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진양제약]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 이례적 경영 성적표
[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진양제약]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 이례적 경영 성적표
  • 곽은영
  • admin@hkn24.com
  • 승인 2019.11.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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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오너는 그 기업의 상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하기에 따라서 기업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너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풍부한 경영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미래를 읽는 혜안도 필요하다.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제약산업의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 오너(경영진)의 역량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늦가을의 찬바람이 겨울을 재촉한 14일 오후 5시경.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에 위치한 진양제약 본사에 짖은 어둠이 내려 앉고 있다.
늦가을의 찬바람이 겨울을 재촉한 14일 오후 5시경.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에 위치한 진양제약 본사에 짙은 어둠이 내려 앉고 있다.

 

서울대 약대 출신 최윤환 회장이 세운 회사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진양제약은 항혈소판제 ‘크리빅스’를 중심으로 전문의약품(ETC)에 특화돼 있는 제약회사다.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 탓에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서울대학교 약학대 출신의 최윤환 회장(82)이 1971년 창업한 이래 49년째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연구자 겸 경영인으로 오늘날까지 진양제약을 이끌어오고 있는 최윤환 회장은 성아제약 전문이사로 근무하다 1971년 진양약품공업사를 세우고 1978년 사명을 지금의 진양제약으로 바꿨다. 같은해 사장을 역임하고 1995년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2000년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키며 본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섰다.

진양제약은 코스닥 상장 이후 2005년 중국 업체와 신네트정 및 신네트주사제에 대한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사 제품의 해외 수출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KGSP(우수의약품 유통관리기준) 적격업소인증을 취득하고 서울연구소를 설립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2015년 12월 준공한 원주 cGMP 신축공장은 향후 새로운 도약의 구심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경영 활동 이외에 모교에 꾸준히 후원금을 기부하는 등 사회적 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모교인 서울대 약학대에 총 20억원을 쾌척하며 학교 내 최첨단 시설 및 신약개발 연구사업을 후원, 학교 발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단출한 회사 체계 ... 지배구조 정점은 오너 2세

창업때부터 최윤환 회장 중심으로 돌아가던 진양제약은 지난 2007년 최 회장의 장남 최재준 사장(49)이 경영 일선에 등장하며 2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고려대학교 정경대학을 졸업하고 대우증권을 거쳐 2003년 진양제약에 입사한 최재준 사장은 2006년 부사장, 200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최재준 사장은 사장직에 오르고 1년 후인 2008년 2월 부친 최윤환 회장의 보유 지분 일부를 증여 받으면서 최대주주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명실상부 진양제약의 실권자로 등극한 것이다.

올해 반기 기준 진양제약은 최재준 사장(24.50%)을 중심으로 최윤환 회장(3.16%)과 최 회장의 배우자인 한수자 여사(2.00%)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0.77%에 이른다. 진양제약은 아래에 별도의 계열사를 두지 않고 단일기업으로 단출하게 운영되고 있다.

 

진양제약 지배구조.
진양제약 지배구조.

경영관련 각종 잡음 끊이지 않아 ... 오너 2세 실형 

진양제약은 2011년 7월부터 기존의 최윤환·최재준 부자 공동대표이사 체제에서 최재준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오너 2세의 책임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진양제약은 안정적 2세 경영체제 구축에도 불구하고 경영과 관련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최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서고 이듬해인 2012년 3월 리베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1억4600만원의 과징금 및 약가인하 등의 처분을 받았다. 2008년 4월부터 2011년 1월까지 536개 병·의원에 5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였다. 리베이트 처분 내용은 2013년 3월부터 반영됐다.

당시 진양제약의 리베이트 처분은 제약업계에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 이후 첫 적용 케이스로로 진양제약은 한동안 실적과 평판에서 모두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당시 9개 품목에 대해 평균 약 11%의 약가인하가 이뤄진 데다 의료진의 신뢰도 역시 떨어지면서 영업활동이 얼어붙어 경영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재준 대표이사는 2007년 7월 20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기소된 최재준 대표이사 사장에 대해 징역10월에 벌금 2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 사장의 부친 최윤환 회장에 대해서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억5000만원 및 사회봉사 160시간의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들이 내부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해 유가증권시장 거래당사자간의 평등을 해치고 시장의 신뢰를 손상시켰으므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결했으나, 최 회장에 대해서는 고령인 점을 감안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최 회장 부자는 2005년 7월 진양제약이 인공장기 개발 전문회사인 엠젠바이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약을 맺고 자사 주식을 매입해 각각 3억4000만여원, 4억7000만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었다. 

 

100억원 영업적자 내기도 ... 지난해 4년 만에 적자 탈출

진양제약은 2세 경영 체제 이후 실적 역시 신통치 않다. 

2011년에 기록한 400억원대의 매출은 지금도 변함없이 400억원대 이다. 제약업계에서 10년간 매출이 이처럼 정체돼 있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적자를 거듭해오다 지난해 겨우 흑자로 돌아섰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예컨대 2015년부터 3년 연속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로 적자를 이어가던 진양제약은 특히 2016년 매출이 5년 전 수준인 360억원대로 떨어져 외형이 줄어들고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이 곤두박질했다.

[진양제약 연도별 영업실적 및 R&D 투자 현황] (단위: 억원,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매출액

409

363

371

402

452

401

361

434

469

영업이익

19

9

40

49

61

-11

-100

-53

15

당기순이익

32

11

25

42

40

-10

-91

-58

9

R&D비용

39

26

34

36

31

22

14

11

12

R&D비율

9.47

7.08

9.05

8.85

6.82

5.41

3.85

2.55

2.58

성장동력 부재,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사업 구조, 리베이트로 인한 약가인하와 신뢰 추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진양제약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 가운데 수출 비중이 2%에 불과하고 판매영업 인원도 국내 74명, 해외 2명에 그치는 등 내수위주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진양제약은 적자 년도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연구개발 및 주력제품인 순환기 부문에 대한 마케팅을 보다 강화해 지속적이고 내실 있는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구체적인 실적 부진의 원인과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진양제약이 적자의 늪에서 헤어난 것은 지난해다. 

진양제약은 2018년 469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 1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억원 9억원으로 3년째 이어지던 영업손실과 순손실에서 벗어났다. 4년 연속 적자 시 지정되는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 대상 위험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항혈소판제 ‘크리빅스‘를 중심으로 한 순환계용약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43%(2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진양제약 측은 공시를 통해 “주력제품인 순환기 부문에 대한 마케팅 강화 및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 활동과 신제품 개발로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해 지난 2017년과 비교해 흑자전환을 했다”고 과거의 비슷한 해명을 내놓았다.

 

눈에 띄게 줄어든 R&D 투자 ... 성장 모멘텀 마련 과제

지난해 가까스로 적자 행진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업계에서는 진양제약이 연구개발(R&D)보다 제네릭에 치중해 있는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 전체의 변화 흐름인 오픈 이노베이션 등 새로운 사업 구상에서도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진양제약은 최근 R&D 비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2010년 9.47%까지 육박했던 R&D 투자 비율은 10년여의 세월 동안 무려 2.58%까지 하락했다. 복제약 위주의 사업 구조 속에서 R&D 비용은 줄어들고 이렇다할 연구개발 실적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2014년 11월 자기자본의 26%가 넘는 금액인 157억원을 원주 공장 신축에 투자하는 등 시설 투자에는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신공장 증축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 등이 한동안 실적 부진의 이유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시설 투자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턴어라운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48년이라는 역사에 비해 초라한 외형을 유지하고 있는 진양제약. 구시대적 경영방식이 성장동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재준 대표이사가 과연 창업 50년을 향하는 진양제약의 앞날에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관련 진양제약측은 본지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영진이 언론에 입장을 밝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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