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영리병원 허가 ... 원희룡 정치적 위기
1호 영리병원 허가 ... 원희룡 정치적 위기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8.12.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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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영리병원 허가 발표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5일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개원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5일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하면서 의료계, 시민단체, 보건의료단체, 국회의원 등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자칫 원희룡 지사가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협 “제주 영리병원 앞서 건강보험 내실화가 먼저”

먼저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6일 오전 제주도청을 찾아 원희룡 지사에게 영리병원을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녹지국제병원 진료대상이 내국인으로 확대되거나 진료과목도 다른 과목으로 확대될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 회장은 “또 다른 문제로 내국인 진료 거부 시 의사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도 있고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의 문제도 우려된다”며 “제주 영리병원에 앞서 건강보험 내실화가 우선시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 및 보건의료단체도 반발 “원희룡 지사 정치적 책임 져야…사퇴하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 결정을 규탄했다.

이들은 “원 지사는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허용이라고 하지만 제주특별법에서 명시적으로 외국인 대상 병원으로 특정하고 있지 않고, 내국인 진료를 금지할 법률적 근거도 없다는 점에서 제한이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리병원 허가는 과잉 진료, 의료비 폭등, 의료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개원 허가를 즉각 철회해야 하며, 정부는 영리병원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6일 성명에서 “숙의 민주주의의 파괴와 지방자치 후퇴에 대한 결과를 책임져야한다”며 “공론조사위의 불허 권고에 대한 결과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던 원 지사의 약속 파기로 도민의 민의는 철저히 짓밟혔다. 원 지사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회 “민주주의 짓밟는 폭거 … 영리병원 원천봉쇄할 개정안 마련 추진 필요”

영리병원 허가를 둘러싼 비판은 국회에서도 이어졌다.

제주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6일 오전 긴급간담회를 열고 ‘원희룡 지사의 정치적 선택이 도민의 뜻과 민주주의를 짓밟았다’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원희룡 지사의 ‘조건부 개설 허가’는 숙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한 도민들의 뜻과 민주주의를 일거에 짓밟는 폭거이자, 곤궁한 정치적 처지를 타개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앞줄 맨 오른쪽) 등이 6일 국회에서 제주 영리병원 허가 결정과 관련, 원희룡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리병원 설립 허용은 의료공공성 파괴와 건강보험 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10여년간 보수정권에서도 여러 차례 영리병원 개설이 시도됐지만 국민 반대로 무산됐는데, 영리병원 철폐를 주장한 문재인 정권에서 허용된 것은 상당한 문제”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전국 각지에 경제자유구역이 존재하고 있어 제2, 제3의 영리병원이 생겨날 우려가 크다”며 “원희룡 지사의 녹지병원 허용 결정 철회와 자진 사퇴는 물론 앞으로 영리병원 설립을 금지하는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도 “영리병원에 대해 국민들의 불안이 크다”며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웠던 (영리병원 설립 금지) 원칙과 공약에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박능후 장관 “더 이상의 영리병원은 없다”

이같은 논란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이미 (박근혜 정부 때 복지부가) 설립을 승인했고 녹지국제병원 허가권자는 제주지사라 개설 허가 반대 뜻을 밝힐 수 있지만 허가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어 제재를 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제주특별법상 영리병원 허가권은 제주지사가 갖고 있고, 영리병원 개설은 제주도에 한정된 특수 사항”이라며 “현 정부에선 의료 영리화, 특히 영리병원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민 배신 원희룡 퇴진운동 전개할 것”

이처럼 각계 반발이 거세지면서 원 지사가 도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도내 30개 시민단체, 정당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지난 5일 원 지사의 영리병원 허가 발표 직후 도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 지사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 지사가 도민을 배신하고, 사업자인 녹지그룹 편에 섰다”며 “오늘부터 국민의 힘으로 원 지사를 끌어내리는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향후 국회와 논의해 제주특별법에 있는 영리병원 조항을 개정하도록 하고, 영리병원 개설을 철회하는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정의당 제주도당도 원희룡 지사의 퇴진에 힘을 보탰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의 수장이 아니라 녹지국제병원 수장의 자리가 더욱 어울려 보인다”면서 “스스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한 만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도민들과 함께 지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가 도민결정을 뒤집고 쿠데타를 자행한만큼 즉각 사퇴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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