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대웅제약이 코프로모션과 코마케팅 분야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이 저조하던 품목들이 강력한 영업력을 앞세운 이 제약사의 손을 거치면 수년 안에 매출이 급성장, 시장 주력 품목으로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LG화학의 당뇨약 '제미글로' 제품군이다.
LG화학 제미글로, 대웅제약 효과로 매출액 700억원 돌파
제미글로는 지난 2012년 LG화학이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개발한 당뇨치료 신약이다. 회사 측은 애초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함께 제미글로를 공동 판매했지만, 성적이 예상보다 신통치 않았다.
그러자 2016년 1월 대웅제약에 'SOS'를 요청했고, 지난해 10월 월처방액 70억원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에만 약 73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국산 신약이 연매출 7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제미글로 제품군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 2015년(276억원)에 비해 매출이 약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회사 측은 제미글로 제품군이 올해 8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경구용 항응고제(NOAC) 시장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NOAC 시장에 네 번째로 들어선 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는 지난 2015년 대웅제약이 판매를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시장 2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등에 따르면 릭시아나는 올해 3분기까지 약 2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같은 기간 22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BMS '엘리퀴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시장 1위인 바이엘 '자렐토'(345억원)와의 처방액 격차도 약 135억원으로 좁혔다. 업계는 올해 안에 릭시아나와 엘리퀴스의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릭시아나의 매출 상승은 제품 자체가 아닌 '대웅제약의 힘'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시장에 네 번째로 들어서며 어려움이 예상된 상황에서, 대웅제약이 가진 '개원가 영업망'을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이 통했다는 것이다. 실제 릭시아나는 개원가 처방에서 지난해 엘리퀴스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대웅제약에 '러브콜'
이 때문에 최근 여러 제약사가 대웅제약과 손을 잡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올해 초에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와 '직듀오'의 판매 파트너로 대웅제약을 선택했다. 두 제품의 연 매출액은 300억원가량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의 판매권을 대웅제약에 다시 건넸다. 이 제품은 원래 대웅제약이 공동판매를 담당했으나, 지난 2015년 계약이 종료되며 동아에스티가 판권을 가져간 바 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영업은 동아ST가, 종합병원과 의원 영업은 대웅제약이 담당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5월 대웅제약과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스카이조스터는 SK케미칼이 세계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대상포진백신이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올해 약 5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제약사가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코프로모션과 코마케팅은 판로를 늘리는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며 "특히 대웅제약의 경우 영업망이 넓고 영업력도 강해 이 회사와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제약사가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