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리아’ 美서 적응증 추가 … 국내 활용은 "글쎄..."
‘아일리아’ 美서 적응증 추가 … 국내 활용은 "글쎄..."
FDA, 비증식성 당뇨병성 망막병증 치료 적응증 승인

국내 전문가 “임상 결과 의미 있지만, 급여 어려워 현장 적용은 무리”

VEGF 치료제, 황반부종 등에는 효과 탁월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5.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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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국내에서도 황반변성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바이엘과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가 미국에서 비증식성 당뇨병성 망막병증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했다. 아직 비정상적 혈관증식이 나타나지 않은 (비증식성) 초기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들의 치료에 큰 개선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당 적응증을 국내에서 활용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비증식성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비정상적 혈관증식이 나타나는 증식성 단계를 거쳐 황반변성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시력 저하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고,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비증식성 단계 치료와 시력 회복은 직접 관계는 없어”
“치료비용 고려할 때 실제 환자에게 권하기는 힘들 것”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주로 당뇨병을 10년 넘게 앓아온 오랜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미세혈관계 합병증이다. 비정상적인 혈관이 증식됐는지 여부에 따라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뉘며, 병변이 시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에 발생했을 경우 황반부종을 비롯한 ‘당뇨병성 황반변성‘이라고 판정한다.

고형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시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 중심의 황반이 아니라 주변부에서 처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 적응증이 추가된) 비증식성 단계에서는 병변의 위치가 중심부에 있지 않으면 보통 시력저하가 동반되지 않으며 이는 증식성 단계에서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번 승인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증식성’ 단계에서의 효능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라기보다는 예측됐던망막 내 비정상적 혈관증식 예방 효과가 PANORAMA 임상 3상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증식성이든 증식성이든 아직 눈에 띄는 시력 저하가 오지 않은 상황에서 한 번 투약 효과가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간격으로 동일 용량을 계속 투약해야 효과가 유지되는 비급여 약물을 당장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견해도 밝혔다.

현재 아일리아는 국내에서 당뇨병성 망막병증에 대해서는 허가되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정은지 교수도 해당 적응증은 국내에서 급여가 어려워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정은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승인은 ‘비증식성’ 단계 환자가 ‘증식성’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치료 옵션을 FDA가 승인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하지만, 현재 이 제품을 사용했을 경우의 소요 비용을 고려할 때 비증식성이든 증식성이든 아직 황반 변성이 일어나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하기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전에 FDA의 승인을 받은 ‘증식성’ 단계의 경우에도 (국내에서는) 비용 문제로 레이저 치료를 선택하는 빈도가 더 높다“고 말했다.

 

황반 변성 증상에는 분명 강력한 무기
기존 레이저수술 비해 '시력 회복 가능성' 상당히 높아

이들 두 교수는 이번 적응증 승인이 바로 현장에 적용되기에는 한계점이 있지만 ‘아일리아’ 등이 미세혈관병증 중 하나인 ‘당뇨병성망막병증’ 치료에 상당한 진보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고형준 교수는 “기존 레이저 시술 치료 방법은 병변 주위에 레이저를 쏴서 그 병변이 다른 쪽으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둬 시력회복 기대효과가 미미했다면 anti-VEGF 주사를 쓴 후부터는 시력 회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anti-VEGF 약물이 개발되기 전에는 쓸 수 있는 옵션이 한정됐다면 이제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한다면 의사 입장에서 환자에게 쓸 수 있는 무기가 많아진 셈”이라고 강조했다.

정은지 교수도 “이전까지는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진 혈관에 직접 작용해 (황반부종을) 바로 억제하는 약물이 없었지만, anti-VEGF가 나오면서 그것이 가능해졌다”며 “이것은 당뇨병성망막병증 환자를 비롯해 망막 질환을 앓고 있는 모든 환자들에게 상당히 기쁜 소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아일리아’ 등 anti-VEGF 약물이 당뇨병성 망막병증 전(全) 단계에 쓸 수 있는 치료제로서 더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막는 효과까지 임상적으로 증명됐다는 의미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anti-VEGF란 정상적인 혈관 생성 균형이 깨진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나 암 등 특정 질병 환자에서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가 과도하게 생성돼 비정상적인 혈관을 만드는 것을 막는 약물로, 아일리아를 비롯해 노바티스의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 한국로슈의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등이 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국내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는 3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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