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기자] 만약 당신이 하루에 9시간을 넘게 잔다면 본인의 수명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 같다. 하루 적정 수면 시간을 초과하게 되면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친 수면은 보약이 아니라 독약이 되는 셈이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팀은 질병관리본부의 한국인유전체 역학조사사업(KoGES)에 참여한 40∼69세 성인 2470명을 대상으로 수면상태와 혈관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적정 수면시간은 5~7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인의 적정 수면시간이 하루 7~8시간이라는 기존의 연구결과를 뒤집는 것이서 주목된다.
하루 수면시간이 7∼9시간인 그룹과 9시간 초과 그룹의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은 각각 1.9배, 2.8배 더 높았다. 특히 하루 9시간 이상 자는 사람의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5∼7시간인 사람에 비해 무려 3.1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시간이 불규칙한 사람도 혈관질환 위험이 높았다. 취침·기상 시간이 불규칙한 사람의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규칙적인 사람에 비해 2배 높았다.
참고로 잠을 일찍 자는 사람의 수면 시간은 늦게 자는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게 나타났다. 또 흡연을 하는 사람일수록 오랜시간 잠을 자는 비율이 높았고, 음주를 하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의 수면시간은 짧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하루에 5∼7시간보다 길게 자거나 취침·기상시간이 불규칙하면 심장병·뇌졸중 등 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고 반대로, 수면시간이 너무 짧아도 내피세포의 기능이 손상돼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함으로써,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과도한 수면시간이 왜 질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 아직 그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