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본토 상륙한 대웅제약 '나보타' … 전망과 변수는?
'보톡스' 본토 상륙한 대웅제약 '나보타' … 전망과 변수는?
스위칭 가능하고 가격 저렴 … 관련 업계 핑크빛 전망
앨러간, 보톡스 지원 강화 … 법적 분쟁 해결과제 남아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9.02.08 0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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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주보'(Jeuveau, 국내 제품명 '나보타')
대웅제약 '주보'(Jeuveau, 국내 제품명 '나보타')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대웅제약의 '나보타'(미국 제품명 : 주보, 'Jeuveau')가 전 세계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앨러간 '보톡스'의 본거지인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나보타'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기존 '보톡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일(현지시간) '주보'의 최종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지난 2017년 5월 시판허가를 신청한 뒤 1년 8개월여 만이다. 적응증은 미간주름으로,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와 다수 외신 보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는 '주보'의 가격을 '보톡스'보다 20~25% 저렴하게 책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조원 이상을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70%를 '보톡스'가 점유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앨러간이 '보톡스'를 비싼 가격에 판매해 환자와 의료진 등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

'주보'는 분자크기가 900kDa으로 '보톡스'와 같다. 미국에서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시판되기 시작한 뒤 약 30년 동안 900KDa 제품은 '보톡스'를 제외하면 '주보'가 유일하다. 기존에 '보톡스'를 사용하던 환자와 의료진이 '주보'로 제품을 스위칭하기 쉽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가격까지 저렴한 '주보'가 '보톡스'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앨러간이 '보톡스'의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증권가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의 '보톡스' 시장은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치료제 시장 56%, 미용 시장 44%로 치료제 시장이 더 크다. 이런 상황에서 앨러간은 '보톡스'의 가격을 섣불리 낮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 비급여 미용 시장에서 '보톡스'의 가격을 낮출 경우, 치료제 보험 급여도 함께 낮아지기 때문이다. 

 

비상 걸린 앨러간 …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 쏟아붓나? 

이처럼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제약업계, 증권가 등에서 '주보'가 '보톡스'를 위협하는 경쟁자로 빠르게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자 앨러간도 비상이 걸렸다. 

엘러간은 우선 '보톡스'의 가격을 낮추지 않는 대신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려 시장을 방어하겠다는 계획이다.

앨러간은 '주보'의 미국 시판허가가 나기 3일 전인 지난달 29일(현지시간) 2018년 4분기 실적발표를 위해 컨퍼런스콜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앨러간의 브렌트 선더스(Brent Saunders) 최고경영자(CEO)는 이 자리에서 "('주보' 등과) 경쟁에서 '보톡스'를 지원하기 위해 비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톡스'는 이미 수년 동안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품들과 경쟁을 벌여왔지만, 잘 헤쳐왔다"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만으로는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이 발언은 '보톡스'를 스위칭할 수 있는 분자크기 900KDa 제품이 전무했던 과거 시장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주보'가 출시되면 '보톡스'가 기존처럼 가격 압박을 견딜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대웅제약이 코프로모션과 코마케팅 분야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웅제약 본사 사옥

대웅제약·에볼루스 상대 법적 분쟁 '최대 변수' 

앨러간은 에볼루스를 상대로 법적 분쟁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앨러간은 국내 파트너사인 메디톡스와 함께 '주보'의 제조사인 대웅제약 및 미국 판매사인 에볼루스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메디톡신의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해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에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법원은 "미국에서 다툴 일이 아니므로 한국에서 별도의 소송을 진행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양사는 국내에서 별도의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소송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 시작된 국내 소송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로, 업계는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양사 모두 자사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3심 대법원까지 올라갈 계획이어서 확정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메디톡스와 앨러간은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앨러간과 메디톡스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에볼루스와 대웅제약을 제소했다. 

앨러간과 메디톡스는 소장에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는 미국 시장에서 '보톡스'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주보'를 내놓을 계획으로, 이는 (미국의) '보톡스' 시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ITC는 미국의 통상 문제를 다루는 합의제 기관이다. 미국에 수입된 상품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지를 살펴 조치를 한다. 이 위원회 판정에 따라 실질적인 수입 제한 조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국의 대표적인 보호무역 체계로 꼽힌다.

어느 쪽의 잘잘못을 따지는 소송과 달리 ITC는 미국 기업과 시장에 피해를 주는지를 판단한다. 따라서 외교·정치·정무적 판단이 가미되고, 이 때문에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분위기는 '주보'에 호의적이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만큼 양쪽 다 철저히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대웅제약이 글로벌 기업의 방어를 뚫고 미국 시장 안착에 성공할 경우, 그 경험과 이익은 기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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