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슬금슬금 원격의료 추진에 크게 반발
의료계, 슬금슬금 원격의료 추진에 크게 반발
보의연 “재외국민 대상 무제한 원격의료 허용 중단되어야”

“민간영리회사-대형병원 간 ‘의료중개업’ 의료체계 파괴 시도”

“시범사업과 임상시험 생략 규제완화 기업 배불리기일 뿐”
  • 임도이
  • 승인 2020.06.25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가 오늘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통해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이후 실증특례 8건을 승인하자,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승인된 8건 중 임시허가 2가지가 ‘비대면 진료서비스’(인하대병원, 라이프시맨틱스)이고, 실증특례 1가지도 ‘홈 재활 훈련기기 서비스’(네오펙트)여서 사실상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주장하던 원격의료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보의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진단과 처방까지 허용하겠다는 이번 발표로 정부가 말하고 있는 ‘비대면진료 서비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주장하던 원격의료와 다를 바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처방까지 허가했다는 점에서 향후 의약품 택배 배송까지 연계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 발표된 의료민영화계획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우선 “재외국민에 대한 원격진단과 처방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며 “모든 진료영역에 대한 원격진료와 처방 허용은 전 세계 유래가 없다. 재외국민이 마루타도 아니고, 아직까지 전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질환에 대해 원격진단과 처방을 허용한 것은 재외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성명은 “지난 정부가 외국인을 핑계로 영리병원을 도입하려 하더니, 이 정부는 재외국민을 핑계로 원격의료를 허용하려 하는가?”라며 “이는 경제부처인 산업부처가 오직 의료산업화를 위해 재외국민의 불편함을 악용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밝혔다.

성명은 “산자부가 허용한 온라인 플랫폼(라이프시맨틱스)은 사실상 ‘의료중개업’이다. 한국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로 인해 의료기관의 유인알선이 금지되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간의료의 천국인 미국에서나 가능할 ‘의료중개업’을 원격의료에 끼워 허용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법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산업부처가 의료복지제도의 기본도 모르고 벌이는 이번 일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대한의사협회가 아니고 보건의료계 노동관련 단체들이 냈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대한의사협회 등 다른 의료계도 원격의료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 원격의료 재외국민 대상 무제한 허용은 중단되어야 한다.

- 무제한 진단과 처방까지 허용하는 원격의료는 근거 없어

- 민간영리회사-대형병원 간 ‘의료중개업’은 의료체계 파괴 시도

- 시범사업과 임상시험을 생략하는 규제완화는 기업 배불리기일 뿐

- 재난자본주의가 아니라 코로나19 중환자진료 체계와 장비비축이 필요

오늘(25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가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통해 8건을 승인하였다고 밝혔다. 이 중 임시허가 2가지가 ‘비대면 진료서비스’(인하대병원, 라이프시맨틱스)이며, 실증특례 1가지는 ‘홈 재활 훈련기기 서비스’(네오펙트) 이다.

우선 진단과 처방까지 허용하겠다는 이번 발표로 정부가 말하고 있는 ‘비대면진료 서비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주장하던 원격의료와 다를 바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처방까지 허가했다는 점에서 향후 의약품 택배 배송까지 연계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도 이명박 정부 시절 발표된 의료민영화계획과 일치한다. 오로지 산업계 입장에서 의료서비스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이 정부의 이번 발표내용을 아래와 같이 규탄한다.

1. 재외국민에 대한 원격진단과 처방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 모든 진료영역에 대한 원격진료와 처방 허용은 전 세계 유래가 없다. 재외국민이 마루타도 아니고, 아직까지 전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질환에 대해 원격진단과 처방을 허용한 것은 재외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이며 경제부처의 월권이다. 이는 산업부처가 오직 의료산업화를 위해 재외국민의 불편함을 악용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다. 지난 정부가 외국인을 핑계로 영리병원을 도입하려 하더니, 이 정부는 재외국민을 핑계로 원격의료를 허용하려 하는가?

2. 산자부가 허용한 온라인 플랫폼(라이프시맨틱스)은 사실상 ‘의료중개업’이다. 한국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로 인해 의료기관의 유인알선이 금지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의료의 천국인 미국에서나 가능할 ‘의료중개업’을 원격의료에 끼워 허용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법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 산업부처가 의료복지제도의 기본도 모르고 벌이는 이번 일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3. 특히 이번 의료중개업의 중개대상은 빅5 대형병원이다. 이는 의료전달체계를 심각하게 더 훼손시킬 행위다. 정부는 원격의료를 ‘비대면진료’로 바꿔 부르면서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없고, 일차의료기관에서 우선 만성질환 대상으로 사용하겠다고 틈만 나면 이야기 해왔다. 하지만 막상 산자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 사업은 대형병원 중심의 산업화 모델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

4. 재외국민을 원격으로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부하는 행위는 결국 국내에서 약품을 전달하는 ‘택배약’을 허용하는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재외국민에 대한 처방전이 외국에서 통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약품 택배배송은 오배송과 의약품 변질우려, 약물과다투약의 위험성으로 한국에서 도입할 수 없음이 확인된 바 있다. 부실한 임시허가는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5. ‘홈 재활 훈련기기’는 임상시험과 시범사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충분히 효용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의료기기와 이를 연계로 한 상담·조언 프로그램을 의학적 근거 없이 환자에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 입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를 임의로 허용하는 것은 기업이 마땅히 부담해야 할 투자비용과 위험부담을 환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국제적으로 원격재활(telerehabilitation)은 아주 초보적인 자가관리 동기유발 목적 이상으로 입증된 바 없다. 이를 의료기관의 의료행위와 연계하려면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다. 실증특례적용으로 근거를 축적하겠다는 것은 환자들을 의료기기 회사 실험대상 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번 산자부 발표는 한국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몰이해와 원격의료가 불러올 2차, 3차 부작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산업계중심 사고의 결과이다. 보건의료부분의 무차별 산업화는 결국 필수서비스인 의료서비스의 왜곡과 비용증가를 낳는다는 것을 미국의료체계가 보여준 바 있다. 산업부와 산업계가 주도하는 의료상업화는 중단되어야 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경제부처에 의한 실증특례와 임시허가 등 규제완화책을 거두고, 보건복지부 주도로 국민건강과 안전, 그리고 효용성에 입각한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 국민이 노력하고 있는 지금, 정부가 돈벌이에 급급한 산업계를 위해 보건의료체계를 훼손한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시민들의 공분을 살 일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원격의료가 아니고,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강화와 필수 의료인력의 공공적 확보, 필수 의료장비의 고도화·국산화이다.

2020. 6. 25.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