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최근 길병원 전공의 사망과 관련해 허위당직표에만 초점을 둔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하며, 실효성 있는 수련환경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전협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길병원 사례의 경우 허위 당직표 작성을 종용했던 일부 수련병원의 사례와는 조금 다르다”며 “사건의 본질은 당직표가 아닌 전공의법 위반 여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갑작스럽게 결원이 생기거나 상호 간의 당직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보다 한 달에 3차례 더 당직을 서게 되면서 4주 평균 수련시간과 최대 연속수련시간이 늘어나게 된 것”이라며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당직표를 실제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에 대해 병원의 관리감독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주목할 점은 병원 측에 공식적으로 제출된 자료만 보더라도 여러 부분에서 이미 전공의법 위반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전공의법에 따라 4주 평균 수련시간 80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되고 비정기적인 교육에 한해서만 1주일에 8시간 연장이 가능하긴 하나 길병원에서는 정규 컨퍼런스 일정으로 매주 7시간을 초과한 87시간으로 운영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병원 측에서 설정한 휴게시간은 보장되고 있지 않았으며, 전공의들은 근무 중이 아닌 시간에도 초과해 근무하고 있었다고 대전협은 밝혔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이 사건의 핵심은 전공의 부족 등 결원이 생기더라도 전공의법 위반이 되지 않으려면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전문의를 채용해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최대 수련시간이 80시간이라면 가급적 전공의 1인당 70시간 수준을 넘지 않도록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길병원 전공의의 죽음으로 누구보다 가슴 아파할 유족과 충격에 빠져있을 동료 전공의를 생각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실질적인 수련환경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