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경영 리더십-비씨월드제약] 위기를 기회로 만든 오너십 ... ‘강소기업’ 부상
[제약회사 경영 리더십-비씨월드제약] 위기를 기회로 만든 오너십 ... ‘강소기업’ 부상
  • 곽은영
  • 승인 2019.10.31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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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오너는 그 기업의 상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하기에 따라서 기업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너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풍부한 경영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미래를 읽는 혜안도 필요하다.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제약산업의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 오너(경영진)의 역량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비씨월드제약 사옥.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비씨월드제약 사옥.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기자] 비씨월드제약은 지난 2006년 경영난에 빠져 있던 극동제약을 지금의 오너인 홍성한 대표(62)가 인수하면서 회사의 이름도 정체성도 180도 바뀌었다.

비씨월드제약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건 12년에 불과하지만 1980년 극동제약 설립 때부터 이어져 온 업력을 따지면 그 세월이 40년에 가깝다. 다만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탓에 일반 대중들의 인지도는 높지는 않은 편이다.

비씨월드제약의 주력 품목은 마취통증약, 항생제를 비롯한 기타 처방의약품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약물전달시스템(DDS)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는 등 R&D 중심 제약회사로서 업계 내에서 작지만 탄탄한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경영난에 빠진 제약회사 새 주인을 만나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극동제약을 인수해 R&D 중심의 비씨월드제약으로 탈파꿈시킨 장본인은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홍성한 대표다.

서울대 약대 출신의 홍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동화약품에 입사하면서 제약업과 인연을 맺었다. 동화약품에서 개발부장을 지내며 경영전략 및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1999년 아주약품으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 자리에까지 오른다.

제약회사 말단 직원부터 임원까지 올라가며 국내 제약회사의 한계를 느낀 그가 경영에 대한 직접적인 갈증을 느끼던 찰나, 기적적으로 극동제약 인수의 기회가 찾아온다. 월급쟁이에서 오너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홍 대표는 2006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극동제약을 인수, 이듬해 비씨월드제약으로 사명을 바꾸고 재창립하면서 먼저 수출로를 넓히는데 주력했다. 내수시장에서도 이렇다할 성과 없이 적자를 내던 때라 직원들의 회의적인 반응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해가며 회사를 맡은지 2년 만인 2008년 베트남에 첫 수출을 성사시키고 2011년 수출 100만 달러, 2012년 3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수출 규모를 키워나갔다. 여세를 몰아 2014년 말에는 코스닥에도 데뷔했다.

홍 대표는 현재 비씨월드제약의 주식 20.7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그의 자녀들도 소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회사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계열사인 비씨월드헬스케어는 비씨월드제약에서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지분은 홍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지만 나름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가 탄탄하게 잡혀있는 회사다.

 

비씨월드제약 지배구조.
비씨월드제약 지배구조.

 

홍성한 대표의 선택과 집중 ... 신약기술 원천기술 보유

매출이 어느 정도 자리잡기 시작하자 홍 대표는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특히 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개발에 매진, DDS 특화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성공한다.

DDS란 약물의 생체 내 흡수를 조절하거나 원하는 조직으로 약물을 전달시키는 제재 기술로 개량신약을 만드는 핵심요소 중 하나다. 기존 약물의 투여 횟수나 부작용 등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환자의 편의성은 높이고 경제적 부담은 낮춰 시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받는다. DDS 기술 적용이 가능한 시장 규모만 전 세계 제약 시장 3분의 1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씨월드제약이 보유한 원천기술은 ‘Emulsifier-free SEP‘, ‘SCF-Liposome‘, ‘GRS‘, ‘FDT-SR’ 등 네 가지다. 이 회사는 과감한 R&D 투자와 성과를 인정 받아 201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또 같은 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우수기술연구센터(ATC)로 지정된 바 있다.

당시 비씨월드제약은 제약회사이지만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DDS 분야에 특화된 R&D 중심 제약회사로 평가돼 바이오벤처사로 분류되었다. GMP 생산설비와 자체 영업조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제약회사이지만 R&D가 특화된 기업이라는 점에서는 바이오벤처사와 유사한 기업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였다.

비씨월드제약은 2015년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연장, 2018년 2차 재인증이 되는 등 8년 연속 정부가 인증한 혁신형 제약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 R&D 중심의 기업 모델임을 증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씨월드제약은 DDS 원천기술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인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원천기술인 ‘Emulsifier-free SEP’(서방성 미립자기술)로 2013년 독일 AET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미국 에이콘사와 공급계약을 맺는 등 DDS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의약품 사업 경쟁력을 공고히 했다.

 

상장 이후 성장세 ... R&D 투자 비율 두 자릿수 유지

비씨월드제약은 상장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한 번도 뒷걸음질 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551억원, 영업이익 94억원, 당기순이익 8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씨월드제약 연도별 영업실적 및 R&D 투자 현황] (단위: 억원,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매출액

251

267

255

304

357

414

457

502

551

영업이익

34

34

20

40

53

66

69

89

94

당기순이익

31

26

20

33

37

63

65

81

87

R&D비용

29

40

46

45

48

58

66

66

79

R&D비율

12.0

15.0

18.1

14.7

13.3

14.0

14.4

13.2

13.1

비씨월드제약은 이 기간 전체 매출의 13%에 달하는 79억원을 R&D에 투자했다. 2012년에는 전체 매출의 18%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는 중소제약사로는 이례적인 것으로 한미약품과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이라 할 만 하다. 

홍 대표는 R&D 투자 유지와 함께 직원의 약 25%를 연구개발 인력으로 확보했다. 그야말로 제약기업 경영자의 모범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10월에는 박앵란 박사를 개발 실장으로 영입, 의약품 개발 및 허가 등록 업무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앵란 박사는 중앙대 약대 출신으로 동화약품, 한국코와 등 국내외 제약사에서 21년간 학술, 마케팅, 의약품 개발 및 허가 등록 업무를 수행하는 등 실무 경험과 리더십 역량을 고루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열사 통한 매출 성장 기대 ... 글로벌 제약사 도약 목표

내년에는 계열사 비씨월드헬스케어도 매출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씨월드제약이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2017년 1월 설립한 비씨월드헬스케어는 그동안 별다른 매출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분기부터 원주 신공장을 본격 가동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2017년 원주기업도시 1만7050㎡ 부지에 착공한 신공장은 올해 3월 준공돼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제조소 허가를 승인받았다. 현재 KGMP 인증을 신청한 상태다.

원주 공장 첫 생산제품은 강력한 항균력을 가진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가 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700억원으로 추정된다. 승인을 받으면 국내에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를 공급할 수 있다.

회사측은 국내 의약품 공급을 시작으로 미국(CGMP)과 유럽(EUGMP) 등 선진의약품 제조시설 인증도 받아 글로벌 시장 진출도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비씨월드제약 관계자는 “비씨월드제약에서 생산하던 제품을 계열사에서 분리 생산하는 것으로 매출 증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술로 직접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자는 것이 비씨월드제약의 기본전략인 만큼 향후 비씨월드헬스케어를 통한 성장 전략이 기대된다.

홍 대표는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2026년 1조 매출의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10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온 R&D 투자와 성과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비전이다.

작은 회사로 시작해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DDS 원천기술과 줄기찬 R&D 투자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비씨월드제약. 머지않은 장래에 매출 1조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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