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약사 영업사원 병·의원 출입 이대로 괜찮은가?
[기자수첩] 제약사 영업사원 병·의원 출입 이대로 괜찮은가?
  • 이순호
  • 승인 2020.02.0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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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중국에서 건너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일파만파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감염 확진자가 벌써 23명으로 늘었다. 

이 중 일부는 지역을 넘나들며 300명 이상과 접촉했다고 한다. 그 탓에 이미 2차를 넘어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상황. 이들의 활동 반경과 접촉자 수, 그리고 그 접촉자가 다시 접촉한 사람들까지 고려하면 감염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환자의 숫자는 계산조차 어렵다. 

특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에도 전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집 밖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관광지, 번화가, 백화점, 체육시설, 놀이시설 등 다중 집합 장소에는 인적이 크게 줄었다. 자체적으로 휴업하는 상업시설이 늘어나고 있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에는 휴교령까지 내려졌다.

이런 상황에도 문을 닫을 수 없는 시설이 바로 의료기관이다. 병원이나 의원은 감염 확진자나 감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장소로, 바이러스 전염에 가장 취약하다. 이 때문에 최근 병·의원에는 환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그럼에도 하루에 열 곳이 넘는 의료기관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름아닌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다. 어찌 보면 의료진 및 의료기관 직원들과 함께 바이러스 감염에 가장 취약한 직업군인 셈이다.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들은 자사 직원들을 의료기관 내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영업사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병·의원 영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영업 활동이 매출과 직결되는 데다, 일부 종합병원을 제외하면 영업사원의 출입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일제약, 대원제약, 한미약품 등 극히 일부만이 영업사원에게 재택근무 또는 이에 준하는 지시를 내렸을 뿐, 대부분 국내 제약사는 기본적인 예방 수칙 등을 전달하는 선에서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사원들은 요즘 병·의원을 방문할 때마다 "사지로 뛰어드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감염과 그로 인한 가족 내 바이러스 전파도 걱정이지만, 적게는 수십곳, 많게는 100곳이 넘는 거래처에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때를 생각하면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상상이상이다. 

병·의원 이동 경로가 알려지면 받게 될 사회적 지탄, 거래처에 생길 막대한 손실, 그로 인한 거래처 출입 불가 및 영업 실적 하락, 회사 이미지 타격, 회사 측으로부터 받게 될 징계 등이 그것이다.

영업사원이 병·의원에 바이러스를 전파하면 제약사도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해당 의료기관이 회사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고, 향후 거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 여론은 물론, 전 제약사 영업사원 출입 금지 조치 등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메르스 때도 그랬지만, 제약사 영업사원이 감염됐거나, 거래처에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가 없다"며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러나, 한 명의 영업사원만 병·의원에 바이러스를 전파해도 제약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고 했다. 

영업사원 감염 사태가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 

일가 커지고 나서야 "영업사원에게 병원 방문 자제하라고 권고했다"는 식의 책임 회피성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대처에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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