와 같은 대유행병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는 첩경은 방역 당국의 철저한 격리 대책과 치료 기관의 집중화, 발생한 환자에 대한 조기치료, 국민에 대한 예방수칙 교육, 그리고 전 국민에 대한 신속한 백신접종에 있다. 보건당국은 지금과 같이 무원칙한 조변석개(朝變夕改), 임기응변(臨機應變)식의 대책을 즉각 중지하고 본연의 임무인 방역대책, 즉 의심 환자들의 추가적인 전파 차단을 위한 효율적인 격리대책을 수립하고 전 국공립의료기관, 보건소 등을 신종플루 진단, 치료 집중기관으로 선정하여 유행기간 동안 신종플루 방역과 진료에 전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정부는 매스 미디어를 총동원하고 지역 반상회 등을 활성화하여 국민 예방수칙을 철저히 홍보, 교육하고 최대한 빨리 백신을 다량 확보하여 전 국민에 대한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넷째, 보건당국은 이번 신종플루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프로토콜을 국민 앞에 공개하고 국민과 치료 당사자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자세로 임하라.

다섯째, 국민들은 이번 신종플루 사태에 대하여 근거없는 과도한 두려움, 또는 근거없는 낙관을 버리고 객관적 사태진전을 예의주시하면서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본인이 의심환자로 진단되었을 때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스스로 격리조치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그리고 의료전문가들을 믿고 치료방침에 적절히 따라야 할 것이다.

2009년 8월 25일 자유미래의사회(http://www.drliberty.org) 회장 이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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