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인구 100만시대①] "치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나라를 위해"
[치매인구 100만시대①] "치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나라를 위해"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7.26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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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치매는 암과 함께 국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 됐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61만명이 넘는 치매 환자가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의하면 불과 25년 뒤에는 4인 가구 기준 다섯 집 중 한 집에 치매 환자가 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야말로 치매인구 폭발시대를 맞는 것이다.

 

현장에서 치매환자를 만나온 전문가들은 치매란 이제 더 이상 특정한 환자 개인이나 그 가정 혹은 노인 세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정신적·경제적 비용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불과 5년 뒤면 우리나라는 치매인구 100만 시대를 맞는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치매문제 해결을 위한 시리즈를 마련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치매안심센터 입구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 사랑해요! 함께해요!, 기억해요!”

경기도 일산동구 치매안심센터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수첩 가득, 센터의 역할과 관련된 질문 거리를 담아 빠르게 걸음을 옮기던 기자는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 글귀는 마치 치매환자와 보호자에게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당신의 아픔과 함께하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졌다.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 설치

일산동구와 같은 치매안심센터는 우리나라에 총 256개가 있다. 2013년 중앙치매센터가 문을 연 이래, 정부차원에서 전국 보건소마다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하기 시작해 지금은 거의 모든 시·군·구에 이들 센터가 들어서 있다. 치매인구 100만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인프라 구축사업이 ‘치매국가책임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들어 완성된 셈이다.

전국에 소재한 치매안심센터는 단순히 치매를 치료하기 위한 곳이 아니다. 치매어르신과 가족들의 1:1 맞춤형 상담과 검진 및 관리 등 치매와 관련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치매 환자나 가족에게는 더없이 편안한 쉼터다. 

기자와 만난 일산동구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센터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저희 센터 처음 만들면서 공간을 꾸밀 때 가장 신경 썼던 것이 공공기관처럼 보이지 말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업무 공간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했습니다.

치매는 다른 질환과 달라서 특정한 시기에 증상이 심해지다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그러는 게 아니니까,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들렀다가 기분 좋게 몇 시간 보내다 가실 수 있도록... 보시는 것처럼 동네 카페처럼 만들었습니다. 의자도 많이 두고... 어르신들께서 여기 와서 힘든 마음도 나누고 정보도 많이 얻어 가십니다. 무엇보다 매일 일어나서 갈 곳이 있다는 것이 어르신들에게는 위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나라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워지는 나라

경기도 분당 판교테크노벨리에 위치한 중앙치매센터는 전국 치매안심센터의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장을 맡고 있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센터의 비전을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나라,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워지는 나라’라고 소개했다.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나라’는 곧 치매인구 100만 시대를 맞는 현실에서 치매환자들이 되도록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사회 전체에 “우리는 치매환자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마음을 일깨우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노력 중 대표적인 것이  ‘치매 안심마을’ 지정이다.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주민 6명 중 1명이 노인인 경기도 고양시 중산 마을은 2년 전부터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됐다. 이곳에서는 환자들을 상대로 한 치매 예방 교육과 환자 가족들의 돌봄 상담, 카페나 은행 혹은 편의점 등 마을 곳곳의 업소들이 치매 도우미로 참여해 마을을 배회하는 치매 어르신들을 일시적으로 보호하고 신고할 수 있다.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워지는 나라’는 이후 장기적으로 연구 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치매의 완전한 정복에 이를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정말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서울시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장)

서울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김건하 교수는 “중앙치매센터를 중심으로 국가적 치매관리체계 구축 노력과 함께 치매 위험군들이 이 체계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독거 노인이나 경제적 취약 계층 치매 환자의 경우 초기에 병원이나 안심센터를 찾는 경우가 거의 없고 중증기를 넘어 심각한 상황이 되어서야 참다 못한 주변인들의 신고로 경찰서에서 센터로 인계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의 말처럼 보통 주위의 신고로 병원이나 센터로 오게 되는 치매환자는 이미 병증이 깊어져 더 이상 손을 쓸 도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분들을 관리체계 안으로 끌어들여 예방하는 쪽으로 국가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가 주요 국정 과제로 내세운 '국가치매관리제' 시행 후 2년이 지난 시점을 맞아 다음 회부터 치매란 무엇이고, 치매와 관련한 우리 사회의 준비 상황에 대해 자세한 분석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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