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 세진 제약업계 "뭉치면 산다"
입김 세진 제약업계 "뭉치면 산다"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적정성 재평가 요청 … 66개 국내 제약사 참여

발사르탄 손해배상 선제적 소송 제기 … 이례적 강경대응

오픈 이노베이션 컨소시엄 추진 … 제약산업 발전 자체 도모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07.1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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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각개전투에 익숙한 국내 제약사들이 공통 이슈에 힘을 합쳐 대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신약 개발사가 크게 늘어나 제약업계 전반의 입김이 세진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제약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업계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제약사 66곳은 최근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급여 재평가 결과에 반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해당 약제의 급여 적정성 재평가를 요청하기로 뜻을 모았다.

앞서 심평원은 지난달 11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급여 적정성을 재평가해 환자의 약값 부담률을 기존 30%에서 80%로 인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제약사 실무진들은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모여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재평가와 관련한 대책 회의를 진행해 심평원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다.

이들은 심평원의 급여 재평가 결과에 대해 "환자의 비용부담을 높이고, 질환의 경·중을 구분하지 않았으며, 해당 약제의 안전성·유효성을 재검증할 동기마저 크게 약화시킨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비급여의 급여화(선별급여제도)를 통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겠다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근본 취지에 정면 배치되는 것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확실한 치매치료제가 없는 현 상황에서 재정 절감을 이유로 약값의 보장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치매국가책임제와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재평가 절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재평가 이후 복지급여재평가가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인데, 심평원은 식약처의 재평가가 진행되기도 전에 급여부터 깎았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정부로부터 본인부담률 인상이 예고된 치매 이외 영역 중 경도인지장애와 기타 뇌관련질환 영역의 본인부담률 하향조정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만약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선별급여가 원안대로 결정될 경우 법적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 제약바이오협회에서 진행된 대책회의에는 대형 법무법인 3곳이 참여해 급여축소 결정 시 법적대응의 필요성과 절차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르탄 사태 책임 제약사 전가"
제약업계, 對 정부 집단 소송 제기

제약업계는 이미 "정부가 청구한 발사르탄 손해배상 청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정부를 상대로 초유의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송에 공동으로 참여한 제약사는 36곳에 달한다. 정부의 눈치를 보며 적극적인 대응을 회피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10월 제약사 69곳을 대상으로 20억3000만원 규모의 구상금 납부를 요구했다. 

지난 2018년 발생한 발사르탄 사태 당시 환자들이 처방받은 발사르탄 제제를 다른 성분의 의약품으로 교환하는 데 투입한 건강보험 재정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보건복지부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제약사들은 지난해 11월 건보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해, 오는 9월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당초 제약사들은 건보공단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 공동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논의를 거친 끝에 선제적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하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이번 소송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국내 제약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전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계의 가장 큰 이슈였던 지난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당시에도 제약사들은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였을 뿐, 실제 행동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과거에도 다수 제약사가 함께 정부와 소송을 진행한 사례는 있었으나, 대부분 정부 측이 제기한 소송에 대응한 것이었다. 그만큼 국내 제약사들은 대(對)정부 대응에 미온적이었다. 

 

오픈 이노베이션 컨소시엄 구성 막바지
제약사 공동 출자 … 제약 자국화 시도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모았다. 다수 제약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자국화를 실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중심으로 국내 제약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은 현재 설립 막바지에 들어섰다.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KIMCo 설립 취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돼 제약사들의 동참이 이어지면서 KIMCo 운영의 기반이 될 출자금 목표액 70억원은 이달 중순경 달성될 전망이다.

KIMCo는 민·관 협업, 산·학·연·병 협업, 글로벌 협업 등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지향하는 혁신적 모델을 구축해 국민 건강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제약바이오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명분으로 설립을 추진 중인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공동 출자·개발을 기반으로 출범하는 최초의 컨소시엄 형태로, 설립이 완료되면 개별 제약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민·관 협업이나 산·학·연·병 협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대관 협업 및 정부 지원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나아가 글로벌 빅파마, 연구기관 등 글로벌 선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이나 인수합병(M&A)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토록 지원하는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하면 제약사들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공동으로 정부에 대응하고, 힘을 합쳐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국적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기업들이 제약산업의 이익을 스스로 사수하려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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