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경영 리더십-바이넥스] CDMO 사업 약일가 독일까
[제약회사 경영 리더십-바이넥스] CDMO 사업 약일가 독일까
  • 곽은영
  • 승인 2019.11.04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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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오너는 그 기업의 상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하기에 따라서 기업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너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풍부한 경영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미래를 읽는 혜안도 필요하다.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제약산업의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 오너(경영진)의 역량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바이넥스 전경.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바이넥스 전경.

 

부산 향토 기업에서 CDMA 전문기업으로 부상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기자] 바이넥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 중 바이넥스를 거쳐가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 바이오 CDMO 사업을 시작한 바이넥스는 1957년 부산에 세워진 순천당제약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60여년의 세월 동안 두 차례 주인이 바뀌는 등 변화의 폭이 컸던 제약회사다.

설립 초기만 하더라도 제네릭(복제약) 판매에 주력하던 이 회사가 처음 변화를 맞이한 것은 1985년 이백천 전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면서다. 이 회장은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세포치료제 전문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2000년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명을 지금의 바이넥스로 바꾸고 이듬해 코스닥 상장까지 밀고 나가면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바이넥스는 이후 세균정장제 ‘비스칸’을 출시하고 국내 최초로 세포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하는 등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이어나갔다. 2007년에는 정부로부터 5년간 1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지원 프로그램인 ‘바이오스타 프로젝트’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 국내 최초로 면역세포 보관은행인 ‘애니셀뱅크(Anycell Bank)’ 설립, ‘천연물 연구소’ 설립 등 바이오 신약 분야에 발빠르게 진출했다.

세포치료제 및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통해 20년 넘게 달려오던 바이넥스는 2000년대 들어 새로운 주인을 만나면서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한다.  

 

CDMO 사업으로 터닝포인트 ... 지배구조 정점에 정명호 회장

이백천 회장 재임 당시만 하더라도 부산의 지역 제약업체 정도로만 주목받던 바이넥스는 2008년 정명호 회장(53)을 비롯한 지금의 경영진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바이오 CDMO로 사업을 확장, 업계 내 바이오 시밀러 생산업체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당시 정 회장은 투자전문회사 에이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160억원에 바이넥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정명호 회장을 비롯해 이혁종 대표(50) 등 현재 바이넥스 주요 경영진들은 모두 에이블인베스트먼트의 핵심 멤버들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회장은 동양종합금융증권 기업금융팀을 거쳐 제넥신 이사를 역임했다. 2010년 바이넥스 대표를 거쳐 현재 바이넥스 회장을 비롯해 바이넥스홀딩스 이사, 에이블파트너스 이사, 바이젠 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회사의 또 다른 주요 경영진인 이혁종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UC버클리 MBA를 수료했으며, 골드만삭스(홍콩)를 거쳐 제넥신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2015년부터 바이넥스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현재 바이넥스홀딩스 이사와 페프로민바이오 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바이넥스 경영권 인수 시 발판이 된 에이블인베스트먼트는 현재 ‘바이넥스홀딩스’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사실상 바이넥스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정명호 회장은 바이넥스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는 모습니다.

지난 반기 기준 정 회장은 그가 대표이자 소유주로 있는 에이블파트너스(26.60%)와 개인 지분(25.63%)을 포함, 바이넥스홀딩스 지분 52.23%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7.77% 지분은 이혁종 사장이 가지고 있다.

 

바이넥스 지배구조.
바이넥스 지배구조.

바이넥스의 자회사로는 2015년 제넥신과 합작 설립한 바이젠이 있다. 바이넥스가 초기자본금 50억원을 출자해 지분 50%를 보유하다 제넥신으로부터 주식을 추가 매수, 현재 90%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바이젠은 세포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바이넥스는 위드인베스트먼트, 라이노스자산운영 등 투자금융업체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항암면역 세포치료제 ‘CAR-T’ 개발을 위해 미국법인 페프로민바이오에 투자를 진행하는 등 신약개발 관련 바이오벤처에 대한 지분투자도 늘려가는 모습이다.

 

성장 발판 된 KBCC 차기 위탁경영자에서 탈락

11월 계약 끝 ... 바이넥스 재입찰 성공 여부 관심

정명호 회장이 회사 인수 후 바이넥스는 2009년 인천 송도에 있는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KBCC)의 위탁경영을 맡으면서 새로운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

KBCC는 동물세포 배양을 통한 항체 치료제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정부가 약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 지난 2005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완공한 CDMO 시설이다.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민간위탁 경영 사업자를 모집하면서 2009년 12월부터 바이넥스가 KBCC를 운영하고 있다.

정 회장은 바이넥스가 KBCC 위탁 경영을 맡은 비슷한 시기에 자체 바이오 시밀러 개발을 위한 바이오텍 연구소를 설립하며 바이오 제약회사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위탁생산을 개시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바이넥스가 거래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 기업은 40여개사에 이른다. 제넥신, ABL바이오, 에이프로젠, 유한양행, 국립암센터 등 국내 주요고객사는 물론, 아이맙(I-Mab), 일본 니찌이코제약, 중국 즈언제약 등 글로벌 고객사도 늘고 있다.

특히 주요 파트너사로 꼽히는 제넥신과는 오랜 기간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바이넥스 경영진인 이혁종 사장이 과거 제넥신 대표 시절부터 전문 생산시설을 중요하게 생각해 CMO(위탁생산: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비즈니스에 비중을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관심은 바이넥스의 성장동력이 되어준 KBCC의 차기 경영자가 누가 될지에 모아진다. KBCC에 대한 바이넥스의 10년 위탁 경영시대가 오는 11월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KBCC 위탁 사업을 주관해온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지난 9월부터 차기 위탁 사업자 공개 입찰을 진행했지만 바이넥스를 포함한 참여 업체 4곳이 모두 평가 점수 미달로 탈락했다.

재계약 가능성이 높았던 바이넥스는 입찰 관련 자료 누락으로 규정상 입찰 무효가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생기원 관계자는 “기존 4개 업체 기준 미달과 관련해서는 주관사에서 평가 이후 공식적으로 각 업체에 통보했다”면서 “KBCC 재입찰 일정은 조정 중으로 공고는 11월 초에 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바이넥스가 재입찰에서도 탈락할 경우 회사경영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송도·오송 8개 생산라인 가동 중 ... 해외 고객사 확보에 박차

KBCC 위탁경영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바이넥스는 송도 KBCC 시설 이외에도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오송 공장을 통한 CDMO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넥스는 송도와 오송에 총 8개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오송 공장은 바이넥스가 바이오 의약품 생산규모 확대를 위해 2015년 9월 한화케미칼의 오송 바이오 생산공장을 6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이듬해 2분기부터 생산 가동에 들어갔다. 총 7000L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시설을 갖춘 오송 공장은 임상실험용 샘플 뿐만 아니라 대규모 상용화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급에도 최적의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이넥스는 향후 오송 여유 부지에 생산시설을 추가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넥스 측은 “중국 및 일본 업체들을 위한 글로벌 상용화 생산시설을 여유 부지에 추가 건설할 계획”이라며 “향후 제형변경 기술, 단백질 개량 기술 등 기반 기술 연구 및 관련 지적재산권 확보를 통해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넥스는 최근 중국 등 CDMO 해외 고객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CDMO 서비스 요청으로 어느 때보다 좋은 사업기회를 맞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바이넥스는 올해 5월 말 중국 충칭 즈언 제약사와 바이오 의약품 사업을 위한 중국 내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바이넥스가 합작법인의 지분을 49%까지 확보할 수 있어 실질적인 경영 주도권을 갖게 된다. 회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국내 바이오 기업의 중국 시장 진입을 위한 지원 외에도 국내 파이프라인의 중국 내 라이센스인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1000억원 돌파 ... 영업이익·순이익 흑자전환

[바이넥스 연도별 영업실적 및 R&D 투자 현황] (단위: 억원,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매출액

472

531

528

513

576

665

809

780

1040

영업이익

-18

43

1

-65

18

31

-20

-75

75

당기순이익

-38

34

-78

-20

99

-93

-31

-110

63

R&D비용

7

47

31

22

11

12

8

6

9

R&D비율

1.49

8.78

5.84

4.28

1.91

1.64

1.01

0.80

0.82

정명호 회장 체제 이후 CDMO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바이넥스는 전체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10년 47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04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 1000억원 고지를 돌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75억원, 63억원으로 전년도 적자(-75억원, -100억원)를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넥스는 측은 “정부의 보험약가 인하정책 유지, 바이오의약품 상용화 준비 등 대내외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고객과의 CDMO 서비스 계약 수주가 크게 증대했다”면서 “본격적인 레미케이드 바이오 시밀러의 상용화 생산 및 오송 공장의 생산 수주 증가, 합성의약품 사업부의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사업 분야는 역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이다. 지난해 바이넥스는 전체 매출 가운데 28.52%(297억원)를 CDMO 사업에서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CDMO 매출이 전체 매출(613억원)의 32.48%(199억원)을 차지하는 등 지난해 상반기 매출 비중(19.84%, 92억원)보다 늘어났다. 

이처럼 비중이 높아진 CDMO 사업이 바이넥스의 장기성장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워낙 R&D(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낮았던 상황에서 위탁생산에 주력하면서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약회사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자체 신약개발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이 회사는 실제로 과거 개발을 진행하던 세포치료제 등도 현재 대부분 기술이전을 한 상태로 CDMO 사업에만 올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CDMO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기업 경영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컨대 바이넥스의 생산라인 가동과 실적은 고객사의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넥스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개년 영업적자와 6개년 당기순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지난 2년간 CMO 바이오사업 매출에 부진함이 있었다”며 “주요고객사 중 한 회사가 일본에서 최종 품목승인이 다소 늦어지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겨 CMO 매출에도 영향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국내에 바이오 붐이 일면서 개발 실효생산 수요가 2017년 말부터 증가, 2018년 흑자로 턴어라운드 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마감할 것 같다는 것이 회사 측의 주장이다.

글로벌 CDMO 전문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바이넥스. 오는 11월 종료되는 KBCC 재입찰에 실패할 경우, 현 경영진이 그에 따른 타개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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