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다양한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분석기술이 개발됐다.
26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포항공대 김상욱 교수 연구팀은 기존 유전자 분석이 검출하지 못했던 다양한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분석방법을 제시했다. 단백질의 진화적 변화를 분석하고 인공지능으로 질병 확률을 예측하는 방법이다.
기존 분석법은 유전자가 진화적으로 보존돼 온 부분을 분석하고, 이 부분의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했는지 확인해 질병을 예측한다. 그러나 보존되지 않는 유전자 부분에서의 변이를 검출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연구팀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적 변화를 분석하고, 그 경향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했다. 이 방법으로 인체 신호전달 체계에서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검출해냈다.
김상욱 교수는 “이 연구는 환자의 질병 진단 및 개인 정밀의료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며, “개발된 기술은 대용량 유전체 분석에 기반을 둔 질병 예측과 맞춤형 치료제 개발의 발전에 효과적으로 적용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애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6월14일자에 게재됐다.
[아래는 김상욱 교수와의 미니 인터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우리 연구실은 단백질의 분자 진화와 질병 유발 유전자 변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16년 초 ‘암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돌연변이는 어떠한 분자 진화적 특성을 가진 잔기에 발생할까?’라는 질문으로 이 연구를 시작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이 연구는 기존 연구 대비 유전자 변이의 질병 유발 확률을 정확하게 예측해낼 수 있는 생물정보학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검출해낸 질병 유발 변이가 단백질 신호 전달을 저해할 수 있는 단백질 결합 부위에 발견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 연구를 통해 개발된 생물정보학 기술은 유전자 변이의 질병 확률 계산을 통해 환자의 질병 진단과 개인 맞춤 의료 등 정밀의료기술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실용화를 위해서는 예측된 질병 유발 변이를 갖고 있는 환자들의 질병 예후 분석 및 처방된 약제에 대한 반응성 분석이 필요하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이 연구에서는 질병 종류의 구분 없이 통합적인 질병 유발 유전자 변이에 대해 분석을 했다면, 후속 연구에서는 암 환자들이 갖고 있는 유전자 변이를 대상으로 심층적인 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특히 개발된 생물정보학 기술을 통해 암 환자의 예후와 약물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한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가장 심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는 2018년 초 다른 연구실에서 비슷한 개념의 논문을 보고했을 때다. 지금에 와서는 엄연히 다른 기술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혹여나 그동안 연구한 것들이 사라질까 봐 고민을 많이 했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보고된 기술에 사용된 개념과 예측 결과가 우리의 기술과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 공부하고 연구했다. 돌이켜 보면 덕분에 개발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