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오라이트 구조 인공초격자 개발 … 반도체 표준물질과 호환
플루오라이트 구조 인공초격자 개발 … 반도체 표준물질과 호환
“메모리 및 에너지 소자용 신소재 응용 기대”
  • 박정식
  • admin@hkn24.com
  • 승인 2019.11.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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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국내 연구진이 광학기기나 장식품 등에 쓰이는 플루오라이트 구조를 기반으로 인공초격자를 개발, 메모리 디바이스 및 에너지 변환·저장 소자로 응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18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부산대학교 박민혁 교수와 서울대학교 황철성 교수 연구팀은 원재료를 인공초격자 형태로 적층, 원래 재료에서 나타나지 않는 전기분극을 유도해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 에너지 저장 및 변환 소자, 센서 등에 응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했다.

인공초격자는 차세대 물질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원자들을 특정하게 배열, 차연에 존재하는 물질이 가질 수 없는 특성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조성이 간단하고 만들기 쉬운 플로오라이트(산화하프늄, 산화지르코늄 등)구조 기반 물질이 주목받고 있으나, 서로 다른 두 물질을 적절하게 섞어 박막으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인공초격자로 합성하려는 연구는 시작단계에 있다.

 

산화하프늄/산화지르코늄 기반 인공초격자의 투과전자현미경 분석 결과. (그림=부산대학교)
산화하프늄/산화지르코늄 기반 인공초격자의 투과전자현미경 분석 결과. (그림=부산대학교)

연구진은 비교적 만들기 쉬운 세라믹 박막재료인 산화하프늄과 산화지르코늄을 0.5 나노미터 두께의 원자층 단위로 번갈아가며 쌓아 올려 극성 인공초격자를 제작했다.

나아가 두 물질을 일정한 두께로 반복한 인공초격자 형태에서 강유전성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고 그 이유를 규명해 냈다. 전기 없이도 자발적인 분극상태를 갖는 강유전성은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메모리 소자용 소재로 이상적이다.

실제 만들어진 인공초격자 물질을 커패시터 소자에 적용한 결과 기존 박막 형태에 비해 잔류분극 성능이 10% 향상됐다. 특히 반도체 표준물질인 실리콘 기판과 호환성을 지녀 실리콘 기판 위에 직접 인공초격자를 형성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민혁 교수는 “이 신소재의 중요 장점 중 하나는 반도체 산업의 기본재료인 실리콘 기판과의 호환성이 좋다는 점”이라며 “현재는 반도체 산업의 표준 전극 물질인 질화타이타늄 위에 신소재를 증착하고 있는데, 실리콘 기판 이에 직접 우수한 특성을 가지는 인공초격자를 형성할 수 있다면 그 파급력이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박 교수는 “산화하프늄이나 산하지르코늄 외의 다른 물질을 기반으로 한 산화물을 조합할 경우에 더욱 향상되거나 새로운 특성을 얻는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박민혁 교수와의 미니 인터뷰.

부산대학교 박민혁 교수(왼쪽)와 서울대학교 황철성 교수.
부산대학교 박민혁 교수(왼쪽)와 서울대학교 황철성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강유전체라는 소재는 외부에서 전기를 가하지 않았을 때에도 2개 혹은 그 이상의 자발적인 분극 상태를 가질 수 있는 물질로 이진법 기반의 메모리 소자용 재료로 매우 이상적인 물질이다. 여러 종류의 소재가 있지만 우리 연구팀은 산화하프늄 기반의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제작하기 쉬운 신소재를 국내에서 최초로 연구를 시작했다. 보통은 산화하프늄에 다른 금속산화물을 적당한 비율로 섞은 박막을 제작해 우수한 특성을 얻을 수 있었고, 세계의 다른 여러 그룹도 비슷한 방법의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단순히 서로 다른 두 물질을 섞는 것만으로는 특성을 제어하고 향상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됐고, 인공적으로 원자층 단위로 구조를 제어하는 방법의 필요성 또한 깨달았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본 논문에 발표된 실험결과 중 우수한 전기적 특성들을 확인하는 것은 저희 연구팀에서 비교적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본 실험에 이용된 산화하프늄이나 산화지르코늄은 순수한 상태에서 강유전성이나 반강유전성을 보이는 소재가 아니다. 그런데 이 두 물질을 수 원자층 단위로 교대로 쌓았을 때 순수한 물질에서는 발현되지 않는 우수한 강유전성이나 반강유전성 특성이 발현됐다.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제일원리 계산과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결정 구조의 관찰이 필수적으로 요구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최정혜 박사 연구팀과 장혜정 박사 연구팀의 도움을 받아서 분석을 진행할 수 있었고, 장시간을 고민했던 강유전성 및 반강유전성 발현의 원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산화하프늄 기반의 박막에서 나타나는 강유전성 및 반강유전성은 2011년부터 연구가 됐고, 최근 들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저희 연구팀은 2012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13년부터 해당 소재에 대한 논문을 다수 발표하며, 해당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저장, 에너지 변환, 고체상태냉각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응용을 최초로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표한 인공초격자의 경우는 기존에 산화하프늄에 다른 도펀트를 적당히 섞은 기존 결과와 달리 산화하프늄와 산화지르코늄을 원자층 단위로 제어해, 인공적인 초격자를 만든 결과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재료와는 다른 상전이 거동을 보일 수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더 우수한 강유전성 및 반강유전성의 발현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인공초격자는 이전에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비교적 더 복잡한 조성과 구조를 가진 물질에서 많이 연구돼 왔다. 하지만 저희가 개발한 플루오라이트 구조 기반의 인공초격자는 더 간단한 조성과 구조를 가지고 있어 박막의 제작이 더 용이하다. 또한 10 nm 이하의 매우 얇은 두께에서도 우수한 특성을 발현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고집적화된 메모리 소자에의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강유전체는 2개의 자발적인 분극 상태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전원을 꺼도 저장된 정보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로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산화지르코늄층의 비율을 늘리면 전계에 의한 상전이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열에너지에서 전기에너지를 얻거나 고체상태 냉각 등의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 이 신소재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는 반도체 산업의 기본재료인 실리콘 기판과의 호환성이 좋다는 점이다. 현재는 반도체 산업의 표준 전극 물질인 질화타이타늄 위에 신소재를 증착하고 있는데, 실리콘 기판 이에 직접 우수한 특성을 가지는 인공초격자를 형성할 수 있다면 그 파급력이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산화하프늄이나 산하지르코늄 외의 다른 물질을 기반으로 한 산화물을 조합할 경우에 더욱 향상되거나 새로운 특성을 얻는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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