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너무 사랑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
나를 너무 사랑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
  • 김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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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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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봉석 교수

[헬스코리아뉴스 / 김봉석] 마케팅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40대 중반 A씨는 자신이 너무 잘났다고 생각한다. 평소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학력이나 업무 능력에 대해서도 자랑하며 다닌다. 자신이 이런 직장에 다니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의견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여 심지어 최근 회의에서는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지 않아 분을 찾지 못하고 격렬하게 화를 내기도 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라고 한다.

‘자기애’라는 단어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서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지는 벌을 받은 그리스신화 속의 나르키소스(Narcissus)라는 인물로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사람이 자신을 위해 살고 존재하지만, 자기만을 위한다면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 어려워진다. 마치 자신만을 사랑한 나머지 점차 기력과 외모를 잃게 되는 나르키소스처럼 말이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중요성에 대하여 고조된 느낌, 감정 이입의 부족, 자신의 독특함에 대한 거창한 느낌, 무한한 잠재력에 대한 환상, 숭배 받고자 하는 욕구 등을 보이지만 그들 내면의 자존감은 사소한 비판에도 손상되기 쉽고 취약하다. 이러한 장애를 가진 사람은 전 인구의 1~6% 라고 알려져 있으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좀 더 많이 발생한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발생에 관한 과학적 연구의 근거는 별로 없으며 어린 시절 동안의 비난, 업신여김, 무시, 방임 등에 대한 두려움, 절망감, 패배감, 의존심 등을 가진 사람들에서 병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기 중요성에 대한 거창한 인식을 가지고 있어 자기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특별한 대우를 받길 기대한다. 자신에 대한 비판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자신을 감히 비판한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혔다고 생각하면 격분하거나 또는 비판이나 공격에 대해 완전히 무관심한 듯이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기만의 방식대로 하기를 원하고 명성과 부를 얻는 것에 대해 야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의 대인관계는 빈약하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목표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을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취약한 자존감 때문에 작은 비난이나 지적, 거절에도 자존심의 상처를 심하게 받거나 격노하면서 우울증에 빠지기도 쉽다.

덜 교만하며 주위사람의 반응에 민감하며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모습의 자기애성 성격장애도 있는데 이들은 개인적 우월감에 대한 확신을 내성적 태도, 자기희생적인 모습, 심지어 겸손한 태도 등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대인관계의 어려움, 직업적 문제, 거절, 상실과 같은 스트레스들은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들이 보인 언행들로 인해 흔히 발생하게 되는 스트레스들이며, 이들은 이 스트레스들을 해결할 능력이 거의 없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치료는 어렵고 수년간의 집중적인 정신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이상적인 환경 안에서 타인과 생각 및 감정을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고 타인에 대한 공감적인 반응을 발달시켜야 한다.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는 말이다.

증상 완화를 위해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불안증상에는 항불안제, 정신병적 증상에는 항정신병약물, 감정기복이 특징인 환자들에서는 리튬, 우울증상에는 항우울제를 사용할 수 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만성적이고 치료하기 어려우며, 힘과 젊음을 갖고 있는 특성을 가치 있게 여기며 집착하기 때문에 중년에 특히 취약할 수 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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