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좇는 바이오기업
돈을 좇는 바이오기업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8.08.16 1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최근 한 바이오 기업의 오너가 허가도 받지 않은 약을 판매하다가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허위·과장 정보로 주가를 조작해 23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네이처셀 라정찬 대표를 지난 2일 구속기소 했다. 범행을 공모한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반모(46)씨, 법무팀 총괄이사 변모(45)씨, 홍보담당 이사 김모(53)씨 등 3명은 불구속기소 했다.

이 소식을 듣고 기자는 수년전 라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에게 내뱉은 말이 떠올랐다. 

“우리 회사는 ‘고객’에게 줄기세포 치료제를 더 싸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 치료제를 사용한 ‘고객’들은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고객’이라고 말하는 제약회사가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제약사들은 환자를 고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고객이라는 표현이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어서다. 약사나 의사 등 보건의료계 전문가들이 직접 제약사를 경영하는 경우에는 더욱 사용하지 않는 '금지어'에 가깝다.

그럼에도 바이오를 표방하는 제약기업들 가운데는 여전히 환자를 '고객' 정도로 여기는 기업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좋은 약을 개발해 환자의 병을 낫게 한다는 사명감보다 기업을 '돈벌이 수단'으로 운영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바이오기업 중 상당수는 네이처셀처럼 아직 정식 시판허가를 받지않은 제품인데도 각종 호재성 보도자료와 공시로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덕에 일부 바이오기업 오너와 임직원은 스톡옵션 등을 통해 많게는 개인당 1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현실. 금융 당국 조사 결과를 보면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처리해 실적을 ‘뻥튀기’ 하거나, 계약상 위험요인이나 임상 중단 정보 등을 표시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 이들 기업은 결국 실체가 알려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했고 신뢰도는 크게 하락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도랑을 흙탕물로 만든다’는 속담처럼 일부 기업에서 비롯된 비정상적 기업경영은 정상적인 바이오 기업들에도 ‘돈벌이에 눈이 먼 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했다.  대다수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폭락은 그 방증이다. 

“제약사는 돈을 좇으려 하면 안 된다. 환자를 좇아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좋은 약을 바라는 환자들이 한국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좋은 약을 만들어 공급하다 보면 돈은 알아서 따라오는 것이다.”

얼마전 제약회사 연구소장이 기자를 만났을 때 했던 말이 새삼 교훈처럼 다가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