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급성 폐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여성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FFP)이 지난 10년 간 9만건 이상 수혈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은 수혈관련 부작용인 수혈관련급성폐손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사망률이 약 6~20%로 알려져 있다. 수혈 후 6시간 이내에 갑작스러운 호흡부전이 일어나고 방사선 촬영에서 폐부종을 보인다.
대한적십자사와 질병관리본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마음혈액원과 중앙대혈액원은 지난 10여년간 총 9만5776개 유니트의 여성헌혈자 유래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공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음혈액원의 경우 2009년 7월1일부터 올해 2월26일까지 9년8개월 동안 총 8만7424개 유니트의 여성헌혈자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공급해왔다. 중앙대혈액원은 2012년부터 올해 2월26일까지 7년2개월 동안 총 8352개 유니트의 여성헌혈자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공급했다.
우리나라는 2005년 첫 수혈관련 급성 폐손상(TRALI) 발생사를 확인한 이후 질병관리본부가 2009년 수혈관련 이상반응, 2010년 수혈관련 급성폐손상 발생 실태에 대한 학술 연구용역을 시행해 TRALI 발생률 및 실태를 일부 파악하고 보고체계를 수립했다.
정부가 발간한 수혈가이드라인에는 “TRALI 예방을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7월부터 모든 신선동결혈장을 남성 헌혈 혈액으로만 제조해 수혈용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해외 역시 남성 헌혈자 신성동결혈장을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 네덜란드는 남성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만 공급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등은 남성 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한적십자사를 제외한 한마음혈액원이나 중앙대혈액원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사각지대로 방치돼 온 것이다.
한마음혈액원은 남성 헌혈자의 전혈 유래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우선 출고, 재고 부족 시 임신력이 없는 여성 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제한 출고하는 지침(2009년 10월20일 도입)을 마련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2016년 1월1일부터 2018년 9월 말까지 2년9개월 동안 임신력이 있는 여성 헌혈자 신선동결혈장이 392건 수혈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춘숙 의원은 “한마음혈액원과 중앙대혈액원에서 각각 공급한 여성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 8만7424유니트와 8352유니트를 수혈 받은 환자의 급성폐손상으로 인한 사망 등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