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일본 연구팀이 고지방 음식 섭취 시에도 췌장이 정상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베타세포(β-cell)를 보호하는 단백질(VMAT2)의 기능을 규명했다.
베타세포란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를 말한다. 인슐린은 혈당이 높아졌을 경우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게 해 혈당을 조절한다.
일본 도쿄공과대학(Tokyo Institute of Technology) 연구팀은 쥐 대상 실험을 통해 단백질 VMAT2가 고지방 식이 섭취 시 도파민을 세포 내 소낭(vesicles)으로 운반해 모나아민산화효소(monoamine oxidase, MAO)와 결합해 분해되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작용이 베타세포를 보호하게 되는 원리는 이렇다.
췌장 베타세포는 포도당과 지방이 몸에 과도하게 들어오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한다. 이렇게 과다 분비된 인슐린 수치를 조절하는 호르몬은 주로 뇌에서 분비되며 쾌감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파민(dopamine)이다. 도파민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인슐린이 분비되기는 하지만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혈당이 올라가는 2형 당뇨병이 발병한다.
그런데 도파민이 그대로 혈관에 존재할 경우 MAO와 결합해 산화 분해되며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를 만들어낸다.
MAO란 과도하게 분비된 신경전달물질을 분해하는 효소로, 꼭 필요한 도파민까지 분해하지는 않지만, 고지방 식사 시에는 그만큼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므로 더 많은 도파민이 필요하다.
또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ROS는 산화스트레스를 발생시켜 베타세포 자체를 파괴하기에 도파민을 소낭으로 피신시켜 도파민과 MAO의 결합을 막는 VMAT2의 작용이 혈당을 조절하고 나아가 베타세포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연구를 이끈 쇼엔 쿠메(Shoen Kume) 도쿄 공과대학 교수는 “췌장 베타세포 내의 도파민 운반과 저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단백질인 VMAT2가 과도한 영양에 대한 세포의 반응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흥분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VMAT2를 이용해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연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당뇨병협회 학술지 ‘당뇨병(Diabetes)’은 이번 연구 성과를 비중있게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헬스코리아뉴스가 처음 보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