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바이오,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서다
K 바이오,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서다
회계처리 논란 몸살 … 삼바 분식회계 및 네이처셀 사태에 업계 신뢰도 하락 … 옥석 가리기 분위기
  • 안상준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7.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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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올해 초만 해도 국가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주목받았던 바이오 산업이 거듭된 악재로 ‘거품론’에 휩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출이나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가능성’만으로 기대치를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때 ‘희망가’를 부르며 한껏 주가를 올렸던 일부 바이오 기업들도 덩달아 흔들리며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바이오 기업, 회계 처리 문제로 재무 신뢰도 하락 … 분식회계 논란까지

바이오 업계의 대표적 악재는 실적 ‘뻥튀기’ 논란으로 기업들의 재무상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국제 회계기준에 따르면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성 등 특정 요건이 충족할 경우 R&D를 무형자산화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바이오 업체들은 그동안 연구개발비를 실현 가능성과 관계 없이 자산으로 인식해오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 측은 이러한 자산을 기업 가치와 실적에 포함시켰다.

일례로 지난해 코미팜은 연구개발비의 97%를 자산처리했으며 오스코텍도 연구개발비의 90%를 자산으로 포함했다. 같은 기간 바이로메드(88%), 랩지노믹스(82%), 셀트리온(74%), 씨젠(73%), 차바이오텍(71%), 삼천당제약(74%) 등이 70%가 넘는 수치로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화했다. 

이들 바이오 기업이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했다면 실적이 크게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바이오 기업은 분식회계 논란에도 휩싸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부터 특별감리를 진행한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5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가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해 사태가 잠시 수면 밑으로 내려간 상태지만, 여전히 분식회계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악재에 기름 부은 네이처셀… 주가 반 토막

여기에 최근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가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되며 바이오 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 네이처셀 라정찬 대표.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8일 허위·과장 정보를 이용해 네이처셀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라정찬 대표를 구속했다. 개발 중인 약물 정보를 허위 또는 과장되기 이용해 투자자들을 선동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라 대표뿐 아니라 관련 인물들의 구속영장 발부까지 추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셀을 둘러싼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19일 식약처는 네이처셀이 조건부 판매 허가를 신청했던 퇴행성골관절염치료제 '조인트스템'의 허가를 반려했다. 임상 환자가 13명에 불과하고 임상 환자와 대조군이 없었다는 점, 임상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치료 중 질병이 진행된 점 등이 이유로 꼽혔다.

라 대표가 구속된 이후 네이처셀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업계에서는 네이처셀이 과거 라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로 상장폐지 된 알앤엘바이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했다.

메디톡스·셀트리온, 성과·매출 뚜렷… ‘성공가도’

라 대표의 구속은 바이오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실적보다 신약 개발 ‘가능성’으로 주목받던 상당수 바이오 기업들의 주식은 라 대표의 구속과 함께 곤두박질쳤다.

반대로 자사 제품을 가지고 꾸준한 실적을 내는 바이오 기업들은 큰 악재 속에서도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 메디톡스와 셀트리온이 대표적이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과 히알루론산필러 ‘뉴라미스’로 큰 성과를 내는 바이오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 1812억, 영업이익 902억원을 올렸던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으로만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 기간 메디톡신의 국내 매출액은 약 340억원이었으며 수출액은 약 730억원에 달했다.

히알루론산필러 뉴라미스는 미국 FDA와 유럽 EDQM에 등재된 히알루론산을 원료로 사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해외시장 공략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세계 22개국에서 시판허가를 받는 등 지속해서 수출국을 확대하고 있다. 관련 논문이 성형외과 최고 권위인 SCI급 국제학술지 ‘미국성형외과 학회지’에 게재되는 등 전문가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메디톡스’는 히알루론산필러 ‘뉴라미스’ 시리즈의 누적판매량이 8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바이오기업 중 하나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램시마와 트룩시마가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며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액이 5000억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 상반기 매출은 약 5280억원, 영업이익은 2620억원, 당기순이익은 1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약 19%,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 6% 증가한 수치다.

이와 같은 셀트리온의 상반기 실적 배경에는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있다. 하반기엔 허쥬마 유럽 매출도 더해질 전망이어서 이 회사의 매출은 상반기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1년 전만 해도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지만, 최근에는 그 거품이 걷히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거품이 걷히고 옥석이 가려지고 나면 R&D나 파이프라인이 튼튼한 바이오기업이 결국 인정받을 것이다. 한국의 바이오는 이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로 나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램시마와 트룩시마가 유럽시장에서 성과를 올리며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액이 5000억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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