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미국 연구팀이 뇌졸중(stroke) 환자의 내원 빈도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이 다른 질병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데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다른 질병에 대한 대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예측이 실제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연구팀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던 2주 동안 미국 전역 병원을 대상으로 뇌졸중 진단 프로그램 사용 빈도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워싱턴 D.C와 49개 주에서 ‘RAPID’라는 뇌졸중 진단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병원 856곳이었으며 기간은 3월 26일부터 4월 8일까지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RAPID’는 뇌졸중 환자가 내원할 경우, 어떤 종류의 뇌졸중이 발병했는지 판단하고 그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하는 가장 기본적인 진단 도구로 뇌졸중으로 인한 내원 빈도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연구팀은 이 기간동안 병원 당 하루 평균 0.72명이 뇌졸중 증세로 내원했는데, 이는 미국에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2월의 1.18명보다 39% 줄어든 수치다.
연구팀은 “뇌졸중은 미국에서만 매년 80만 명 이상에서 발병하며, 올해라고 해서 특별히 환자 숫자가 줄어들 이유는 찾기 힘들다.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뇌졸중 환자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발견되는 비율이 줄어들었거나, 내원했더라도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병원 방문을 미루다가 병이 더 악화된 후에 병원을 찾아 (초기 상태에서 주로 쓰이는) ‘RAPID’를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석저자이자 반스-주위시 병원(Barnes-Jewish Hospital)에서 실제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는 아카시 칸사그라(Akash Kansagra) 워싱턴대 의대 방사선학과 조교수는 “우리 병원 뇌졸중 팀은 ‘코로나19’ 감염자 증가추세가 가장 가파를 때도 응급 뇌졸중 치료를 위한 모든 준비 상태를 유지해 왔지만, 내원 환자 숫자가 눈에 띄게 줄고 손 쓸 시기를 놓친 상태로 병원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뇌졸중 증세를 보이지만 병원은 찾지 않는 환자들이 많은 징후”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