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통신·반도체 다음은 ‘제약·바이오’ … 신규 캐시카우 확보 총력
SK, 통신·반도체 다음은 ‘제약·바이오’ … 신규 캐시카우 확보 총력
미국 바이오제약사 인수 … 제약·바이오 분야 지속 투자 … ‘글로벌 종합제약사’ 목표
  • 안상준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7.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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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SK가 ‘제약·바이오’를 차기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초기 섬유 회사로 출발해 정유와 통신, 반도체를 무기로 성장한 SK는 최근 수년 동안 제약·바이오 관련 계열사를 크게 늘리며 새로운 ‘캐시 카우’ 만들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앰팩 인수 SK, 글로벌 선두 CDMO 진입할 듯

SK는 최근 미국의 바이오·제약 위탁개발·생산업체(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CDMO)인 ‘앰팩 파인 케미컬즈’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7000∼8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들이 밀집해 있는 서부지역에 위치한 앰팩은 다수의 유망 혁신 신약 제품의 임상·상업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20년 이상의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고도의 기술력과 품질 관리가 필요한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는 SK가 이번 앰팩 인수로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선두 CDMO 그룹에 조기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의 CMO(위탁생산회사) 계열사인 SK바이오텍은 현재 세종과 대전 두 군데에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다. 이들 두 공장의 생산규모는 각각 16만리터로 총 32만리터 규모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공장(8만리터 규모)을 인수, 생산능력을 40만 리터까지 늘렸다. 이번에 인수한 앰팩(60만리터 규모)까지 합치면 SK는 총 100만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SK는 향후 공장 증설을 통해 2020년 이후 총생산능력을 연간 160만리터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SK의 의약품 생산능력은 CDMO 업계 글로벌 1위 회사인 스위스의 ‘지크프리트’(연 155만리터)를 넘어서게 된다.

눈여겨볼 점은 SK뿐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 CDMO, 사모펀드들이 앰팩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SK가 ‘최후의 승자’로 선택됐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앰팩 측은 M&A를 통해 당장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아일랜드 공장의 인수와 인수 후 통합작업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마친 SK가 적임자로 꼽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 SK는 미국의 바이오·제약 위탁개발·생산업체(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CDMO)인 ‘앰팩 파인 케미컬즈’를 7000∼8000억원 규모로 인수했다.

제약·바이오 지속 투자 SK ‘글로벌 종합제약사’ 꿈꾼다

지난 1993년 처음 제약·바이오분야에 투자한 SK는 ‘글로벌 종합 제약사’를 꿈꾸고 있다. 신약을 하나 개발해 조(兆) 단위 매출을 올리는 것이 SK의 최종 목표다.

실제 SK의 ‘종합 제약사’를 향한 움직임은 꽤 오랜 시간 치밀하게 진행돼 왔다. SK는 글로벌 판매·마케팅을 담당하는 SK바이오텍,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SK바이오팜, 의약품을 개발하는 SK케미칼을 통해 제약·바이오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기에 SK케미칼은 최근 바이오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백신 전문 신설법인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제약과 백신을 따로 분리해 각각의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목표는 ‘혁신적 백신기술의 글로벌 리더’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는 지난 9일부터 1박 2일 동안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와 경기도 양평 블룸비스타호텔에서 열린 ‘2018 비전선포식 및 마케팅 워크숍’에서 “혁신적 R&D 기술과 최첨단 생산시설 등 우리가 가진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백신명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계열사를 꾸준히 늘린 결과, SK는 의약품 연구 개발부터 생산, 판매,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 SK케미칼은 최근 바이오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백신 전문 신설법인 ‘SK바이오사이언’을 설립했다. 제약과 백신을 따로 분리해 각각의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진은 SK케미칼 백신공장 L하우스.

SK의 적극적 투자, 새로운 혁신 신약 탄생 만든다

업계는 글로벌 종합 제약사를 향한 SK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수 신약이 상용화에 근접해 있고, 회사 측이 자사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신약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서다.

SK가 보유 중인 글로벌 임상 파이프라인만 해도 8개에 달한다. SK는 중추신경계(CNS) 질환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20년 이상 혁신적인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해왔다.

대표적인 신약후보 물질은 ‘솔리암페톨’(프로젝트명 ‘SKL-N05’)이다. 솔리암페톨은 기면증(병적인 졸음을 유발하는 질환)이나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를 치료하는 약물로, 임상시험에서 약효가 탁월할 뿐 아니라 장기 투여해도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글로벌 혁신신약 뇌전증 치료제는 3상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올해 안에 미국 FDA 신약승인신청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은 SK바이오팜이 국내에서 최초다.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한 ‘저온연속반응’ 기술을 통해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SK바이오텍은 당뇨와 간염 치료제에 사용되는 원료 의약품을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하며 신뢰도 구축했다.

SK케미칼은 지난 2017년 12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개발했다. SK케미칼은 스카이조스터를 개발도상국에 출시하는 등 점유율을 50% 수준까지 높여 그동안 대상포진 백신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MSD를 견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16년에는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개발했다. 스카이셀플루4는 1회 접종만으로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가지, B형 독감 바이러스 두 가지 등 모두 4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SK가 종합 제약사가 되기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 바이오신약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SK가 제약·바이오 산업에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제2, 제3의 글로벌 혁신 신약 탄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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