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미국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심장의 기능적 구조를 실제와 거의 같게 재현한 미니 심장 오가노이드(hHO) 모델을 개발했다. 앞으로 윤리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도 발달 중인 심장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져 선천적 심장 질환 연구에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 아이토르 아귀레 교수 연구팀이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hPSC)’를 이용해 만든 이 모델은 모든 종류의 심장 세포와 심실 등 세부 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환자의 성인 세포인 유도 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접시에 배아 같은 심장 발달을 유발하는 생명공학 과정을 배치해 몇 주 후 기능성 미니 심장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동의를 얻은 성인에게서 hPSC를 채취한 뒤 이 세포를 자체 연구를 통해 설계한 심장 발달 단계를 따라 자라게 하는 방법으로 이 모델을 완성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은 자연적인 인간 심장 배아 발달 과정을 따르기 때문에, 앞으로 이 모델을 이용해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실제 태아 심장의 자연적인 성장 과정을 실시간으로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임신 중 당뇨병이 태아심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화학항암요법으로 인한 심장질환 등 그동안 연구를 할 수 있는 심장을 구하기 힘들어 어려움을 겪던 분야의 연구가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아이토르 아귀레(Aitor Aguirre) 미시간대학교 헬스사이언스 연구소 조교수는 “이 오가노이드는 높은 정밀도로 거의 모든 종류의 심장 질환을 연구하는데 강력한 도움을 줄 것”이라며 “줄기세포만 확보할 수 있으면 실험실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어 동물 실험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귀레 조교수는 그러면서 “분명 커다란 진전을 이루긴 했지만, 아직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 겉으로 보이는 구조는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다. 그러나 아직 세부기능은 실제 심장과 많은 차이가 있다. 이번 모델을 근거로 계속 정밀도를 높이는 노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오가노이드(Organoids)는 줄기세포에서 자라기 시작해 장기를 이루는 다양한 세포로 분화한 것을 뜻하며 ‘미니 장기’로도 불린다. 지난 2009년 네덜란드 후브레히트 연구소 한스 클레버스(Hans Clevers) 교수가 생쥐의 직장에서 얻은 줄기세포로 미니 내장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여러 장기에 대해 다양한 오가노이드가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