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이달 31일~다음달 4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아스코(ASCO :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국내 제약업계가 '글로벌 세일즈'에 나선다. 개막을 앞두고 발표 내용에 대한 초록이 공개되면서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아스코(ASCO)는 지난 1월 열린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와 함께 전 세계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행사로 꼽힌다. 매년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체가 참가해 다양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3만 명이 넘는 암 전문의와 다국적 제약사 임직원 등이 참석한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참가해 연구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다수의 연구 결과 발표가 예정된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의 경우 일찌감치 다국적 제약사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미, 파트너사에 기술 수출한 파이프라인 결과 공개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오락솔', '롤론티스' 등 해외 파트너사에 기술 수출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락솔은 미국 아테넥스가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를 도입해 주사제를 경구제제로 바꾼 제품이다. 아테넥스 측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암 신약 오락솔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포스터 세션을 통해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임상 3상과 관련한 2건의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말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롤론티스의 바이오 의약품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 1월28일 공식접수가 이뤄졌지만, 완제의약품 생산과 관련한 데이터 보완 등을 이유로 지난 3월 허가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이번 포스터 세션을 통해 롤론티스의 효능을 재입증하고, 조만간 FDA에 허가 신청 서류를 다시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임상 1·2상 최신 결과 공개
유한양행은 포스터 발표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 '레이저티닙'(YH25448)의 임상1·2상 시험에 대한 최신 결과를 공유한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에 기존 치료제 투여 후 발생한 T790M 등 돌연변이가 발생한 국소 진행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 비중은 서양인의 경우 10%~15%, 동양인의 경우 30~40%에 이를 정도로 빈번하다.
레이저티닙의 임상1·2상 시험에는 EGFR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127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참여했다. 회사 측은 최근 초록을 통해 무진행 생존 기간 결과를 처음 공개했는데, 모든 환자에서 8.1개월,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 9.5개월, T790M 돌연변이 음성 환자에서 5.4개월 등으로 나타났다.
레이저티닙 120mg 이상의 용량을 투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분석에서는 무진행 생존 기간이 12.2개월로 늘어났다. 현재 임상 2상은 240mg 용량에서 진행하고 있다. 무진행 생존 기간은 질병이 진행되지 않거나 혹은 사망에 이르지 않는 기간을 말한다.
전체 환자 중 병이 낫는 비율을 뜻하는 객관적 반응률은 60%를 나타냈다.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의 경우 64%, T790M 돌연변이 음성 환자는 37% 수준이었다. 측정 가능한 뇌 병변이 있는 환자의 두 개 내 병변에 대한 객관적 반응률은 50%로 나타났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객관적 반응률 결과는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처음 공개한 수치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무진행 생존 기간에 대한 결과는 최초 보고로서 우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대우 김태희 애널리스트는 "이번 학회를 통해 국내 제약업계의 연구 결과를 다국적 제약사에 알리고, 향후 기술이전 및 양사 간 협력을 끌어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국내 제약사의 기술력은 ASCO 등의 학회에서 큰 관심을 받을 만큼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