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환자 단체인 한국코헴회(Korea Hemophilia Association)가 25일 변재진 보건복지부장관과 현동욱 한국박스터사 대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한국코헴회는 국내 혈우병 환자 1800여 명과 그 가족을 대표하는 비영리민간단체로, 1984년부터 시작된 혈우병환우 어머니 모임인 '한마음회'가 그 모태다.
코헴회는 "국내 혈우병 환자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혈우병 치료제의 사용 여부가 나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윤리와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합당하지 않다"며 한국박스터사의 리콤비네이트에 복용 나이 제한의 철폐를 요구했다.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리콤비네이트는 유전자재조합제제로 국내환자의 80%를 차지하는 A형 혈우병 치료제 중 유일하게 나이제한이 있다.
혈액제제는 바이러스에 의한 2차 감염의 위험성이 상존하므로 관리비용이 큰데다 혈액의 수급마저 불안정한 상황이다.
코헴회는 "최근 국내에서도 에이즈 환자의 혈액을 원료로 한 혈액응고제제가 그대로 출하되어 혈우병 환자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던 사건이 있었다"고 밝혀 혈액제제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비해 유전자재조합제제는 응고인자를 인공배양하여 제조·생산되므로 혈액으로부터 감염 우려가 없으며 생산량과 생산비용의 절감에 의해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한다.
또 유전자재조합제제는 바이러스에 대한 안전성 및 혈장 공급으로부터 독립적이므로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코헴회는 "이런 상황에서 88년 이후 출생자에게만 건강 보험 급여를 적용하고, 88년 이전 출생자에게는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지 않아 리콤비네이트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혈우병 환자와 그 가족의 안위와 인권을 침해할 뿐더러 사회의 갈등과 불안을 조장하고 심화시키는 사회악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리콤비네이트 사용에 대한 나이 제한 철폐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코헴회는 한국박스터사를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위한 헌법 위반의 지속적인 조장' 혐의로 인권위에 제소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