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바뀐 식문화
코로나19 이후 바뀐 식문화
  • 최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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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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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흔 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헬스코리아뉴스 / 최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은 평범하거나 혹은 당연시 여겼던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고 후덥지근한 공기로 가득한 날씨에도 마스크착용은 물론 손소독제는 필수품이 되었고 출근하면 체온을 측정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영화관이나 공연장에서 누렸던 문화생활과 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 결혼식을 비롯한 각종 행사나 지인들과의 모임 등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들이 먼 이야기가 되었다.

그중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 중 하나는 식문화다. 이제는 식탁에 둘러앉아 마주 보며 대화하거나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나눠먹는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음식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일까? 실제로 식사를 같이 한 접촉자에서 발병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SARS-CoV-2)는 노로바이러스나 A형간염 바이러스와는 달리 위장관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지 않고 비말을 통해 호흡기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음식 자체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해도 된다.

물론, 조리되지 않은 날 것의 식품이나 포장 패키지 등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경우 이를 손으로 만진 뒤 눈, 코, 입에 닿으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과 먹는 이 모두 손 씻기를 생활화하여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또 무증상자나 코로나19 잠복기 등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이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먹기 직전의 음식은 주걱, 집게 등 도구를 이용해 소분하는 것이 좋으며,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식사 중 대화하는 것 역시 피하는 것이 좋겠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위생 및 식사 시간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위생수준이 한껏 높아진 탓에 실제로 유행하는 다른 감염질환들의 전파도 눈에 띄게 급감했다. 비말 전파로 감염되는 대표적인 인플루엔자(독감)는 지난 3년에 비해 환자가 적고 유행 기간도 6~12주 정도로 짧아져 유행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정도다.

이 외에도 아데노바이러스, 라이노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급성호흡기감염병(비말 전파), 수두(공기 전파), 안과감염병(접촉 전파) 모두 예년에 비해 급감해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총괄과장은 “수두와 안과감염병 등 감염 환자가 이렇게 나올 수가 없다”라며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비말뿐만 아니라 음식으로 인한 식품매개 감염병 및 식중독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같은 주에 20건 정도를 오가던 집단발생이 올해는 한 건도 없었다.

개인의 철저한 위생으로 인플루엔자, 수두, 식중독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것처럼 코로나19도 결국 일종의 감기이며, 감염병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가 물리적으로 숙주의 몸에 침입해야하기 때문에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손 위생만 잘 지켜도 코로나19로부터 모두를 지킬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빠른 시일 내에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시대, 즉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입증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단기간에 나오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일상의 경각심을 유지하면서도 지치지 않고 버텨야 하는 시기다. 인플루엔자, 수두 등 급격하게 사라진 각종 감염병처럼 모두의 노력으로 코로나19 역시 언젠가 잊혀질 감염병이 되길 바라본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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