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종근당 계열사인 경보제약이 단일제 위주의 비마약성 진통 주사제 시장에 복합제를 선보인다.
외신과 종근당에 따르면 경보제약은 최근 뉴질랜드의 'AFT Pharmaceuticals'(이하 AFT)와 '맥시제식'(Maxigesic) IV(정맥주사)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맥시제식'은 세계 최초로 비마약성 진통제 성분 '파라세타몰'(paracetamol)과 '이부프로펜'(ibuprofen)을 결합한 복합 주사제다. 애초 정제로 개발해 일반의약품으로 사용됐으며 최근 수술 후 통증 관리를 위해 주사제로 제형을 확대했다.
미국 텍사스와 메릴랜드에서 진행한 임상3상 시험에서 '맥시제식' 정맥주사는 '파라세타몰'이나 '이부프로펜' 단일 성분 주사제보다 통증 완화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이 관리가 어려워 수반되는 마약성 진통제 사용도 줄일 수 있었다.
AFT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경보제약도 이에 맞춰 내년께 시판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AFT의 하틀리 앳킨슨(Hartley Atkinson) 대표는 "전 세계의 규제 당국이 마약성 진통제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계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며 "머지 않아 한국에서 '맥시제식'의 허가절차를 진행, 회계년도 2020년(FY20) 내에는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비마약성 진통 주사제 시장은 약 42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케토롤락', '트라마돌', '파라세타몰', '네포팜', '이부프로펜', '프로파세타몰' 등 6개 성분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중 '케토롤락'이 가장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단일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선택할 수 있는 약물이 많지 않아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화이자가 안전성 논란으로 시장에서 퇴출됐던 자사 진통 주사제 '다이너스태트'(파레콕시브)의 허가를 재시도할 당시 중앙약심 위원 중 상당수는 수술 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비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약심에 참여했던 한 위원은 "마약성 진통제는 구토 등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비마약성 진통제와 섞어서 부작용을 줄이는 쪽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현재 IV로 쓸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는 '케토롤락'뿐이므로 IV(정맥주사)로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비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위원은 "IV로 투여 가능한 마약성 진통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적기 때문에 논란이 있는 것"이라며 "만약 '파레콕시브'가 사용 가능하다고 하면 거의 '케토롤락'을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화이자의 시도는 결국 무위로 돌아갔으나, 진통 주사제 시장에서 새로운 약물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종근당 관계자는 "미충족 수요가 크고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어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