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대마산업 … 미 대선까지 '들썩'
떠오르는 대마산업 … 미 대선까지 '들썩'
  • 전성운
  • admin@hkn24.com
  • 승인 2020.10.1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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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
대마가 각종 질병치료에 효과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관련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전성운] 대마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대선판까지 들썩이고 있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상원의원은 현지시간 7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의 토론에서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마리화나(대마)는 비범죄화될 것"이라며 "과거 관련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범죄 기록도 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대마 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을 보이고 있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광경일 수도 있지만, 국내의 한 코스닥 기업도 관련 주로 엮이면서 12일 주가가 전일보다 29.87% 뛰어오르기도 했다. 오성첨단소재다. 광학용 보호 및 기능성 필름을 생산하는 오성첨단소재는 지난 2018년 카이스트와 공동연구를 통해 마리화나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자회사 카나비스메디칼을 설립해 의료 목적의 대마초 추출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마는 생산성이 높고 줄기뿐만 아니라 잎·씨앗·뿌리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다수확·다용도 작물이다. 국내에서는 대마 줄기를 이용해 전통 옷감인 '삼베'를 만들어 왔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마 잎을 태워 환각 작용을 즐기는 '마리화나'로 유명하다.

수십 년간 마약으로 취급되며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대마가 최근 급격한 이미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대마에 포함된 칸나비디올(CBD, Cannabidiol)이라는 성분이 약물로서 가능성이 발견되면서 의료 목적으로 사용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이후 세계 각국은 의료 목적으로 대마 사용을 합법화하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2018년 말 산업용 재배 및 CBD의 활용이 합법화된 후 관련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의료용 제품과 더불어 화장품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대마 씨앗 '헴프시드'도 건강기능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마 합법화로 세금 수입 확보” ... “세계 최대 시장 부상할 것”

현재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의료 목적의 대마 사용은 이미 합법이다. 캘리포니아 등에선 성인의 기호용 대마 사용도 합법이다. 여기에 뉴저지를 비롯해 애리조나와 몬태나, 사우스다코타주가 이번 대선과 동시에 기호용 대마 판매 합법화 여부를 놓고 주민 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이미 찬성 여론이 반대여론을 크게 앞지른 상황이다.

미국 주 정부들이 대마 합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이미 대마가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기엔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까닭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세금 수입 때문이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마리화나는 세금 수입 증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불법 마약의 피해자였던 지역사회 주민들이 사업 참여를 통해 경제적으로 일어설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일리노이주에선 지난 1월 합법화 후 시행 첫 6개월간 2억3900만 달러(약 2800억 원)어치 이상의 기호용 마리화나가 판매됐다.

일리노이주는 기호용 마리화나에 향정신성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의 함유량에 따라 10~25%의 판매세를 부과하는데, 주 정부는 이를 통해 5200만여 달러(약 620억 원)의 조세 수입을 거뒀다. 이는 예상치 2800만 달러(약 330억 원)의 2배에 달한다.

2018년 10월 캐나다는 우루과이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기호용 마리화나의 재배 및 판매를 전면 합법화했다. 이후 캐나다에서는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대마를 재배·소지·소비할 수 있다. 온라인이나 우편을 통한 구입·판매도 허용했다. 대마 재배를 위한 대출과 투자도 가능해졌다.

시장조사업체 브라이트필드그룹은 지난달 보고서를 내고 "올해 캐나다의 기호용 마리화나 산업 매출이 지난해 8억8000만 달러(약 1조120억원)에서 17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54억 달러(약 6조21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용까지 포함한 2025년 캐나다 마리화나 산업 전체의 추정 매출액은 58억 달러(6조6700억원)에 달한다.

대마 업계는 "미국 내 가장 인구가 밀집한 지역인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사이에 위치한 뉴저지에서 대마가 합법화된다면 단번에 최대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마 속 CBD의 발견 … 치료 효과 입증

대마가 기호용 환각제로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대마 산업의 성장에는 칸나비디올(CBD, Cannabidiol)이라는 성분의 발견이 더 큰 역할을 했다.

CBD는 환각 효과 없이 통증과 발작을 감소시키며 특정 질병이나 암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아 뇌전증 중 희귀난치성 질환에 효과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CBD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로 들어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CBD가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기억 기능이 손상되는 뇌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건강 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부 국가에서는 CBD 추출물을 활용한 제품을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으로 상용화해 판매 중이다.

국내에서 대마는 '사회적 문제'로 논란이 되면서 마약류로 분류하고 엄격하게 통제해왔다. 1976년 대마관리법이 별도 제정됐으며, 2000년부터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마약류관리법)에 의해 대마의 생산·매매·흡연이 전면 금지됐다.

그런데 2018년 11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희귀·난치질환 환자도 치료용으로 CBD를 포함한 대마 성분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보건당국에 제출하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해당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는 THC 성분이 포함된 대마 자체를 처방 가능한 의료용 대마 합법화보다는 제한적이다.

 

'슈퍼 푸드' 헴프시드 각광 … 세계 6대 슈퍼곡물 선정

대마의 씨인 '헴프시드'도 대마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웰빙 열풍 속에서 미 타임지 선정 '세계 6대 슈퍼곡물' 중 하나로 선정되고, 헐리우드나 미국의 유명인들이 먹는다고 알려지면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곡물인데도 단백질 함량이 높아 특히 다이어트에 좋은 고단백 식품으로 유명하다.

대마는 크게 '마리화나'와 '헴프' 두 가지로 나뉜다. 마리화나는 THC가 0.3% 이상 함유돼 있어 기호용으로 주로 쓰이는 품종이다. 헴프는 THC가 0.3% 미만 함유된 품종을 말하는데 주로 섬유 산업의 원료로 이용됐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삼'이 그것이다. CBD를 활용하기 위한 의료용 대마 역시 THC 함량이 낮은 헴프를 주로 사용한다.

헴프시드는 대마의 씨이기는 하나 THC 함량이 낮은 헴프 품종의 씨를 활용하고, 거기서도 THC 성분이 포함된 껍질 부분을 제거해 사용하기 때문에 환각이나 중독 우려에서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다만, CBD 성분은 거의 없거나 극미량만 함유돼 있다.

햄프씨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풍부한 영양소 때문이다. 단백질 함량은 두부의 5배 정도이며, 몸에서 생성되지 않는 필수아미노산을 비롯해 20종의 아미노산이 골고루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 함량에 비해 탄수화물은 적게 들어있어 다이어트 식단에 활용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포만감을 높이는 식이섬유는 바나나의 1.5배, 칼슘은 달걀의 1.2배이며, 불포화지방산은 고등어의 11.3배, 심혈관기능 개선에 좋은 오메가3·6 지방산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외에 비타민 B1과 엽산은 브로콜리의 1.7배다.

미국에서는 관련 제품이 출시돼 판매 중에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햄프씨드'라는 이름으로 어린이 과자와 노인 간식에 첨가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 중이다.

 

미국에서 판매중인 대마추출물로 만든 건강 보조 식품.
미국에서 판매중인 대마추출물로 만든 건강 보조 식품.

 

헴프 시장 연 평균 24% 성장 … 경북 안동 '규제 자유특구' 지정

헴프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작년 세계 헴프 시장 규모는 9조3000억원으로 2022년까지 연평균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대마 산업이 성장하고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에서도 대마를 산업적으로 생산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올해 7월 경상북도 안동시 임하면, 풍산읍 일대와 경산시 등 총 5개 지역이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안동은 예로부터 경상도 지역의 대표 특산물인 삼베옷감 '안동포'를 생산해온 대마 주산지로, 섬유 소재로서 삼베 산업이 쇠락하는 가운데 이번 특구 지정으로 수출 목적에 한해 산업용 대마의 재배와 소재 추출이 허용됐다.

도는 사업비 450억 원을 집중 투자해 스마트팜 헴프재배농원과 CBD 추출 기업 종합지원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특수성을 감안해 블록체인 기반 헴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예기치 못한 유출을 사전에 차단, 안전한 산업화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화 헴프 재배에는 상상텃밭을 비롯해 10개 기관이, CBD를 가공한 원료의약품 제조‧수출에는 유한건강생활과 한국콜마 등 17개 기관이 참여를 결정했다. 생산 및 운반 등 산업화 헴프 관리에는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등 3개 기관이 참여 중이다.

안동시 풍산읍에 조성된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 안동공장 등 대형 바이오의약품 공장 두 곳이 가동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제품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하고 고용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CBD가 주성분인 뇌전증 치료제 등 대마성분 의약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희귀질환 환자들은 치료제 구입을 위해 연 2000만~5000만원을 부담하고 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향후 의료용 대마 사용이 합법화된다면 수입 없이 국내에서 공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대마 생산 기반 붕괴 … 여전히 신중한 정부

정부는 대마가 의료·바이오산업 소재로 주목받으면서 이를 산업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마약 관련 범죄가 잇달아 적지않은 사회문제로 야기하면서 대마가 주는 부정적인 어감을 고려해 헴프(Hemp)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국내 대마 생산기반은 이미 거의 무너진 상태다. 1970년대 초반 3000ha가 넘었던 재배면적은 대마관리법 시행 이후 급속하게 감소해 2018년 기준 전국 대마 재배면적은 19ha, 농가는 52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로부터 삼베가 유명했던 경북 안동·상주, 전남 보성, 충남 예산 등지에서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경북 헴프 특구에서 생산된 제품은 규제에 따라 국내에서는 유통할 수 없고 전량 수출만 할 수 있다. 앞으로 관련법이 개정되거나 식약처를 비롯한 각 부처들이 합의할 경우 향후 변경의 여지는 있다. 또 의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 과정에서 국내 환자들이 참여하는 등의 제한적 사용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안동시에 따르면, CBD를 주성분으로 한 원료의약품 개발은 3~4년, 의약품 개발에는 7~8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CBD가 필요한 환자들은 당분간은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한 농업 관계자는 "삼베 산업이 완전히 무너진 지금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서 대마의 가치는 매우 크다"면서 "정부와 제약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마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 및 제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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